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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리다 Apr 21. 2022

잔꿈


 깨어나기 직전에 꾸는 잔꿈은 많은 감정을 남긴다. 꿈이 달콤할수록 눈을 뜨는 순간 무언가 아쉽고, 가슴이 아리고, 더 지속되었으면 좋겠다는 욕심이 생겨난다. 하지만 이내, 솜사탕을 베어 문 것처럼, 내가 무슨 꿈을 꾸었는지에 대한 기억이 사라지고 무던한 마음으로 하루를 시작하게 된다. 이른 아침, 나는 이 꿈에 대한 느낌들을 되풀이하다가 문득 행복한 순간도 이와 닮은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분명 어느 때보다 밝고 뜨겁지만 성냥불처럼 빠르게 꺼지고 마는 행복들. 미소에 진심이 묻어날수록 시간이 지났을 때 짙은 아쉬움을 남기는 장면들. 나는 꿈을 깰 때처럼 현실에서 후회하지 않으려면, 행복이 다가온 순간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 내가 꾸었던 꿈은 나에게 무엇을 알려주기 위해서 찾아온 것일까? 이런 생각을 하고 있으니 또 언제나처럼 꿈의 내용이 생각나지 않는다. 문을 열고 나서면 오늘 하루 동안에 어떤 사람이, 또 어떤 행복이 찾아올지 모르겠지만 모든 마음을 다해 맞이해야겠다. 어제에 남을 이름들에 아파하지 않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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