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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iro Nov 27. 2022

성화로 함께 하는 대림절

가나안 교회 예술 특강

성화로 함께 하는 대림절 이야기

발제 : jairo(서영석)    

성화에서 가장 많이 다루는 주제를 꼽으라면, 예수의 탄생과 죽음이다. 아마도 인류의 신앙적 고백이 바로 여기서 출발하기 때문일 것이다. 한해의 출발은 어느덧 1월이지만, 기독교의 출발은 대림절로 그 시작을 알린다. 


대림절의 의미를 굳이 이야기해보자면, 첫 번째 초는 아담과 이브에게 허락된 용서의 상징, 두 번째 초는 약속의 땅의 선물을 믿는 아브라함과 족장들의 믿음의 상징, 세 번째 초는 다윗의 혈통을 이어받은 기쁨의 상징, 그리고 마지막으로 네 번째 초는 하나님과의 언약을 증거, 정의와 평화의 통치를 선포하는 예언자들의 가르침을 상징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대림절을 창세기 3:15의 말씀 시작으로 ‘기다림’의 대장정은 시작되었고, 우리는 그것을 기억하기 위해 ‘보라색’을 13세기 이후부터 사용해 오고 있다.


많은 그림 속에서 빛의 기법을 통해 다양한 의미를 전달하지만, 프라도미술관에 소장된 ‘루벤스 동방박사들의 경배’를 보고 있노라면 그 의미가 새롭게 다가온다. 2회에 걸쳐 그려진 확장판 그림이지만 그 중심이라고 할 수 있는 아기 예수에 대한 빛의 효과보다 우리의 눈에 스쳐 지나가는 중심을 차지하고 있는 작은 한 꼬마 아이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모두의 시선이 빛의 출발인 아기 예수에게 향하고 있지만, 꼬마의 횃불은 오히려 아기 예수의 빛에 밀려나는 모습을 보여준다. 어쩌면 진정한 빛은 세상을 향해 나아가야 함을 루벤스 역시 외치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생각하며 발걸음이 멈추게 됨을 본다.


혼란의 시대에, 고요의 시대에 기다리던 사람들에게 찾아온 빛인 아기 예수의 의미는 그림으로 모든 이들의 가슴 속에 자리를 잡게 되었고, 현재까지도 그 흐름은 유지되고 있음을 보게 된다.


공통요소로 등장하는 백합과 물레, 빛 속의 비둘기, 건축물 속에 드러나는 공간감 속에 인간의 기다림에 대한 하나님의 응답을 엿보게 되며 화가들은 숨겨놓은 보물처럼 구석구석 배치하여 우리에게 중심에만이 아닌, 주변의 모든 사물에 관심을 두도록 유도하고 있다.


특히, 우리에게 관심을 이끄는 부분은 빛의 흐름이다. 코레지오의 명암법으로 시작한 그 빛은 엘 그레코를 지나 카라바조에게서 정점을 향한 발걸음에 박차를 가하고 바로크의 거장인 루벤스와 그 친구인 스페인 바로크의 대표주자인 벨라스케스에게서 보인다.


과거 주변의 빛에 의해 다양한 인물이 등장하도록 그리고 비추도록 해왔지만, 엘 그레코로부터 시작된 주인공 자체 발광의 이미지로 성화를 통한 의미전달력은 한층 발전을 이루게 되었다. 이처럼 빛을 통해 내가 강조하고자 하는 부분을 확실하게 주장할 수 있게 되었고, 그림의 정확한 의미 판단의 기준이 되기도 했다. 


‘기다림’의 ‘대림절’을 통해 아기 예수의 태어남은 인간의 기다림에 대한 하나님의 응답의 화려하지 않지만, 따스하고 다정하며 포근하고 누구에게나 나누어지는 빛의 다사로움을 느끼게 해주는 그림들로 구성이 되어 있음을 보게 된다.


그래서 ‘대림절’을 바라보며 ‘수태고지’와 ‘아기 예수 탄생’의 그림들은 보는 이들에게 말로 할 수 없는 평안함과 왠지 모를 희망을 마음에 품게 됨은 전혀 어색한 것이 아닌 이유일 것이다.

@jairo @namu.arttalk@kaka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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