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리뷰] 인사이드아웃 2
어른이 된다는 건
사춘기-어른이 되기 위한 통과의례, 현실적 자아를 안아주는 과정
시즌 2는 1편에 이어서 좀 더 영역을 확장하여 인생의 패러독스를 보여주는 것을 느꼈다. 1편에서는 감정(emotion)에 국한된 인생의 역설(슬픔과 기쁨의 공존 등)에 대해 이야기하였다. 한편 2편에서는 이에 더 나아가 있는 그대로의 나를 인정해 주는 것, 즉 모순된 나의 모습이 역설적이게도 모두 하나의 나(ego)라는 것을 보여준다.
1편에서는 기쁨이가 슬픔이를 업무에서 배제하며 사랑스러운 라일리가 기쁜 감정만을 느낄 수 있게 한다. 그러나 슬픔과 기쁨 그것이 공존할 수 있는 감정이며 슬픔이 부정적인 것이 아님을 알게 된다.
2편에서는 기쁨이가 패배, 실패 등의 기억들을 묻어버린다. 기억 저편에 보내버려 라일리가 착한 아이로 남을 수 있게 돕는다. 하지만 마냥 굿보이, 굿걸일 수는 없는 법. 결국 그 산을 무너트려 본부로 복귀하면서 이야기가 매듭을 짓는다. 결국은 그것조차 자신임을 받아들여야 자아가 완성되는 것이다.
우리는 평생을 이상적 자아와 현실적 자아 사이에서 불안을 느낀다. 그렇지만 그 불안을 조절할 줄 알고 이상적 자아만이 아닌 현실적 자아의 모습을 보듬어줄 수 있는 것. 그게 어른이 아닐까 생각한다. 라일리는 항상 기쁨이를 통해서든, 불안이를 통해서든 이상적 자아만 추구했었다면 현실적 자아를 마주하는 과정을 통해 성장하게 된다.
이상적 자아와 현실적 자아의 간극은 평생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어른이 된다는 것은 현실적 자아의 존재를 인지하고 평소에 이상적 자아를 추구하다가도 가끔은 현실적 자아를 돌보아주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시즌2에서 현실적 자아를 품게 된 라일리의 앞날을 응원하며 시즌3을 기대한다.
어른이 된다는 건
어른이 된다는 것은 '한없이'를 잃어가는 것이라 생각한다. 어렸을 때는 작은 일에 한없이 기쁘기도 하고 한없이 슬프기도 하다. 그러나 어른이 되면 기쁘지만 그것도 삶의 일부이며 그 감정에 깊게 매몰되지 않는다. 어른이 될수록 감정에 온전히 몰입하여 한없이 순수하게 웃어보는 게 어색해지는 것 같다.
영화에서도 기쁨이가 말한다. 자신이 점차 사라지는 것, 그게 어른이 되는 과정이 아닐까 하고 말이다. 영화를 보면서 나름 지나온 어른이 된 과정의 아픔이 떠올라 눈물이 맺혔다.
영화가 끝나고 함께 영화를 본 친구와 캐릭터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었다. 친구는 상업적인 관점에서 기쁨이가 조금 더 귀엽고 예뻤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을 표하였다. 생각해 보니 캐릭터 디자인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없던 것 같아 이 말을 듣고 캐릭터를 살펴보았다. 나는 친구와는 다르게 기쁨이가 제작자의 애정이 많이 들어간 캐릭터라 생각했다. 기쁨이는 다른 감정과는 다르게 복합 색채로 구성되어 있는 특징이 있다. 다른 캐릭터들은 옷 이외의 그 자체의 색이 하나의 색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러나 기쁨이의 경우에는 보색 관계라 할 수 있는 노란색과 파란색의 조합으로 이루어져 있다. (기쁨이의 몸통은 노란색, 머리카락은 파란색이다.) 그만큼 이야기에서 초점이 맞추어져 있는 기쁨이는 조금 더 특별하게 디자인하지 않았을까 하는 추측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