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GRKR Apr 12. 2016

공간탐구생활

그렇게 시작되었던 것 같다.

약 14년전 대학교때였다.


미술을 전공한 나는 과제나 수업으로 전시장을 찾을 일이 많았다.

하얀 화이트 큐브 속 거대한 작품들 그리고  무표정한 전시장 큐레이터. 

어딘지 눈치 보이는 공간.


지금보다 50배는 자유분방했던 성격의 나는 그런 모습에 마음이 썩 탐탁치 않았다.


'좀 더 여유롭고 편하게 전시를 볼 수 있으면 안될까? 왜 무게를 잡고 작품을 봐야하지? 꼭 심오해야 하는걸까?'


이러한 단순한 생각들로.


그때 친한 동기들과의 수다가 아직도 기억에 선명하다.(나의 동기들은 기억하는지 모르지만..)


'나는 만약에 돈이 많다면 갤러리와 카페가 같이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어. 누구나 편하게 그림도 보고 차도 마실 수 있는 공간으로 말이지!.'


그때가 2000년대 초반이었으니,복합문화공간이라는 단어 조차 생소한 시기였다. 해외에서는 진작부터 있던 형태였지만 국내에서는 카페는 카페,갤러리는 갤러리였을 뿐이다.


아마 그때부터였던 것 같다. '공간'이라는 것에 무의식적으로(?) 관심을 가지게 되었던 계기가.


그렇게 나는 내가 좋아 하는 일들을 찾아 하나씩 도전하기 시작했고, 

친한 언니의 어머니의 투자로 카페를 공동 운영하게 된다. 그 핫하다는 가로수길에서 2년이라는 시간동안.


간판디자인부터 공간 구성,가구 디자인부터 셀렉까지...

직접 공간을 기획하고 꾸민 공간은 입소문을 타고 블로그에 소개되기 시작했고,나름 핫플레이스로 여러매체에 소개 되었다. 


하지만 경험 부족으로 카페는 오래가지 못하고 문을 닫게 된다.


그때까지만해도 막연했던 것 같던 '공간'에 대한 탐닉. 누구나 갖을 법한 공간 소유 욕심.


좋아하는 것들을 찾아 계속 도전하다보니 갤러리 큐레이터에서 복합문화공간 아트디렉터까지..

나도 모르는 사이 공간과 함께하는 일을 하고 있었고 그 매력에 푸욱 빠지게 되었다.


지금은 '공간기획' 이라는 한 카테고리 안에서 관련 된 일을 하고 있는데 

더 좋아하게 될 수록 '공부'가 더 필요함을 느낀다.


그러다 문득 내가 좋아하는 공간에 대한 이야기를 기록으로 남겨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공간기획의 연장선상의 다양한 공부들과 더불어..


매일 텀블러나 핀터레스트를 여행하며 또는 다양한 매체들의 기사들을 보며 여러 공간들을 접하고 스크랩하는데 그것들을 글과 함께 함께 나누면 어떨까. 새로운 공간을 찾아가고 멋집을 좋아하는데 다녀온 느낌을 나누면 어떨까.내가 찾아본 공간의 성공기와 실패담을 같이 나누면 어떨까..


브런치 안의 작은 공간 큐레이션을 만들어 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


나도 이 곳이 어떤 내용들로 채워질지 기대가 된다.


사실 예상컨대 나의 관심사가 다양한만큼 내가 담는 내용들은 어떤 규칙도 없이 내용도 중구난방일 확률이 높다.거의 99.9%.


하지만 어릴 때 적었던 일기장을 한참 후에 열어보면 느끼게 되는 그 무엇과 같은 느낌을.

이 기록을 나중에 다시 열어 보았을 때 새로운 느낌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해 본다.


나의 주관적 공간 이야기가 나름의 공감을 이끌어 낸다면.


그것으로 만족.


두근두근 첫 게시글.투척.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