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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로잉맘 이다랑 Oct 19. 2017

#1. 혹시 애착에 문제가 있는걸까요?

                                                                                                                                                                                                                                                                                                                                                                                                                                                                                                                                                                                                                                                                                                                                                                                                                                                                                                                                 

저의 책에서도 <애착>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이런 이야기를 했어요. 상담이나 교육을 하면서 엄마들을 많이 만나는데, 빠짐없이 등장하는 질문이 바로
"선생님, 혹시 애착에 혹시 문제가 있었던 것은 아닐까요?" 라고요. 

발달과 더불어 애착이라는 단어는, 사실 엄마가 되기전에는 별로 들을 일이 없는 단어예요
그런데 엄마가 되면서 부터 귀에 딱지가 붙도록 듣게 되죠.  아이와 엄마의 애착형성이 얼마나 중요한지,  그래서 엄마가 얼마나 노오~~~~력 해야하는지 말이예요.

물론, 애착은 정말 중요해요


물론, 애착은 정말 중요해요.  
애착은 아이가 태어난 후 인생의 초기 시간동안 특별한 누군가와 갖는 친밀한 정서적 유대감이예요. 그 특별하고 안정적인 관계를 통해 아이는 스스로나 혹은 세상에 대한 안정감을 얻게 된다고 하죠. 그래서 안정적인 애착을 형성하는 것은 아이의 건강한 발달과 앞으로의 성취에 있어 매우 중요하답니다.

반면에 애착이 불안정하게 형성되면 자존감이 낮아질 수 있고 다른 사람에 대한 신뢰감도 낮아지면서 사회성에도 어려움이 생기고, 성격형성에도 영향을 주는 등등.. 어마무시한 결과가 따라올 수 있고요.

이러한 내용을 엄마들은 이미 많이 알고 계실 거예요. 그래서 많은 엄마들이 다른 건 몰라도 애착만큼은 정말 신경쓰고 또 그만큼 걱정도 많이 하는 것 같아요


하지만  지나치게 고민하는 건 
곤란해요.



중요한 것을 알고 노력하는것은 필요하지만, 때론 너무 지나치게 고민하고 불안해해서 문제가 되기도 해요.

우선 애착이 모든 아이의 행동에 대한 유일한 원인이 될 수는 없어요. 아이의 행동은 애착 뿐만 아니라  발달과정에서 일어나는 일, 타고난 기질, 환경 등등 정말 많은 것에 영향을 받거든요.
그런데 이 모든 것을 너무 애착과 연결 짓다 보면 엄마는 더 많이 우울하고 불안해져요.

게다가 애착이 중요하다보니 우리는 너무 애착에 대해서 오해할 때가 많아요. 아이에게 엄마가 정말 중요한 존재이며, 엄마와의 관계가 특별한 것은 맞지만 그러다보니, 자연스러운 아이와의 분리상황이나 엄마가 자신을 돌보기 위해 가져야 하는 시간,  혹은 복직과 같은 이슈 앞에서 필요이상의 지나친 죄책감을 갖게 되기도 해요. 

그래서 상황이 어쩔 수 없어 직접 양육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아이에게 24시간 무조건 헌신해야한다는 부담을 느끼게 되기도 하고요. 또 반면에 이미 아이에게 충분히 노력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이가 보이는 행동에 혹시 애착문제 일까? 싶어서 기운이 빠져 버리기도 해요. 

애착, 
나 자신과 세상에 대한 신뢰감


그래서 우린 애착에 대해서 좀 제대로 생각해볼 필요가 있어요.

나무에 있다가 세상에 톡- 떨어진 감, (이름은 공감이) 을 통해 애착에 대해 한번 살펴볼께용

세상에 처음 태어나면 아이는 엄마~~~~ 라고 나의 존재를 금방 이해할 것 같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아요. 

아이는 세상에 태어났을 때 마치 거대한 우주에 나홀로 톡 떨어진것 처럼 아무것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상태죠. 그저 나 라는 존재가 세상이라는 어딘가에 있다는 정도로 이해할 뿐이예요.
엄마나 아빠 같은 어떤 대상은 아이에게는 아직 전혀 와닿지 않는 존재랍니다. 

그런데 배가 고프거나 불편하거나 찝찝하거나 졸릴때  아이는 얼마나 힘들겠어요. 이게 도대체 뭔가- 싶겠죠. 그래서 유일한 수단이 울음이나 옹알옹알 등을 통해 무언가를 표시해요.

그리고 엄마 혹은 양육자인 누군가는 아이가 다양한 이유로 울면서 신호를 보낼때 반응해 주고 처리를 해주게 되죠.

배가 고픈가? 우유를 주거나 젖을 물리고
졸린가? 싶어서 안아서 토닥토닥해주고
떵을 싸서 그런가? 해서 치워주고 돌보아 줘요.

그런데 아이는 아직 엄마라는 '타인의 존재'를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한 상태라고 했죠. 따라서 내가 무언가가 필요해서 신호를 보냈는데 반응이 째깍째깍 오면  <내가 유능하고 멋지고 괜찮아서 그런가봐~ 세상은 정말 좋은 곳이야. 내가 원하면 다 되나봐! > 라고 생각해요

근자감 폭발이지요~ ^^

이 근자감이 아이가 태어나 처음으로 자기 자신에게 갖게 되는 신뢰감이예요. 나는 정말 소중한 존재다. 난 참 괜찮은 존재다. 그런거죠.
그리고 이 신뢰감을 세상에 대해서도 갖게 된답니다. 세상은 참 괜찮은 곳이구나, 믿을만 하겠어. 이렇게요.

이것이 아이가 세상과 맺게되는 첫 관계의 모양이 되고  이후에 아이가 맺게 되는 모든 관계, 바라보는 세상을 만드는 틀이 된답니다. 그래서 인생의 초기에 이 신뢰감을 잘 갖게 된 아이가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잘 맺고 정서적으로도 안정되는 거죠. 이미 신뢰라는 안경을 썼으니, 모든 것이 다 안정적이고 신뢰롭게 보이니까요.  그리고 이 안정감이 있으니 뭐든지 좀 더 자신있게 뛰어들 수 있게 된답니다. 




그런데 반대의 경우가 있어요. 
아이가 무엇을 원해도 잘 반응이 안 오고 내버려지게 되는 경우가 있지요. 그러면 아이는 이걸 안해주는 엄마라는 대상을 원망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원망해요.

나는 능력이 없나봐. 나는 별로인가봐. 라고 스스로에 대해 생각하고 나아가 세상은 정말 차갑고 별로인 곳이야. 믿을 만한 곳이 못되는 것 같아. 라고 생각하게 되어요.

그리고 한번 아이에게 씌워진 불신의 안경은 이후에도 아이가 다른 사람을 볼때, 세상을 바라볼 때 계속 영향을 주게 된답니다.



아이의 첫번째 미션,
신뢰감 획득하기


에릭슨이라는 학자의 발달단계를 가져와 이야기 하자면  우리는 사는 동안 계속 해서 단계마다 <미션>을 마주 하게 된답니다. 레벨 1을 완료해야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지요.

우리의 삶에서 레벨1은 바로 <신뢰감>을 갖게 되는 거예요.

아이가 "와 나는 괜찮은 사람인가봐, 세상도 한번 살아볼만 하겠는걸?" 이라고 느끼게 된다면
그것은 레벨1의 달성 이겠죠 ^^

앞서 이야기 한 것처럼 애착을 형성한다는 것은 24시간 36개월 절대 떨어짐 없이 아이에게 몰두하고 헌신해야한다는 그런 의미는 아니예요. 완벽한 엄마가 되어야 하고 실수해서는 안된다는 의미도 아니고요.

아이에게 기본적인 신뢰감을 주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와 꽤 괜찮은 관계를 맺는 거이예요. 그러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의 요구에 민감하게 <반응> 해주는 것이랍니다. 존재감 팍팍 느끼게요!

주의) 여기서 민감! 하다는 것은 완전 초능력자처럼 아이에게 똭똭~ 맞혀주고  완전 빨리 정확하게 해야한다는 의미는 아니예요. 

생후 1년, 이 시기에는 다른 보통의 날들보다 아직은 모든 것을 미숙하게 표현하는 아이에게 
좀 더 빨리 응답해줄 수 있게 자주 바라보고, 좀 더 자주 아이의 표정이나 표현을 관찰해보면서, 
아이의 울음이나 소리에 반응을 잘 해준다는 그정도의 의미지요. 

게다가 직접적인 터치만큼 좋은 것은 없기에, 놀이나 마사지를 해주며 스킨쉽을 해주는 것도 좋고요.



그래도
애착 문제인지 걱정된다면?

아이의 모든 행동이 애착때문이라고 해석하는 것은 무리가 있어요. 사실 아주 특별히 사건이 있거나, 여러가지 복합적인 문제가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애착 그 자체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아주아주 흔하게 많은 것은 아니거든요.오히려 과도하게 애착때문에 염려하는 것이 엄마의 육아자신감을 떨어트리고 우울하게 만드는 경우도 많아요.

그래서 아이의 어떤 행동으로 인해 '혹시  애착에 문제가 있는 거 아냐?' 라는 생각이 든다면 무조건 애착 탓으로만 돌리기 보다는 

1) 현재의 아이와의 관계에서 아이의 욕구가 잘 반영되고 있는지

2) 환경의 변화가 너무 급격한것은 아니었는지 등을 체크해 볼 필요가 있어요.

3) 또 아이의 타고난 특성으로 새로운 환경과 자극을 두려워하거나 겁을 내고 예민해 하는 아이들도 있기에 기질의 영향도 봐야하고요 (그렇다면 급히 바꾸는 것이 아니라 조금씩 시도하고 성취하도록 함께 버텨주는 시간이 필요하겠죠?)

4) 아이가 집에서는 괜찮은데 밖이라는 다른 환경에서만 유독 그러는 것은 아닌지도 생각해 보아야 해요.

이러한 경우를 고려하면 꼭 애착때문이라고만 할 수는 없거든요. 

물론, 그럼에도 잘 고려하기 어려워 도움이 필요하거나, 누가보아도 객관적인 시각에서 문제가 자꾸 반복될 경우 지나치게 엄마와의 관계가 편하지 않다고 느껴지는 경우에는 전문적인 평가와 놀이상담 등을 고려해보는 것이 좋답니다. 

우리 아이와의 관계를 소중하게 여기되 너무 지나치게 부담 갖지 않기로 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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