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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로잉맘 이다랑 Oct 19. 2017

#2.엄마껌딱지, 문제인가요?


아들이 어릴 때, 한번만 문닫고 여유있게 볼일 보는게 정말 소원이었어요
심지어 어린이집에 잘 다니게 된 후에도 깜빡하고 습관처럼 문을 열고 싼 적도 있었거든요.
순한편이든, 예민한 편이든 아이가 첫 돌을 향해가는 그 어느 중간 시점부터 아이가 껌딱지 처럼 엄마에게 달라붙는 시기가 생겨요
아이에 따라 그 기간이 긴 경우도 있고, 짧게 끝나기도 하죠. 이 장면 공감하시나요?



어린이집, 계속 보내도 될까요?


우리가 애착이 잘 형성된 아이들은 심리적으로 안정감이 있고 사회성도 좋고.. 블라블라 그런이야기를 많이 듣잖아요. 그래서 아이가 갑자기 막 달라붙고, 떨어질때마다 대성통곡 하고 그러면 엄마들은 정말 걱정이 밀려오는 것 같아요. 그래서 블로그나 인스타그램 그런곳에서 종종 "아이가 막상 헤어지고 나면 어린이집에서는 잘 있는다고 하고 다시 만나면 괜찮은데, 아침마다 헤어질때 정말 난리가 나요. 애착에 문제가 있는걸까요? 보내지 말까요?" 라는 질문을 받곤해요. 

그래서 한번쯤은 꼭, 이 애착이라는 녀석의 정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던 것 같아요. 엄마들을 가장 염려하게 하는 녀석이니까요.



갑자기 아이가 
엄마와 떨어지는 것을 
힘들어하는 이유는? 

지난 4화에서 우린 애착에 대해 함께 공부했어요. 아이가 처음에 태어나면 엄마라는 존재가 자신의 필요를 채워준다고 생각하지 못하고 내가 생각하고 원하면 이루어진다고 생각하면서 스스로와 세상에 대해 좋은 평가를 하게 된다고 했었죠. 그런데 그러다 점차 아이는 첫 돌을 향해가면서, 내 앞에 늘 있고 나를 안아주고 먹여주는 사람이 있고 그 사람이 바로 바로 엄마라는 사실을 알게 되어요. "헉- 그게 너였어?" 하는 거죠. 

이전까지는 내가 스스로 전지전능하게 한 건줄 알았는데 이 모든것이 내가 아닌 엄마(혹은 주 양육자)가 준거래요. 그걸 깨닫는 순간 얼마나 당혹스럽겠어요? 게다가 이 엄마가 나에게서 사라진다면???? 나는 스스로 할 수 있는게 별로 없는데 큰 일 난거죠. 그러니 불안해지기 시작해요. 엄마가 멀리갈까봐 걱정하며 딱 달라붙는거죠.

그래서 엄마와 분리될때 느끼는 불안, 분리불안이 나타나고 또 엄마가 아닌 낯선 사람을 보면 막 두려워지는 낯선이 불안이 있는 거예요. 그러니 오히려 아이가 엄마와 같은 주 양육자의 존재와 다른 사람들을 구분할 수 있게 되고 특별한 의미가 생겼기에 불안해 하는것은 애착이 잘못된것이 아니라 <당연한 반응>이라고 볼 수 있는 거예요.

게다가요, 아직 돌 전후인 요 시기의 아이들은 아직 <대상영속성>이라는걸 만들어 가는 중이라 불안정해요. 무슨 말이냐면, 우리는 눈앞에서 내 휴대폰 위에 누가 천을 덮으면 알 수 있잖아요. 천 밑에는 여전히! 내 휴대폰이 있다는 것을요 (휴대폰이 발이 달리지 않는 이상...) 그런데 대상영속성이 불완전한 아이들은 그걸 몰라요. 바로 눈앞에서 가려도, 당장 눈에 보이지 않으면 사라졌다고 생각해요. 

그러니 아이가 얼마나 불안하겠어요? 엄마가 눈앞에 없어도(화장실에 들어가 문을 닫고 있어도) 안에는 엄마가 있어. 라는 사실이 분명하게 그려지지 않는거예요. 눈에서 없으면 그냥 사라진거와 같거든요. 그러니 울고불고 하며 엄마를 놓아주지 않으려 할 수 밖에요.

아이가 분리불안이 점점 나아지는 시기, 대상영속성이 생기면서 불안이 더 낮아지는 시기는 아이마다 정말 달라요. 같이 노는 조리원 동기 아이들은 돌이 지나면서 다 괜찮은데 내 아이만 여전히 분리되면 불안해 한다고 너무 심각하지 않아도 된답니다. 조금더 여유를 갖고 보는 편이 좋아요.


좀 더 엄마와 떨어지기 두려워하고 그러한 정도가 꽤 자란 후에도 계속 지속되기도 해요. 애착에 문제가 생긴경우도 있겠지만, 아이의 타고난 기질이 <위험하다고 느끼면 피하고 싶어하는 것> 이 높은 아이들이 있어요. 게다가 감각적으로 예민하기 까지 하면 느껴지는 것이 더 많이 불안함도 더 증폭될 수 있겠지요. 그래서 꼭 애착에 문제가 있어서가 아니라, 아이의 타고난 기질로 인해 좀 더 불안을 느끼는 정도도 높고, 그래서 엄마와 떨어지고 나아가는 것을 두려워 하는 경우가 있다는 것도 생각해보시면 좋아요. 


애착, 걱정만 하기보다는
중요한 세 가지 질문에 대해
한번 생각해보세요


앞서 이야기 했듯이, 아이가 엄마와 헤어질때 울고 힘들어 한다고 해서 무조건 애착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예요. 아이가 주양육자와 애착이 어떠한지를 살펴보기 위해서 고려하는 중요한 세 가지에 대해 생각해보는 것이 필요해요

아이가 헤어질 때 운다고 해서 애착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예요


많은 엄마들이 아이가 헤어질때 너무 격하게 저항하고 슬퍼한다고 해서 애착문제를 염려하곤 하는데요, 아이가 엄마를 특별한 존재로 여기기에 당연히 슬퍼하고 저항할 수 있어요. 애착이 안정적이라는 말이 꼭 아이가 울지않고 감정적으로 안정적이라는 의미는 아니거든요. 헤어지고 나서 달래지는 것에도 애착문제를 떠나 아이의 성향에 따라 차이가 생길 수 있어요. 어떤 아이는 금방 달래지기도 하고 어떤 아이는 좀 더 울기도 해요. 또 완전히 헤어지고 다시 만나는 것에 적응하기 까지 걸리는 시간도 당연히 아이마다 다르고요. 우리가 항상 발달에 대해 이야기할때 아이의 기질 등과 같은 개인적 차이를 생각해야해요. 더 새롭고 낯선것을 불안해 하는 아이는 좀 더 어려워 할 수 있으니까요. 



아이가 엄마와 함께 함으로써 얼마나 안정감을 느끼는지 살펴보세요

애착이 갖는 아주 중요한 기능 중 하나는 애착대상이 있는 것이 마치 아이에게는 <안전기지>같은 느낌을 준다는 거예요. 그 안전기지가 있기에 아이가 좀 더 마음껏 편하게 탐색하며 안정감을 느낄 수 있는 거죠. 이 또한 엄마와의 애착여부를 떠나 새로운 것을 보면 무조건 불안해하고 망설이는 반응을 먼저 보이는 아이도 있을 수 있어요. 하지만 결국 엄마와의 관계가 안정적이라면 그냥 내버려두는 것에 비해 극복해 나가는 속도가 점점 나아지고 그러한 용기를 배워가게 될거예요.



헤어졌다가 다시 만났을 때 아이의 반응이 더 중요해요

애착실험에서 애착이 안정적인지 아닌지 살펴볼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헤어질때의 반응보다는 엄마가 다시 돌아왔을 때의 반응이예요. 애착대상인 엄마가 사라졌다가 다시 나타났을 때 안정을 다시 찾는지, 혹은 엄마에게 복잡한 감정을 토로하거나 혹은 그저 회피해버리는지 등을 살펴보는 것이 좋아요. 어린이집을 보낸 후 아이가 아침마다 헤어지는 것 때문에 힘들어해서 고민인 분들이 많은데요, 어찌되었건 엄마마음은 늘 맴찢 이지만, 그래도 아이가 들어간 후 결국 안정을 찾고 하원후 엄마를 다시 만났을때 엄마에 대한 아이의 마음이 회복된 상태라면 우선 걱정을 너무 하기보다는 기다려보는 것이 좋아요:)



흔히 이야기 하는 
애착의 유형, 다시 생각해보기



위에서 이야기한
-엄마와 함께 있을 때 
-엄마와 헤어질 때
-엄마와 다시 만날 때  
라는 세가지 장면을 기준으로, 흔히 심리학에서 이야기하는 애착 유형의 차이를 간단히 살펴볼께요.
(편의상 네가지 유형중에 복합적으로 섞여있는 혼란형은 제외했어요)

<안정애착> 이예요. 엄마와 있을 때 비교적 안정적이고 자유롭게 탐색도 해요. 낯선 사람이 있다고 해도 조금은 신경쓰거나 불안해 할 수도 있으나 엄마가 있으니 안심하죠. 그런데 그러다 엄마가 사라지면 불안을 느끼고 울음을 터뜨리기도해요. 아이에 따라서 쉽게 달래지기도 하지만 오래 걸리는 아이도 있어요. 그리고 마침내 엄마가 다시 돌아왔을 땐, 약간의 칭얼은 있을 수 있으나 엄마가 다시 왔다는 것에 안도하고 편안함을 되찾아요.

불안정한 애착중에 <회피하는 유형>이예요. 낯선공간 상황에 있어도 큰 저항이 없고 오히려 잘 적응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죠. 낯선사람을 엄마보다 되려 더 좋아하기도 하고요. 그러다가 엄마가 사라져도 크게 격렬한 반응을 보이지 않아요. (무언가에 깊이 집중해서 못 알아채는 것과는 달라요) 그러다가 엄마가 다시 나타나도 큰 반응은 없어요. 약간 시큰둥하죠. 양육자인 엄마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가고 위안을 느끼는 부분이 확실히 좀 약한 유형이예요.

불안정한 애착중에 <저항하는 유형>이예요. 사실 엄마가 늘 곁에 있어도 징징거리는 경우가 많아요. 엄마가 없어지거나 상황이 달라질까봐 걱정하는 아이처럼 그리 편해보이지가 않아요. 그래서 실제로 엄마가 멀어지면 정말 난리가 나요. 격렬한 반응이 계속 이어진답니다. 누가 달려줘도 소용없고요. 그런데 정말 포인트는 다시 만났을 때 있어요. 그렇게 엄마를 원하면 다시 만났을 때 안기고 좋아해야할 것 같은데 그렇지 않아요. 오히려 엄마에게 "내가 원할때 없었어"라는 원망을 쏟아내듯 공격적으로 굴기도 하고 미운 마음을 마구 쏟아낸답니다. 아이의 마음이 이도저도 아닌 굉장히 모순된 모습을 보이곤 해요


좋은 애착관계
어떻게 할까요?


짧은 포스팅에선 아주 충분하고 자세하진 못하지만 그래도 애착에 대해 어느정도 조금은 이해하고 정리해보셨을거예요.
어느정도 울고 저항하는 것은 당연한 행동이고, 반드시 아이가 보이는 모든 행동이 애착때문이다 라고만 생각할 수 없다는 것도 느끼셨을거예요. 하지만 그래도 아이와 좀 더 좋은 애착관계를 만들어가고 싶다, 보완하고 싶다 라는 마음이 드실 수 있을것 같아요. 몇 가지 제안이 있으니 적용해보시면 좋을 것 같고, 혹 이러한 내용을 살펴보니 염려되는 포인트가 더 명확히 느껴졌다면 전문적인 체크과  양육도움을 받아보시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


1. 눈맞춤과 스킨쉽 하기
아이에게 반응하기 위해서도, 아이가 보는 세상을 알기 위해서도 눈맞춤은 꼭 필요해요. 또한 언어나 눈빛 만큼이나 아이들은 몸으로 느끼는 감촉을 강하게 느껴요. 그래서 마사지나 쓰다듬기 안아주기 등의 스킨쉽은 백마디 말보다 더 강력한 효과가 있어요

2. 반응해주기
아이의 모든 것을 다 듣고 무조건 받아주라는 의미가 아니예요. 돌 전에는 아이의 울음에 대해 이후에는 아이의 이야기나 놀이에 대해 듣고 있음을 표시하고 이따금씩 질문도 하면서 반응해주는 것이 필요해요. 반응을 받을 때 아이는 자신의 무언가가 가치있고, 상대가 나를 좋아한다고 느낄 수 있기 때문이예요. 반응이 너무 없으면 불안정한 애착, 특히 회피하는 유형과 관련이 높다고 해요

3. 오락가락하지 않기
많은 그동안의 연구에서는 엄마의 일관적이지 않고 기분이나 상황에 따라 오락가락하거나 혹은 예고없이 버럭하는 불안정한 반응들이 아이로 하여금 불안정적인, 특히 저항적인 애착을 만들어 낸다고 보았어요. 항상 아이를 수용하고 받아주라는 의미가 아니라 어느정도의 일관성을 위한 제어장치가 필요하다는 의미예요

4. 몰래 나가지 않기
사소한듯 보이나 특히 예민한 아이들에게는 아이에게 이야기 하지 않고 몰래 나가는 것이 관계를 오히려 불안하게 만들게 되는 경우가 있어요. 아이가 헤어질때 우는 것이 부담스러울 수 있으나, 오히려 다녀올것이고 다시 올것이라는 설명과 약속이 있고 그것을 꼭 지킴으로써 자꾸 신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해요

5. 퀄리티 타임
특히 일하는 엄마들이 이 부분때문에 많이 속상해하고 걱정하는데요, 정말 애착은 함께 보내는 시간이 많다고해서 되는 것이 아니예요. 아이에게 집중하고 반응해주려고 하는 퀄리티있는 시간이 훨씬 더 중요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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