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그로잉맘 이다랑 Mar 09. 2018

#11. 육아정보가 버거운 엄마를 위한 심리이야기

                                                                                   

육아는 정말 어려워요.
그래서 모두들 "육아에는 답이 없는 것 같다" 라고 말해요.
저에게도 많은 엄마들이 그렇게 말했어요.
(오늘도 3번 들었어요 ㅎㅎ)

그래서 생각했어요. 어떤 이유때문에 엄마들은 육아에 답이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된걸까?
그리고 우리는 원래 어떤 <답>을 찾고 싶었던걸까? 라고 말이죠.

육아에 답이 없어. 라는 말에서 저는 무언가 자포자기? 체념? 과 같은 느낌을 받았어요.
마치 답을 찾아 노력했지만 결국 없었다. 그런 느낌 말이예요.

아이는 왜 그렇게 행동한건지. 어떻게 하면 달라질 수 있는지. 수없이 고민하고 공부하고 시도해 보았지만 결국 이것도 저것도 아니었다 라는 그런 실패에서 오는 마음 같았어요.

어쩌면 어떤 의미에서는 맞는 말인지도 모르겠어요. 사실 우리는 아이라는 존재가 어떻게 자라는지에 대해 어디에서도 배운적이 없어요. 그런데 이 아이라는 존재가 하나도 똑같은 경우가 없죠. 비슷해 보인다해도 조금씩 달라요. 그러니 책이나 인터넷 등등을 통해 무언가를 배운다고 해도 그대로 적용할 수가 없어요.결국 선택이 필요하고 응용도 필요하죠.

또 육아라는 과정은 한마디로  <아이가 왜 그렇게 행동하는지>에 대해 답을 찾아가는 것의 연속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이게 조금이라도 공부하고 노력해본 엄마는 알겠지만, 같은 고민에 대해서도 이야기가 조금씩 달라요. 엄마마다 경험이 다르고 심지어 전문가의 답변도 조금씩 다르죠. 대충 내게 잘 맞는 전문가를 찾았다해도그 사람이 이야기하는것이 나의 육아에 꼭꼭 다 잘 맞는 것은 아니거든요.

이런 과정이 반복되다보면
"아 육아에는 원래 답이 없어" 라는 말이 나오는 것이 당연할지도 몰라요.

아이는 왜
그렇게 행동하는 걸까?


아이마다 조금씩 다른 것은 "기질"로 이야기해볼 수 있어요. 기질은 다른 편에서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이번 편에서는 <아이는 왜 그렇게 행동하는 걸까?>에 대해 다양한 답변이 있을 수 밖에 없는 이유에 대해 전반적인 이야기를 나누려고 해요.

 <사람은 왜 그렇게 행동할까?>에 대해  각자의 의견이 있어요. 그리고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끼리 무리를 만들죠. 이 무리들은 우리가 아이의 행동에 대해 질문하면 자기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을 중심으로 전혀 다른 솔루션을 줄지도 몰라요.

생각해 볼께요.
만약에 손톱을 뜯는 아이가 있다고 생각해볼께요. 이 아이는 왜 그렇게 행동하는 걸까요?

아마 파랑이 학파 들은 이렇게 대답할거에요.

왜냐하면 이들은 우리의 마음에, 우리가 의식적으로는 깨닫지 못하는 영역이 있다고 주장하거든요.

바로 무의식이예요. 우리가 평소에 쉽게 알아챌 수 없는 영역이죠. 이 안에는 과거, 어린시절 중요한 단계에 해결되지 못한 욕구나 상처나 감정들 그리고 여러 기억들이 의미있게 남아있는 곳이예요. 그래서 나도 모르게 지금의 나에게 영향을 주게 되는거죠.

마치 아래의 빙산 그림과 같아요. 수면위에 드러난 곳은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의식의 영역이지만 그 밑에 보이지 않는 무의식의 영역이 훨~씬 더 크게 있거든요. 우리는 사실 무의식의 지배를 당한다고 보는거죠. 인사이드아웃 영화에 나오는 어린시절 빙봉은 아마 저 아 무의식영역에 있을거예요.

그래서 지금 현재 보이는 <손톱을 뜯는 행동>의 원인을

"아주 어릴때 채우지 못한 욕구가 있는 것은 아닐까?"
"혹시 젖을 충분히 빨지 못한건 아니야?"

와 같이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이죠.

무의식은 심리학에서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는 개념이예요. 그리고 이러한 방식의 원인 분석이 맞을 때도 물론 있고요.

그래서 파랑이 학파의 사람들은 우리가 알지 못하는 마음의 영역이 있기 때문에 부모와의 초기경험이 중요하고 아이에게 해결되지 않은 내적인 상처가 없도록 해야한다고 이야기해요. 모든 것에는 단점이 있듯이, 이 파랑이 학파의  단점은 너무 과거에 원인이 있어서 우리가 쉽게 바꿀 수가 없고 이런 사고에 매이다 보면 무기력해지고 우울해질 수 있어요. ㅠㅠ

그럼 또 다른 학파는 어떻게 이야기 할까요?
우리 엄마들에게 매우 친숙한 이야기를 하는 빨강이 학파 예요

빨강이 학파의 특징은 현재에서만 원인을 찾고 매우 명료하다는 것에 있어요.  

모든 행동에는 원인이 있는데 이 원인은 아이가 보이는 행동의 앞뒤에 쉽게 찾을 수 있지요. 예를 들어 아이에게 그렇게 행동하게 하는 환경이 앞에 있었다던가, 혹은 아이의 어떤 행동에 대해 보상이나 벌이 있음으로 해서 그 행동이 계속 반복되기도 하고 없어질 수도 있다는 것이죠. 또 좋은 모델링이 되어주는 것도 효과가 있고요.

원인을 찾기가 비교적 쉽고, 원인을 찾아 바꾸면 결과도 잘 바뀌는 것 같아보여요. 그래서 실제로 우리 엄마들이 접하는 육아지식의 상당수가 빨강이 학파에 몰려있어요. 엄마들 입장에서도 쉽게 시도하기도 좋고요,

"아이가 손톱을 뜯기전엔 보통 어떤 상황이었나요?"
"손톱을 뜯을때 오히려 혼내며 관심을 준것에 아이가 만족을 느끼는 것은 아닐까요?"
"손톱을 뜯을때 보통 어떻게 반응을 했나요?"

  와 같이 아이를 둘러싼 환경에서 원인을 찾기 위한 질문을 할거예요. 아이가 손톱을 뜯는 상황을 제거하거나 혹은 상이나 벌을 줌으로써 행동을 수정하는 솔루션이 나오겠지요.

그런데 이 빨강이 학파에도 단점은 있어요. 우선 저  앞자극-행동-뒷자극  의  법칙이 절대 쉽게 먹히지 않는 아이들이 있어요.(그런 얕은 수에 놀아나지 않겠어. 뭐 이런거죠 ㅎㅎ)  이 빨강이 학파는 아이들의 개별적인 차이나 특성을 고려하지 않아요.

어떻게 보면 약간 법칙안에서만 답을 찾으니 어쩐지 기계적인 느낌도 있고요. 지난 회에서 말씀드린것처럼, 우리가 쉽게 접하는 육아솔루션이 여기에 다 몰려 있다보니, 이것만 하다가 매번 실패하는 엄마는 나도 모르게 패배감을 계속 맛보며 좌절하기도 해요.

마지막으로 빠질 수 없는 노랑이학파가 있어요.
아마 이렇게 대답할거예요. 이들은.

왜냐하면 이 노랑이 학파는 아이라는 존재를 굉장히 능동적이고 적극적으로 성장하는 존재라고 보고 있거든요.

아이들은 이미 잘 자라도록 프로그래밍이 되어있고, 어른의 역할은 '적절하게' 도와주기만 하면 스스로 배울 수 밖에 없다는 거죠.

마치 아이가 처음에는 누워있다가 점차 기고 딛고 서고 결국 걷게 되는 것처럼, 아이가 보이는 다른 행동의 영역도 그렇게 순서가 있고, 이 순서에 따라 착실하게 자란다는 거예요.

그런데 아이가 성장을 하려면, 이건 억지로 시킨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흥미와 관심이 있어야지만 스스로 접근하며 자랄 수 있다고 보고 있어요. 우리가 아이에 대해 교육적으로 접근할 때 이 노랑이 학파의 관점을 많이 택하죠.

다소 이상적으로 들릴 수 있다는 단점이 있지만, 부모의 역할은 아이가 스스로 자랄 수 있는 존재라는 것을 믿고 때마다 아이에게 지나치지 않은 '적당한' 서포트 정도만 제공하며 지지하는 것을 강조 한다고 볼 수 있어요.

그래서 "왜 손톱을 뜯을까" 라는 고민에 대해  노랑이 학파

"다 때가 있는거야, 기다리면 상당수의 행동이 없어지기도 하지, 일관되게 아니라고 이야기하며 기다려봐" 라고 대답할지도 몰라요. 아이의 속도와 시간표를 믿고 기다려주는 느낌이랄까요?

아이가 어떤 행동을 보일 때, 부모의 입장에서는 당연히 많이 고민이 될거예요. 정답을 찾고 싶은 마음도 간절하지요. 그런데 앞서 이야기한 많은 이유들로 사실 우리가 정답을 단번에 찾는 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일이예요.

전문가를 찾아간다해도 도사님처럼 단번에 답을 찍어주는 것이 아니라, 부모의 이야기와 객관적인 자료를 통해  원인에 대해 여러방면으로 가설을 세워보고 답을 찾아가는 것이고요.

<육아에는 답이 없어> 라는 것은 그냥 아무렇게나 해도 된다는 말이 아니기에 다소 위험할 수 있어요. 또 아이와의 문제로 고민의 연속인 부모들에겐 맞는 말인 듯 하지만  "그럼 달라질 방법이 전혀 없는거야?" 라는 절망스러운 늬앙스가 되기도 하고요.

육아에 답은 없다 해도, 아이의 행동의 원인을 찾을 다양한 <기준>은 있어요.  우리가 아이의 행동을 다양한 각도에서 생각해볼 수 있다면, 또 마구마구 섞여있는 다양한 육아정보와 솔루션들을 빨강/파랑/노랑으로 적어도 구분해볼 수 있는 눈이 있다면 이것이 부모가 육아를 해나가는데 있어 좀 더 묵직한 무게 중심이 되어 줄거라 생각해요.

발달에 대해서 아는 것은 이런 의미예요.

엄마가 스스로 정보를 볼 수 있는 힘을 키우게 된다는 그런 뜻이죠. 우리가 육아서든 방송이든 무언갈 접할 때 적어도 지금 내가 뭘 읽고 있는지는 알아야 하니까요. 별거 아닌 것 같지만 구분할 수 있는 힘은 우리에게 안정감을 줘요

빨강 파랑 노랑이 중에 무엇이 더 좋고 나쁜 것은 아니예요. 다들 전통있는 분들이지요 ㅎㅎ다만 부모와 아이에게 더 편하고 적합한 것은 있어요. 중요한 건 구분할 수 있고, 되도록 너무 왔다갔다 오가며 헷갈리지 않는 것이 필요하죠. 선택한 육아솔루션에 대해 갈팡질팡 하기보다는 진득하게 기다려보는 '시간'도 분명 필요하고요.


육아정보를 맹신하고 또 좌절하며 딸려가기보다는, 우리 육아에 대해 엄마들이 주인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매거진의 이전글 14. 아이를 제대로 사랑하기가 왜 이렇게 힘들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