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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님 아무래도 그만 둬야 할 것 같아요.."
일을 시작하고 6개월쯤 지나면 어김없이 이 이야기를 듣는다. 회사에 불만이 있는지, 일하기가 많이 힘든지 물어보고 대화를 나누다보면 사실은 일을 그만두고 싶은 마음이 없는 경우가 보통이었다.
원해서 시작한 일이었지만, 시간을 쪼개고 쪼개어 일을 해도 가정일과 육아에 대한 부담은 좀처럼 줄어들지 않는다.
매일 반복해야하는 청소, 빨래, 요리,설거지, 아이의 숙제와 공부를 봐주는 일. 수건을 접어 채우고, 식재료를 사다가 채우는 일. 하지만 이렇게 하루종일 종종거리며 뛰어다녀도 결국에는 구멍이 생기고 만다. 냉장고가 터엉 비는 날이 생기고, 집안은 엉망이 되고, 처음엔 호의적으로 응원했던 가족이라 해도 불평이 나온다.
그러다 결국 아이가 아프거나, 아이의 입에서 '엄마가 다시 집에 있었으면 좋겠어' 라는 말이라도 나오면 간신히 붙들고 가던 엄마의 마음은 와르르 무너지고야 만다.
그런데 회사에서 조차 온전하지 못하고 엉망인 내 모습을 마주하게 된다. 왜 한번에 이해가 안되는걸까, 편의를 봐주는데도 제대로 못하는거지, 예전엔 잘했었는데.
회사에도 도움이 안되고, 가정생활도 엉망이 되어간다고 느끼는 지점. 개인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보통 재입사 후 6개월-1년 사이이다.
뭐 이렇게 까지 해야하는 걸까,
하지만 포기하고 싶지 않은데.
그 마음과 치열하게 싸워왔기에 나에게 어떠한 마음으로 그 이야기를 털어놓는지 잘 안다. 어쩌면 나도 대표가 아니었다면 진작에 그만뒀을지도 모르겠다고, 그 고비가 나에게도 100번도 넘게 찾아왔다고 위로해보지만, 업무를 쪼개어 나누어 주고, 더욱 효율적으로 일하게 도와주겠다고 설득해보지만,한번 바닥에 가라앉은 마음은 좀처럼 올라오지 않는다.
그래도 나는 붙잡고 또 붙잡았다. 회사를 위해서 가정을 위해서 그만두지 말고 자신을 위해서 그만두지 말아달라고.
부탁하고 또 부탁했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나 역시 허덕거리며 기어가는 주제에 누군가를 자꾸만 붙잡아야 하는 내 신세가 처량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그런데 오늘
우리와의 인연을 통해 다른 회사에서 커리어를 다시 시작한 어떤 엄마와 우연히 마주쳤다. 반가워하며 인사를 건네는 그 엄마의 얼굴에서 순간 그 혼돈의 시간을 딛고 일어선 흔적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 얼굴이, 그 대화가 왜 나에게 위로가 되었을까?
발길을 멈추고 뒤돌아 그 엄마의 뒷모습을 계속 보며 마음으로 간절히 응원했다. 꼭 잘 견뎌달라고, 나도 그렇게 또 이겨내겠다고. 반드시 행복해지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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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엄마를 통해, 엄마로서의 치열한 내 삶이
이렇게 위로를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