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나이가 어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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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찍 철이 들었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자랐다.
그 말이 칭찬인 줄로만 알았다
(물론 칭찬으로 했겠지만..)
어른이 되었다고 생각했다.
지나고 보니 참 철 없이 살았다.
그래서 그 시절이 그리운 걸까.
먼 미래에 지금의 나를 바라보면
지금 나도 철없이 살고 있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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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시절,
나는 연애가 끝나면
세상이 끝난 것처럼 힘들어했고,
이별이라는 것도 꽤나 주기적으로 찾아왔다.
내일이 없는 것처럼 놀다가도
어김없이 찾아온 내일을
아무렇지 않게 소비하며
또 놀았다.
그때 나는 ,
고민도 많았고 조언도 서슴지 않았다.
사소한 이야기도 소소하게 나눴으며
하고 싶은 게 생기면 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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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나는
나의 개인적인 이야기들이
사치라 느껴져 무시해 버리기도 하고
이별은 굉장히 무거워졌다.
술을 빌려 전화를 할 수도,
울면서 매달릴 수도 없는
물리적인 이별이기 때문이다.
아무렇지 않게 하루를 소비할 여유도, 여력도 없으며
고민은 숨길 수 있는 한 최대한 숨기고,
'위한 척'을 가장한 조언은 딱 질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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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우선순위에 나는 없고
처해진 상황과 현실만이 있으며
나의 행복이 아이의 행복이라 믿으면서
정작 나는 정말 행복한가
무엇을 할 때 행복한가
깊게 생각해 본 적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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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을 만나기도 여러모로 힘들고
생일도 점점 중요해지지 않아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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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도 수십 가지 크고 작은 선택을 해야 해서
내가 하루에 몇 가지의 결정을 했는지도 셀 수 없다.
이제 아무것도 하지 않는 하루를 보내면
누군가는 작은 일이라도 내 몫을 더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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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으름이 피해를 주는 그런 나이인 것이다.
어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