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2주, 금요일
겨울에 피할 수 없는 것이 있으니 바로 감기입니다.
콧물, 기침, 열.
감기의 증상도 여러 가지이지요.
친구들과 함께하는 오늘의 주제는 '감기 조심하세요~'입니다.
아이들의 시선을 모으기 위해 잠시 목소리를 가다듬고 노래를 부릅니다.
복남이네 어린아이 감기 걸렸네 에~~~~~~취
재채기를 하는 부분에서는 과장된 액션과 리얼한 재채기 소리는 필수입니다.
온몸을 들썩이며 온 세상이 떠나갈 듯 재채기 흉내를 내자,
조용하던 교실은 순식간에 웃음바다가 됩니다.
사실 이 떠들썩한 퍼포먼스는
재채기나 기침이 나올 때는 이렇게 팔꿈치로 가리고 해야 다른 사람에게 세균맨을 옮기지 않는다고 설명하기 위한 도입이었지요.
"선생님, 또요! 한 번 더요!"
아. 그런데 의도와는 조금 다른 방향으로 흘러갑니다.
마치 무대 위 공연에 '앙코르'를 외치는 관객처럼,
내 작은 친구들은 고개를 뒤로 져쳤다 앞으로 크게 숙이며 재채기하는 모습에 손뼉 치며 환호하고,
결국에는 연신 따라 하기 시작합니다.
세균맨을 막는 방법보다 선생님의 우스꽝스러운 몸짓에 마음을 빼앗긴 아이들.
아이들의 능청스러운 반응과 제안이 즐거움으로 가득한
이 공간.
결국 그 후로도 몇 번이고 기꺼이 세균맨을 막아내는
'허술한 엔터테이너'가 됩니다.
그리고 아이들은 그 공연을 '앙코르'까지 외치며 즐기는 열렬한 관객들이 됩니다.
완벽한 가르침보다 때로는 허술한 웃음 한 조각이 아이들의 마음 문을 더 활짝 연다는 사실을,
아이들이 보낸 뜨거운 앙코르 무대 위에서 다시금 깨닫습니다.
선생님이 아이들 앞에서 권위를 잠시 내려놓고 즐거움을 함께 나누는 ‘유희적 개방성’은,
지식을 전달하는 가장 효과적인 통로가 되기도 합니다.
기침 예절과 같은 생활 습관 교육이 자칫 지루한 훈육으로 흐르기 쉬운 것과 달리, 선생님이 기꺼이
'허술한 엔터테이너'가 되어 웃음으로 접근할 때 아이들은 이를 강요된 규칙이 아닌
즐거운 '우리들만의 약속'으로 받아들입니다.
이러한 심리적 안도감은 아이들이 새로운 습관을 거부감 없이 수용하는 수용적 태도의 밑거름이 됩니다.
또한, 아이들이 선생님에게 장난을 재차 권유하며 즐거움을 지속시키려는 과정은
선생님과 유아 사이의 관계가 수직적인 구조를 넘어 상호 호혜적 관계로 성숙했음을 보여줍니다.
선생님의 의도적인 '빈틈'을 즐거움으로 채우며 소통하는 경험은 아이들에게 타인과 유연하게 관계 맺는 법을 가르쳐주며, 이는 훗날 세련된 사회적 유머와 공감 능력으로 이어집니다.
이러한 격의 없는 친밀함은 지난 1년간 쌓아온 견고한 신뢰가 뒷받침되었기에 가능한 아름다운 결실입니다.
선생님이 코미디언을 자처하는 것은 체면의 포기가 아니라,
아이들의 행복과 배움을 위해 자신의 존재를 기꺼이 내어주는 고도의 교육적 상호작용입니다.
완벽한 교수자가 되려는 긴장을 내려놓고 아이들의 웃음소리에 주파수를 맞추는 과정은,
교실을 지식 전달의 장을 넘어 삶의 온기를 나누는 정서적 공동체로 변모시킵니다.
울려 퍼지는 "한 번 더"라는 요청은, 진정한 교육이란 정답을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웃음 속에 머물며 깊은 애정을 확인하는 동행임을 의미하는 게 아닐까요?
ㅣ 아이들의 놀이 파트너로서 온전히 망가져 본 순간이
있었나요?
ㅣ '한번 더'를 외치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사실은 나의 교육적 열정을 깨우는
'가장 뜨거운 응원'은 아니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