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머니 속 손난로

1월 2주, 목요일

by 테라

얼음 속 숨겨있던 보석을 발견한 우리들은 한참이나 그곳에 멈춰서

투명한 얼음 속 반짝거림을 감상합니다.


이제 하나의 보석으로 만족하지 않은 작은 친구들은 보석 찾기 탐험에 나섭니다


"여기도 있다!!"

지은이의 이야기에 또 우리는 우르르 한 곳에 모입니다.


그곳에는 반짝이는 별은 없었지만,

가을의 마지막 흔적인 작은 낙엽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아이들에게는 이제 빛나는 것뿐만 아니라, 겨울이 소중하게 품고 있는 모든 것들이 보석이 됩니다.


그 후로도 우리들의 보석 찾기는 계속 이어집니다.

시린 바람에 콧물을 훌쩍이면서도 아이들은 화단 구석구석, 계단 밑 웅덩이를 샅샅이 뒤지며 저마다의 보물을 발견합니다.

한참이나 겨울바람 안에 있던 우리들의 코끝과 손끝은 빨갛게 물들어 갑니다.


"이제 들어가자~"라는 말에 아이들은 아쉬운 듯 발견한 보석들을 자리에 살포시 남겨두고 몸을 돌립니다.


그제야 겨울바람을 알아차린 아이들은

"춥다, 손 시려" 입가에 손을 가져가 '호~' 잠시의 온기를 불어넣습니다.


그때였습니다.

민호가 수민이의 빨개진 손을 보더니, 자기 외투 주머니 속에 넣어주며

"따뜻하지?"

그 자체로 온기를 담은 따뜻한 말을 건넵니다.


조금 전까지 얼음 속 보석에 감탄하던 아이들은 이제 서로의 '온기'라는 더 귀한 보석을 나누기 시작합니다.

"내 주머니에도 넣어봐"

너도 나도 주머니를 내어주며 우리는 하나의 큰 원이 됩니다.


어쩌면 우리가 찾아 헤매던 보석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가까이 있었는지도요.





추위를 잊은 채 보석을 찾던 아이들이 친구의 발개진 손끝을 발견하고 자신의 주머니를 내어주는 모습은,

유아기 발달의 눈부신 지점인 ‘공감적 조망 수용’ 능력이 삶의 실천으로 이어지는 순간입니다.

이는 단순히 친구를 돕는 행동을 넘어, 타인의 신체적 불편함을 자신의 것처럼 느끼고 반응하는

사회적 자아의 성숙을 보여줍니다. 나보다 타인의 시린 손을 먼저 살피는 이 다정한 시선은 아이들이 세상을 향해 뻗어 나가는 가장 건강한 뿌리가 됩니다.


특히 "내 주머니에도 넣어봐"라고 외치며 아이들이 스스로 하나의 큰 원을 만들어가는 모습은 공동체 안에서 상호 돌봄의 가치를 체득해 가는 소중한 과정입니다. 개별적인 존재로 머물던 아이들이 서로의 온기에 기대어 심리적·물리적 결속을 이루는 경험은, 훗날 타인과 협력하고 연대하는 사회적 유능감의 단단한 밑거름이 되어줍니다. 겨울의 시린 공기 속에서 자발적으로 일어나는 이러한 배려는 그동안 아이들이 받아온 따뜻한 돌봄의 기억들이 표현되는 아름다운 결실이기도 합니다.


교사는 이 서툰 손길과 다정한 외침 속에 담긴 성장의 무게를 고요히 들여다보게 됩니다.

아이들이 스스로 만들어낸 이 온기를 충분히 누릴 수 있도록 지켜봐 주는 것만으로도, 아이는 이타적인 행동에서 깊은 유능감을 느끼며 긍정적인 자아 정체성을 형성해 갑니다. 칼바람 속에서 서로의 온기를 찾아낸 아이들의 모습은, 교육이란 지식을 주입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 내면의 선한 본성이 연결되는 성숙의 연쇄를 묵묵히 지켜봐 주는 일임을 다시금 일깨워 줍니다.




함께 해 볼까요?


ㅣ 우리 반 아이들이 오늘 하루 서로를 위해 기꺼이 내어준 '주머니'는 무엇이었나요?

보이지 않는 마음의 온도를 나눈 순간이 있었나요?


ㅣ세상이 가르쳐준 어떤 이론보다, 아이들이 서로를 비비며 나누는 체온이 가장 강력한

교육의 힘이라는 사실에 공감하시나요?

월, 화, 수, 목, 금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