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2주 수요일,
여름은 여름다와야 하고,
겨울은 겨울다와야 한다지만
칼날 같은 바람이 쌩쌩 부는 오늘은 환기시키는 것 마저 엄두내기 싫은 정도로 따스한 곳만 찾고 싶은 마음.
그러나 내 작은 친구들은 힘차게 부르는 노래가 있으니
"바람 불어도 괜찮아요, 괜찮아요
쌩쌩 불어도 괜찮아요, 난난난 나는 괜찮아요"
제목도 [괜찮아요]라는 노래입니다.
이 노랫말을 증명이라도 하듯
창밖으로 날리는 눈발을 보자마자
"선생님 나가요~"라며 이구동성 입을 모읍니다.
아이들의 성화에 못 이겨 밖으로 나오니
강한 바람을 타고 춤추는 눈발에 시야가 잠시 뿌예집니다.
아이들 앞에 이 계절을 맞이하고 누리는 씩씩한 모습을 보이고 싶지만 이어지는 칼바람에 '이제 들어가자~'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올라온 순간
"선생님, 여기 보세요! 얼음 속에 보석이 숨어 있어요."
아이들은 수민이가 가리킨 곳으로 일제히 모여듭니다.
아이들의 분주함에 함께하며 다가가니 그늘진 구석에 물이 고여있다, 갑자기 차가워진 날에 꽁꽁 얼어붙은 물웅덩이었습니다. 가만히 들여다보니 물 웅덩이에 우연히 떨어진 반짝이 스티커가 꽁꽁 얼어붙어 마치 반짝거리는 보석처럼 보인 거였지요.
아이들은 너도 나도, '보석 발견!'을 외치며 흥분을 감추지 못합니다.
어른의 눈에는 그저 누군가 흘린 쓰레기 한 조각이 얼음 속에 갇힌 풍경일 뿐이었지만, 아이들에게 그것은 겨울이 숨겨놓은 다이아몬드였습니다.
춥다고, 감기 걸릴까 서둘러 교실로 들어가려 했던 조급함은 아이들의 눈부신 발견 앞에서 멈춰 섭니다.
1월의 차가운 바람 속에서도 아이들은 보석을, 작은 기적들을 찾아내고 있었습니다.
유아기 아이들은 우리와는 조금 다른 결의 눈을 가지고 있습니다. 어른의 눈에는 그저 얼음 속에 갇힌 이물질일 뿐인 스티커 조각이 아이들의 시선이 닿는 순간 눈부신 '보석'으로 변신하곤 합니다. 이는 사물의 원래 용도나 가치에 갇히지 않고, 자신이 보고 느낀 대로 새로운 의미를 붙여주는 유아기만의 독특한 상상력과 감수성 덕분입니다.
이러한 발달적 특성은 아이들이 세상을 배우는 아주 중요한 방식입니다. 작은 얼음 조각 하나를 관찰하며 그 안에서 반짝임을 찾아내고 몰입하는 과정은, 나중에 사물을 꼼꼼하게 살피는 관찰력과 남다르게 생각하는 창의성의 밑거름이 됩니다. 칼바람 속에서도 추위를 잊은 채 보석 찾기에 열중하는 모습은, 누가 시켜서 하는 공부가 아니라 스스로 재미를 찾아 움직이는 '자기 주도적인 탐색'이 시작되는 아주 귀한 장면이기도 합니다.
교사는 이 순간,
"그건 그냥 스티커가 언 거야"라는 정답을 알려주기보다
아이가 발견한 보석의 가치에 함께 놀라주어야 합니다.
"정말 반짝이는 보석이네!"라는 선생님의 한마디는 아이가 세상을 향해 가진 궁금증의 안테나를 더 높이 세우게 하고, 스스로 무언가를 찾아냈다는 성취감을 느끼게 합니다.
1월의 시린 바람 속에서도 기어이 보석을 찾아낸 아이들의 모습은, 우리가 지식을 가르치는 선생님을 넘어 아이들의 눈부신 발견을 함께 응원하는 든든한 조력자로 서 있을 때 일상의 기적이 완성된다는 사실을 말해줍니다.
ㅣ 아이가 부여한 고유한 의미를 '틀린 것'이 아닌 '특별한 발견'으로 존중하며 함께 해 주었나요?
ㅣ 칼날 같은 바람에 웅크리게 될 때, 나를 다시 웃게 하고 따스하게 해 준 아이들의 '반짝이는 한마디'는 무엇이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