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화 상품의 이해
한때 많이 팔리던 ELS를 비롯해, ELB, DLS 등 많은 구조화 상품들이 있습니다. 각각이 무엇인지는 검색만으로도 충분히 해결할 수 있습니다. 반면에 구조화 상품이 어떤 방식으로 운용되고 수익이 지급되는지에 대해서는 설명이 별로 없는 것 같아, 그에 대해 다루어 보겠습니다.
먼저 어려운 말로 설명해 보면, 개인이 투자 가능한 일반적인 구조화 상품들은 운용 기관이 상품의 수익구조를 동적 헤징을 통해 구현하여 조기상환 시점 또는 만기에 정해진 수익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운영됩니다.
더 쉬운 방식으로 설명하기 위해 ELS와 비슷한 특이한(?) 상품을 가정해 보겠습니다.
상품명: 마른 오징어 1호
운용기관: 건어물금융
만기: 3년
수익구조:
- 6개월마다 검사하여 마른 오징어가 완성되면(바짝 마르면) 원금과 5% 이자 지급
- 만기에도 오징어가 마르지 않으면 덜 마른 만큼 원금 손실
(예시: 30% 덜 마를 경우, 30% 손실)
배경지식:
- 물오징어보다 마른 오징어의 가격이 비싸며, 마르는 정도는 일조량에 따라 결정된다.
- 비가 자주 오고 태풍이 와도 3년 후 오징어가 마르지 않을 확률은 매우 낮다.
- 오징어는 머리, 몸통, 1번~10번 다리로 구성되며, 각각은 건조단계별로 시장에서 거래된다.
운용기관인 건어물금융은 상품을 처음 출시했을 때는 해외 회사에 수수료를 주고 운용을 맡겼습니다. 이후에는 수익을 좀 더 높여 보고자 직접 통오징어를 사서 말리기 시작했지요. 수익 확대를 위해 연구하던 건어물금융 오 대리는 더 나은 방법을 발견했고 그 방법으로 지금까지 본 상품은 운용되고 있습니다. 운용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시장에서 머리와 몸통을 사고, 다리는 번호와 상관없이 가장 싼 것으로 10개를 산다.
2. 1에서 산 것들을 건조면서, 시장가격이 유리할 때 보유 다리를 트레이딩 하여 마리당 1번 ~ 10번 다리가 모두 갖춰지는 방향으로 운용한다
3. 6개월마다 확인하여 오징어가 다 마를 정도의 일조량이면, 팔아서 고객에게 원금과 수익을 지급하고, 일조량이 부족하면 운용을 지속한다.
4. 만기에는 가진 오징어를 다 팔아서, 고객에게 지급한다. (일조량이 충분하면 원금과 약정한 이자를 받게 되고, 일조량이 부족하면 덜 마른 오징어 값을 받게 되어 고객은 손실이 발생한다.)
Q1) 고객이 손실을 보면 누군가는 그만큼 수익이 나지 않나요?
- 그렇지 않습니다. 만기에 운용 기관은 가진 오징어를 다 팔아서 고객에게 지급하기 때문에, 손실은 일조량(시장)이 나빠서 발생한 것이지 누군가 따로 득을 보는 이는 없습니다.
Q2) 운용 기관에게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무엇인가요?
- 운용 기관은 상품이 (조기)상환될 때까지 드는 비용(직원 급여, 운영비, 판촉비, 이윤 등)을 감안하여 상품을 설계합니다. 따라서 만기 3년짜리 상품이 6개월 만에 조기 상환되면 3년 동안 산정한 비용이 6개월 만에 한꺼번에 들어오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큰 이익이 발생합니다. 따라서 운용 기관이 제일 좋아하는 시나리오는 많이 판매되면서 상품들이 조기에 상환되는 것입니다.
Q3) 고객에게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무엇인가요?
- 그때그때 다릅니다. 가입한 상품의 금리가 높다면 만기에 조기상환되는 것이 가장 유리합니다. (예: 높은 금리로 3년치 이자 수령) 그러나 조기상환 시점에 다른 대안(더 높은 이자의 다른 금융상품)이 있다면 빨리 조기 상환되어 다른 상품으로 갈아타는 것이 더 좋겠지요.
Q4) A 주식과 B 주식 주가를 이용해 만든 상품이 있다고 가정할 때, 만기까지 상환조건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 현금이 아니라 A와 B 주식을 고객에게 나눠주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건 어떤 경우인가요?
- 만기에 가진 오징어를 다 팔아서 고객에게 현금을 지급하는 것이 아니라, 가진 오징어 실물을 그냥 고객에게 지급하는 경우입니다. 고객은 덜 마른 오징어(주식)를 받아서 시장에 내다 팔아 현금화할 수도 있고, 더 보유하면서 마르기(오르기)를 기다릴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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