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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눈사람 Mar 26. 2022

전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경제지표는?

1. 미국 고용지표에 주목하는 이유


전 세계 금융시장이 가장 주목하는 경제지표는 뭐니 뭐니 해도 월간 단위로 발표되는 미국의 비농업고용(Nonfarm Payrolls)입니다. 지난 글 <경제지표 분석 기본 프레임> (https://brunch.co.kr/@growingsnow/83)에서 말씀드린 기준으로 판단한다면 당연히 미국의 소비 관련 지표여야 할 텐데, 도대체 일반적으로 후행지표인 고용지표에 왜들 그리 주목하는 것일까요?


이를 이해하려면 먼저 미국 경제의 특수성을 알아야 합니다. 전 세계에서 손꼽히는 부자들의 상당수가 미국에 거주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미국의 저축률은 다른 나라들에 비해 매우 낮습니다. 이는 부자가 아닌 일반 미국인들의 저축률이 형편없이 낮다는 뜻입니다. 많은 미국인들이 비상금 한 푼 없이 소득의 대부분을 써버리고 있습니다. 최근 CNBC 보도에 따르면 61%가 넘는 미국인이 실직할 경우 버틸 비상금이 전혀 없으며, 연봉 10만 달러 이상의 고소득자들도 42%가 동일한 상황이라고 합니다. (https://www.cnbc.com/2022/02/17/wages-are-rising-but-many-americans-still-live-paycheck-to-paycheck.html)


우리나라의 경우 보통 중산층이 취업에 나서는 이유는 중장기적인 생활 안정과 사회적 성취 때문입니다. 하지만 미국인들이 구직에 나서는 이유는 당장 먹고 살 돈이 없기 때문이지요. 이들이 이렇게 (우리가 보기에) 대책 없이 사는 이유는 임대료 등 기본 생활비가 비싼 데다, 유연한 고용시장 덕에 재취업이 상대적으로 쉬운 편이기 때문입니다.


국민들이 월급을 받는 족족 다 써버리기 때문에, 다른 나라들과는 달리 미국에서는 고용이 소비에 매우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할 수 있습니다. 고용이 늘면 소비도 늘고, 반대로 고용이 줄면 소비도 곧 감소할 것이라 전망할 수 있는 것이지요. (다른 나라들도 고용이 소비에 당연히 영향을 미치지만, 미국만큼 직접적이지는 않습니다.) 따라서 전 세계의 전문가들이 미국 소비 지표의 향방을 궁금해하는 상황이므로, 이를 가늠해 볼 수 있는 고용지표가 금융시장에서 가장 주목을 받게 된 것으로 보입니다.


2. 미국 고용지표 관련 팁(Tip)


미국 고용시장 관련 지표에는 방금 말씀드린 비농업고용(Nonfarm Payrolls)을 비롯해 ADP 민간고용,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initial jobless claims), 실업률(unemployment rate), 시간당 임금(average hourly earnings), 주당 근로시간 및 초과 근무시간(weekly hours & overtime) 등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그런데 가장 주목을 받는 비농업고용만 하더라도 관련 뉴스는 넘쳐나지만 사실 그 해석은 매우 어렵습니다. 추세가 이어지면서 전망이 가능한 상황이 나타나기도 하지만 갑자기 예상치에 반하는 통계가 나오면서 금융시장이 요동치기도 합니다.


포지션을 단기적으로 운용하는 트레이더나 경제 전문가가 아니라면 이런 급등락에 일희일비할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장기투자자라면 미국 고용시장의 추세를 중장기적 관점에서 여유 있게 판단하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자료: 한국은행


위 그림은 미국의 실업률과 다우존스 주가지수의 그래프입니다. 실업률 상승과 주가 하락의 상관관계가 매우 뚜렷하게 보입니다. 언뜻 보면 실업률만 잘 모니터링해도 고용시장 동향은 물론 주가지수 방향도 예측할 수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실제로 데이터를 해석하고 미래를 전망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데이터를 자세히 뜯어보면, 실업률은 2015년 8월부터 2016년 10월까지 장장 15개월 동안 4.9~5.1% 사이를 등락했습니다. 주식시장이 하락할지 상승할지 고용시장만으로 판단하기 어려웠던 시기가 15개월이나 지속되었다는 뜻입니다. 또한 2018년 1월에도 실업률이 기존 최저점 부근인 4%에 도달하였으나, 이후 2019년 3월까지 15개월 동안이나 3.7~4.0% 부근을 맴돌았습니다. (저 역시 이 정도로 낮은 실업률이면 실업률이 곧 상승할 것이라 믿었지만, 보기 좋게 틀렸습니다.)


여유자금을 보유한 장기투자자라면 실업률이 고점을 찍고 하락하는 시점마다 자금을 추가 투입해 수익을 낼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전 재산을 주식에 올인하고 마차가 절벽에서 떨어지기 전에 뛰어내려야 하는 단기투자자는 15개월을 버틸 수가 없습니다. 각종 경제지표와 데이터로 무장한 트레이딩 전문가라 할지라도, 장기성과에서는 주식시장 하락기마다 여유자금을 투입하는 것 밖에 모르는 단순한 장기투자자보다 높은 성과를 내기는 쉽지 않았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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