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꾸준히 무언가를 한다는 건

by 꾸주니작가

꾸준히 무언가를 한다는 건 단순히 ‘계속하는 것’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하루하루 쌓이는 시간 속에서 같은 일을 반복한다는 건 생각보다 쉽지 않다. 시작할 땐 누구나 의욕이 넘치지만, 그 의욕은 금세 식어버리기 마련이다. 그런데도 매일같이, 혹은 정해진 주기마다 그 일을 해내는 사람은 흔치 않다. 그래서 꾸준함은 곧 특별함이 된다.


꾸준히 한다는 것은 곧 자신과의 약속을 지켜내는 일이다.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내가, 그리고 내일의 내가 같은 흐름으로 이어져 있다는 걸 확인하는 과정이다. 남들이 보기엔 사소해 보이는 습관도, 그것을 매일 해내는 사람에겐 자존감의 뿌리가 된다. 작은 일을 지속했을 뿐인데, 어느 순간 그것은 커다란 결과물로 변한다. 책 한 권이 글자 하나에서 시작되듯, 달리기 10km가 한 발자국에서 출발하듯, 꾸준함은 작은 시작을 위대한 완성으로 이끈다.


하지만 꾸준히 한다는 것은 반드시 즐겁지만은 않다. 때로는 지루함이 찾아오고, 아무런 성과가 없어 보이는 날도 많다. 그럼에도 그 자리에 머무르는 건, 성과를 위한 계산이 아니라 ‘나는 이 일을 계속할 사람’이라는 자기 정체성을 지켜내는 행위다. 꾸준히 한다는 것은 결과를 보장받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 과정 속에서 나를 단련하기 위함이다.


꾸준함은 속도를 이긴다. 빠르게 달려가는 사람은 금세 지쳐 멈추지만, 느리더라도 꾸준히 걷는 사람은 결국 목적지에 도착한다. 삶에서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한 번의 거대한 성취보다, 반복되는 작은 실천이 쌓여 만들어낸 변화를 통해 성장한다.


결국 꾸준히 무언가를 한다는 것은 ‘내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를 묻고 답하는 과정이다. 오늘도 그 작은 약속을 지켜내는 순간, 우리는 이미 조금 더 단단한 사람이 되어 있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내가 나를 모를 때, 책과 필사를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