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로 살아간다는 것은

by 꾸주니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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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가 내 인생의 최고의 고난일 거라는 생각은 짐작하지도 못했다. 첫 아이가 4년 만에 태어나면서부터 내가 경험하지 못한 고통들이 찾아왔다. 출산 후 이모님이 있는 상황도 아닌지라 조리원에서 집으로 돌아오면서부터 하루 24시간이 온전히 아이와 함께 지내야 했다. 친정엄마가 해주신 ‘배속에 있는 게 더 편할 것이야’라 했던 말이 떠올랐다.


엄마가 된다는 것이 자신의 한계를 수없이 마주하며 때론 자신을 놓아버리는 순간이 오기도 한다. 감히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고통과 슬픔, 감동과 환희를 하루에도 여러 번 겪기도 하는 것이 ‘엄마’의 자리였다. 내가 두 아이를 낳고 직접 경험해보고 나서야 비로소 뼛속까지 그 고충을 이해할 수 있었다.


누구의 도움도 없이 혼자서 육아를 했다. 힘들 때마다 수없이 도움을 청하고 싶었지만 도와달라는 말을 하는 성격에 입 밖으로 떨어지지 않아 꾹꾹 눌러 참았다. 남편은 새벽 6시에 출근해 9시가 다 되어야 퇴근했다. 육아를 돕는다고 해도 아이들이 잠들 때 집에 들어오기 때문에 한계가 있었다. 남편이 올 때까지 기다리며 혼자만의 일상을 그리워했다. ‘이제 다시 내 시간을 보낼 수 없는 건가?’ 출산 전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랑하는 아이들과 함께 있는데 무엇이 이렇게 나를 힘들게 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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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자존감이 바닥을 내리쳤다. 다시 배속으로 넣을 수 있다면 시간을 되돌리고 싶은 날이 많아지면서 내 감정이 힘들었다. 잠든 아이를 보면서 우울함은 더 심해졌고 퇴근하고 돌아온 남편은 하루가 멀다 하고 울고 있는 나를 보며 미안해했다. 예민하고 잠이 없던 둘째는 내 육아의 정점을 찍었다. 더 이상 해결책이 없으면 내가 망가지겠다는 걸 느껴 하루빨리 방법을 찾아야 했다. 엄마의 불안한 감정과 눈빛이 아이를 더 불안하게 만든다는 것을 뒤늦게 깨달았다. 예민하고 잠이 없는 것도 엄마가 만들어준 환경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아이가 잠을 잘 때 옆에서 같이 잠들고, 아이의 반응하나에 예민하게 즉각 반응하지 않고 기다렸다.



초보 엄마인 나는 아이가 계속 예민하고 잠도 없으며 어쩌나 조급하고 불안했다. 죄책감과 불안함으로 하루가 얼룩져 있었다. 남들이 다하는 육아라고 하지만, 아이를 키우는 일이 내겐 인생 최고의 난이도였다. 복직을 하고 일과 육아를 병행하게 되자 그야말로 하루가 ‘스펙트럼’처럼 펼쳐졌다. 감정적인 엄마로 ‘엄마 될 자격’이 있는 걸까? 수없이 생각했다. 도망치고 싶을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 나를 어디론가 다른 곳으로 보내줄 마법의 양탄자는 없을까 상상을 했다. 내가 현실에서 할 수 있는 방법이 뭐가 있을까? 엄마로 산다는 것은 아이와 같이 성장하는 것이라 들었다. 나는 지금 6년 차 엄마이다. 앞으로 어떤 엄마로 살아가야 할지 생각해봤다. ‘친구같이 대화하고 싶은 엄마’가 되고 싶다. 딸의 인생에서 가장 멋지게 살고 있는 엄마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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