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크숍

소소한 목적을 위한 워크숍

by 이권수

입사한 지 벌써 넉 달이 되었다.

나름 쉼 없이 달려왔다.

대기업에 오면 좋은 워라밸을 누릴 거라 생각했는데

내 탓인지, 회사 탓인지...

나의 워라밸은 나아지지 않았다.


새롭게 주니어 개발자들이 들어왔다.

DevOps는 처음이었지만 다들 배움이 빨랐다.

그들에게 업무를 나눠주다 보니 혼자서 생각할 시간이 늘어났다.

이제야 조금씩 워라밸을 누릴 수 있겠다는 희망이 생겼다.


젊은 피가 수혈되어서 그런지 팀 분위기도 많이 활발해졌다.

딱딱한 업무 얘기 말고, 최신 트렌드나 생활 꿀팁 등 다양한 주제로 대화가 오갔다.

그래도 아직 어색한 사람들이 있었다.

서로 잘 모르기도 하고, 업무가 익숙하지 않은 탓인 듯했다.



우연한 기회에 워크숍을 가게 되었다.

소정의 지원금을 받아서 갈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인천 대부도에 좋은 펜션을 하나 빌렸다.

펜션에는 족구, 탁구, 당구, 배드민턴 등을 즐길 수 있는 시설을 갖추고 있었다.

고전 오락기를 통해 잠시 옛 추억에 잠길 수도 있었다.


단합을 위해 다 같이 스포츠를 하기로 결정했다.

스포츠는 역시 벌칙이 걸려야 재미있는 법.

15인분 설거지가 걸린 운명의 족구를 시작했다.


팀원들의 족구 실력은 박빙이었다.

누가 누가 더 못하는지 보여주듯 몸개그가 난무했다.

개그콘서트보다 더 웃긴 족구 경기는 처음이었다.

누군가의 기상천회한 실수와 말도 안 되는 헛발질에 웃음이 끊이질 않았다.


코미디 쇼가 끝나고, 다 같이 오순도순 모여 저녁을 먹었다.

숙련된 요리사의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다들 이야기 꽃을 피웠다.

식사를 마치고 나서는 삼삼오오 모여 다양한 활동을 했다.

우리 팀의 즐거운 워크숍은 새벽이 지나도록 끝나지 않았다.



이번 워크숍의 목적은 하나였다.


서로 친해지는 것


우리 팀은 기존의 틀을 깨는 일을 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업무의 범위가 넓고, 하는 일이 고되다.

일을 하다 보면 프로세스의 벽에 부딪힐 때도 있고, 사람과 갈등을 빚을 때도 있다.

대기업 특성상 이러한 어려움이 길게 지속될 수 있다.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격언이 있다.

포기하지 않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야 한다.

혼자서는 지치기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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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언젠가는 벽에 부딪힐 것이다.

공부량과 업무가 턱 밑까지 차올라서 소화가 안되고 숨이 막히는 느낌을 받을지 모른다.

이때 포기하지 않게 손을 잡아줄 수 있는 사람은 팀원들밖에 없다.

서로를 믿고 의지하면 분명 벽은 뚫린다.


이번 워크숍을 통해서 다들 평소보다 서로의 이름을 많이 불렀을 것이다.

그거 하나면 족하다.

그거 하나면, 이번 워크숍의 목적은 달성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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