긍정-부정-긍정 피드백

좋은 피드백 주는 법을 배우고 있습니다.

by 이권수

신입사원일 때 나는 영원히 개발자가 되고 싶었다.

코드를 작성하는 게 세상에서 제일 재밌었고, 기술 도서를 읽는 게 삶의 낙이었다.

언젠가 옆팀 팀장님과 이야기하던 중 내가 그런 이야기를 한 적이 있었다.


"저는 팀장이나 매니저는 절대 안 할 거예요"


그렇게 3년이 지나고, 어느덧 4년 차가 되었다.

나는 우연인 듯 우연 아닌 기회로 스타트업에서 대기업으로 이직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번에 이직하면서 내가 꼭 하고 싶었던 것은 팀을 이끌어보는 것이었다.


4년 차가 팀을 이끌어 나간다니...

보통 대기업이라면 흔히 보기 힘든 상황일 것이다.

주변에 물어보면 10년 차에 막내인 사람들도 꽤나 많다고 하는 상황이니 예외적인 상황임은 확실하다.


하지만 상관없었다.


나는 이전 회사들을 다니면서 좋은 리더들을 만났고, 그들에게 리더십을 배웠다.

1 on 1도 많이 하고, 리더십에 관한 책도 자주 읽곤 했다.

무엇보다도, 바로 옆에 귀감이 될 수 있는 리더가 있기에 무너지더라도 다시 일어날 수 있다는 믿음이 있었다.


팀원들과는 자주 1 on 1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일주일에 최소 1번은 하려고 한다.

그때마다 팀원들의 이야기를 들으려고 노력했고, 좋은 피드백을 주고 싶었다.


그런데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

주고 싶은 피드백은 명확한데, 막상 말하려니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들었다.



"혹시나 상처받으면 어떡하지?"

"내가 너무 오버하는 건 아닌가?"

"괜히 말했다가 어색해지면 어쩌지?"


몰려오는 걱정들을 티 내고 싶지 않아서 계속 말을 돌리고 돌렸다.

그러다 보니 했던 말을 계속 반복하고 또 반복했다.

막상 하고 싶은 얘기는 제대로 못하고 겉도는 이야기만 30분 내내 한 적도 몇 번 있었다.


그래도 리더라면 피드백은 주어야 하지 않겠나!

나는 결국 직설적으로 피드백을 주기로 마음먹었다.


그나마 덜 상처받을 것 같은 사람에게 몇 번 피드백을 직구로 날렸다.

반응은 크게 나쁘지 않았던 것 같은데, 뭔가 내심 미안했다.

인간은 이기적인 동물이라고 했던가.

미안한 마음을 위로하기 위해서 나는 합리화를 하기 시작했다.


리더로서 방향성을 제시해줘야 하니 당연한 절차였다고...


그러다가 얼마 전에 우연한 기회에 유튜버 분이 강연하는 것을 들었다.

처음 리더십을 공부할 때 유튜브에서 자주 보던 분이었는데, 우연히 직강을 듣게 되었다.


이번 강연의 주제는 대화하는 방법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이었다.

전문가로서 어떻게 대화해야 하는지에 대해 많은 방법과 예시들을 소개해주셨다.


그중 긍정-부정-긍정 대화법이 가장 기억이 남았다.

내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라는 생각했기 때문이다.


긍정-부정-긍정 대화법은 처음 말하는 내용이 영향력이 크고 초두효과와 마지막에 말하는 내용이 기억에 남는다는 최신효과를 활용한 대화법이다.

즉, 말하고자 하는 부정적인 피드백 앞/뒤로 긍정적인 말을 섞어 부정적인 피드백이 돋보이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예컨대, 팀원에게 "일할 때 너무 시끄러운 것 같아요"와 같은 피드백을 준다고 하자.

그러면 앞/뒤에 팀원을 칭찬과 격려/대안의 말을 붙여주는 것이다.



"OOO님은 협업에 능하시고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많이 주시는 것 같아요. 저도 많은 도움 받고 있습니다!" (초두효과)

"업무 중에 지나치게 시끄럽게 하면 다른 분들에게 피해가 갈 수 있으니 조금 소리를 낮추셨으면 해요" (피드백)

"하고 싶은 말이 있는데 말이 길어질 것 같다면, 잠시 자리를 이동해서 여유롭게 이야기해 보면 어떨까요?"(격려와 대안 제시)


막상 쉬울 것 같지만 앞/뒤 중 하나라도 제대로 하기 어렵다.

어떤 방식이건 진심이 아닌 말을 하면 오히려 효과가 반감될 수도 있기 때문에, 방식에만 초점을 맞춰서는 안 될 것 같다.

하지만 긍정-부정-긍정의 대화 프레임을 머릿속에 기억하고 있다면, 순간의 기지를 발휘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예전에 유튜브에서도 같은 내용을 본 적이 있는데, 이런 고민을 하지 않았었던지라 무심코 넘어갔던 것 같다.

앞으로 많이 시도해보고 싶은 내용인 만큼 유튜브 영상을 자주자주 봐야겠다.

출처: 희렌최널(https://youtu.be/h0mCrZtCmY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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