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판 독서모임 회원 인터뷰 : 『어른의 한자력』신동욱 작가
동욱 님, 안녕하세요! 『어른의 한자력』 출간을 축하드립니다. 출간 기념 인터뷰가 되었네요.^^ 성장판 식구들이 동욱 님에 대해 궁금한 게 많아요. 그럼 질문을 드려볼게요.
안녕하세요? 성장판 회원 여러분 만나서 반갑습니다. 저는 선아 님이 이끄시는 강남 발제독서모임에서 활동하고 있는 신동욱이라고 합니다. 평범한 직장인이고, 회사에서 재무업무를 담당하며 먹고 살고 있습니다.
지금 한창 기말감사를 대응 중이고, 주주총회와 이사회 준비 등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등등의 이유로 1분기 독서모임에 참여 못해서 죄송합니다. 2분기 때는 꼭 뵐께요! ㅠㅠ)
회사 일을 하지 않는 시간에는 주로 글을 쓰면서 시간을 보냅니다. 저의 대학 시절 전공은 국사학과였고 그만큼 한국사에 관심이 많습니다.
2019년에 제 첫 번째 책 『조선 직장인 열전』이 나왔고, 2021년에 『그래서 역사가 필요해』, 그리고 최근에 『어른의 한자력』을 출간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한자들이 무척 많은데,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 3개로 표현해 볼게요.
첫 번째, ‘正’(바를 정)입니다. 正이란 선(一)을 넘지 않고 그치는 것(止)을 의미합니다. 사람이라면 마땅히 지켜야 할 것, 내 실력 이상의 것을 함부로 탐내지 말아야 할 것, 내 욕심을 위해 타인의 고통에 무감각하지 말 것 등을 말합니다.
차선을 넘으며 과속하면 교통사고가 나듯, 함부로 선을 넘는 것은 항상 주의해야 합니다.
두 번째, ‘文’(글월 문)입니다. 文이란 한자는 원래 신체에 문신을 새기던 것에서 유래된 한자입니다. 글을 쓴다는 것은 몸에 문신을 새기는 것과 비슷하다고 봅니다. 그 과정도 고통스럽지만 그렇게 완성된 글도, 새겨진 문신도 좀처럼 사라지거나 지워지지 않습니다. 그것은 곧 제가 쓰는 글과 저의 삶이 일치해야 함을 의미합니다.
그렇기에 글을 쓴다는 것은 매우 두렵고 진지한 마음으로 임해야 한다고 늘 마음에 새깁니다. 앞으로 작가로 살아가고자 하는 꿈이 있기에, 제 몸에 문신을 새기듯 제가 꿈꾸며 살아가는 삶과 일치하는 글을 쓰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步’(걸을 보)입니다. 멈추다는 뜻을 가진 ‘止’(그칠 지) 두 개가 아래위로 합해져 만들어진 한자입니다. 걸어간다는 것은 비록 빠르지는 않을지언정, 멈출 듯(止) 멈출 듯(止) 하면서도 멈추지 않고 계속 앞으로 나아감을 의미합니다.
저는 남들보다 그리 빠른 사람은 아니지만, 가고자 하는 목표를 향해 저에게 주어진 길을 따라 멈추지 않고 꾸준히 계속 앞으로 걸어가고 싶습니다.
독서를 해도 읽는 그 순간일 뿐 제대로 잘 남지 않는 게 좀 답답했습니다. 그러다 신정철 작가님의 『메모독서법』을 읽게 되었고, 거기서 성장판 독서모임을 알게 되어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이때 신정철 작가님을 알게 되었는데, 마침 저의 첫 책도 이때쯤 나오게 되어 여러 조언을 구했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그때가 벌써 4년 전 일이네요.^^ 매분기마다 참여하지는 못했지만 강남 발제독서모임에 함께 했고, 역사를 주제로 한 주제독서모임을 이끌기도 했습니다.
지금 직장인으로 살고 있지만 언젠가는 회사에서 나와야 할 날이 올 것이라 생각해요. 그 순간이 타의가 아닌 자의에 따른 것이기를 바랍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퇴직 이후에도 꾸준히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야겠다 생각했고, 그 선택으로 책쓰기를 시작했습니다. 미래를 위해 지금 저의 시간 일부를 투자한 것이 책쓰기인 셈입니다.
기혼 직장인이 직장을 다니면서 책을 쓴다는 건 사실 쉬운 일이 아닙니다. 평일에는 당연히 회사 일에 집중해야 합니다. 특히 저는 업무강도가 높은 편인 재무를 업으로 하고 있기에 글 쓸 시간이 주로 주말밖에 나지 않습니다. 최근 탈고한 원고는 일주일 중 토요일 하루를 다 바쳐 약 4개월간 몰입해서 썼습니다.
당연히 그 시간 동안은 저 혼자만의 글쓰는 시간을 보내느라 아내, 아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지 못합니다. 아내의 이해와 지지, 도움이 없이는 절대 불가능한 일인거죠. 그래서 저는 제가 쓰는 모든 책이 아내와의 공동 작품이라고 진심으로 여깁니다. 글을 계속 쓸 수 있는 에너지는 결국 저를 믿어주고 지지해주는 가족에게서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주로 직장인을 위한 자기계발 글에 관심이 많습니다. 직장생활을 하는 가운데 자연스럽게 느끼는 바가 많은데, 글감이 떠오를 때마다 SNS에 짧은 글로 남깁니다. 많은 사람들이 보는 SNS에 글을 남기면 미리 제 글에 대한 반응을 살펴볼 수도 있고, 좀 더 잘 써야겠다는 책임감도 생깁니다. 이렇게 쌓여진 글들 자체가 훌륭한 메모와 기록이 되기 때문에 나중에 책을 쓸 때 활용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짧은 글을 많이 써보는 게 글쓰기 실력 향상에 도움이 됩니다. 내 생각을 길고 장황하게 쓰는 것보다, 간결하고 힘있게 쓰는 것이 훨씬 더 어렵거든요. 짧게 쓰는 연습을 많이 해보다 보면, 긴 호흡이 필요한 글을 쓰는 필력도 자연스럽게 생긴다고 믿습니다.
저는 사실 책쓰기를 위한 목적으로 독서를 많이 하는 편은 아닙니다. 책쓰기는 우선 ‘나의 경험과 나의 생각’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여기거든요. 다만 내가 직접 겪는 경험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기에 독서의 도움이 반드시 필요한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책을 읽고 그 책의 내용에 따라 글을 쓰는 것보다는, 먼저 제 생각을 정리하고 그 생각을 뒷받침해주는 책의 내용을 찾아 근거를 보강하는 방식을 선호합니다. 그래서 평소에 읽고 싶은 책들을 두루두루 읽다가 제가 생각했던 글감에 어울리는 내용을 찾으면 그 부분을 인용해서 바로 글을 써보거나 최소한 메모로 남깁니다.
이렇게 나의 경험과 독서로부터 만들어진 글감이 최종 글쓰기로 이어지기까지의 과정에서 나만의 생각과 관점을 버무리는 ‘사색’이 정말 중요하다는 사실을 꼭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우리 역사 최전선』, 허동현,박노자, 푸른역사, 2003
한국사 근현대사의 인물과 사건을 주제로 보수주의자 역사학자와 진보주의자 역사학자가 흥미로운 논쟁을 합니다. 함께 논하는 역사 주제 자체도 흥미롭지만, 생각이 다르더라도 서로를 존중하는 자세로 소통하며 논쟁하는 자세가 좋은 귀감이 됩니다.
『백범일지』, 김구, 돌베개, 2005
치열했던 한국 근현대사 한복판을 살아내면서 역사를 써 내려갔던 김구 선생의 일대기를 읽다 보면, 우리의 삶과 역사는 결코 동떨어진 데 있지 않음을 깨닫게 됩니다.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 유시민, 생각의길, 2015
유시민 작가의 글을 매우 좋아합니다. 그의 문장은 보는 눈을 즐겁게 해주고, 저도 그런 글을 쓰고 싶습니다. 이 책을 통해 유시민 작가만의 글쓰기 비법을 배울 수 있습니다.
『디즈니만이 하는 것』, 로버트 아이거, 쌤앤파커스, 2020
10년 넘게 직장생활을 하다보니, 직장인을 위한 자기계발과 리더십에 관심이 많습니다. 최근에 읽은 이 책을 통해 임파워먼트 리더십이 무엇인지 제대로 배울 수 있었습니다.
『해동화식전』, 이재운, Humanist, 2019
조선시대에 ‘부자가 되라’를 외친 지식인이 있었습니다. 성리학이 절대적인 지배이념이었던 조선 시대에 이런 주장을 편다는 것은 분단된 대한민국에서 공산주의를 찬양하는 것이나 다름없는 무척 위험한 주장이었습니다.
모두가 안빈낙도(安貧樂道)가 옳다 여기며 'Yes'라고 말할 때 홀로 'No'라고 외쳤던 옛 지식인의 치열했던 고민을 읽으면서, 과연 나도 내 신념에 따라 그런 용기를 가질 수 있는 사람인가 곰곰이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책을 사랑하는 분들이 함께 모여있는 곳이라는 것만으로도 저에게 무척 편안하고 의미있는 모임인 것 같습니다. 책을 주제로 서로 발표도 하고 얘기를 나누며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곳이 있다는 것은 놀라운 행운인 것 같아요. 앞으로 좀 더 활발히 활동하면서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좋은 인연을 많이 만들고 싶습니다.
최근 경제가 많이 어려워지고 있으니, 가장으로서 안정적인 수입을 위해 회사일 열심히 하면서 회사 기둥을 잘 붙잡고 있어야 할 것 같고요, 그렇게 일하는 가운데에도 1년에 최소 1권의 책을 낸다는 목표로 꾸준히 책을 쓰고자 합니다.
저의 첫 번째 사이드 프로젝트가 ‘책쓰기’였다면, 두 번째 사이드 프로젝트는 ‘강의’입니다. 장차 작가로서 경제적 독립을 하려면 결국 강의를 많이 해야 할 텐데, 아직 제 강의 실력은 정말 부족하다고 느끼거든요.
올해에는 강의하는 법을 좀 더 제대로 배우고 강의 기회도 점차 많이 만들어보면서 실력을 쌓아보고 싶습니다. 올해가 진정한 파이어족으로 한발 다가서는 원년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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