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일기라고 거창하게 하고 싶지 않았다.
경영학부 졸업, 대기업, 대학원 사회복지학 석사, 다시 대기업, 이제는 어떻게 찾다 보니 지금의 영어를 가르치는 일에 이르기까지. 고민하고, 시도했고, 결심을 했고, 실패를 했고, 웃었고, 울었다.
수원에서 나고 자라, 서울, 포항, 다시 서울, 서산, 그리고 지금 현재 울산에 이르기까지. 물리적 이동, 일의 변화를 겪으며 계속 적응하고, 시도하고 있다.
지금 프리랜서로 영어과외를 하고 있는데, 사람들을 직접 만나고 교류하며 영어를 가르치고, 마음을 나누고, 실력을 쌓도록 돕는 일이 나에게 꽤나 잘 맞는 옷이라고 '이제는' 여긴다. 영어는 나에게 생계수단이 되어버렸는데, 단순한 생계수단이라기에는 나에게 훨씬 더 큰 의미를 갖는다.
영어를 할 때는, 내가 다른 나(another self), 제2의 자아가 되는 것 같았다. 그리고 나는 그런, '영어를 하는 나'가 좋았다. 영어 공부하는 것은 늘 즐거웠고, 영어로 다른 문화권의 친구들과 대화를 나누고 깊은 속얘기를 하는 것은 해방감과 짜릿함을 주었다.
영어를 평생 숙제로 생각하는, 영어를 잘하고 싶은 많은 분들과 이 감각을 공유하고 싶어서 약 1달 전에 인스타를 개설했다. 그리고 나의 슬로건은 '영어를 하는 나를 좋아하세요!'다.
온라인에 나의 부동산, 나의 공간을 차렸다면,
이제는 오프라인에, 실제로 나의 공간을 만들고 싶어졌다. 그리고 그 기록을 이곳에 남기고자 한다.
나는 기록을 좋아하기 때문이며, 나의 아이디어와 잔상, 순간의 기분을 오롯이 담아보고 싶었다. 그래서 1 문장일 때도 있고, 2-3 문장 이상이 넘어갈 때도 있다. 부담 갖지 않고 기록하고 싶었다. 그리고 이 아이디어는 터틀넥프레스라는 1인 출판사를 운영하시는, 김보희 대표님의 '사업일기'라는 책에서 영감을 받았다. 나도, 가볍게, 조금씩 남기고 싶었다.
그렇다고, '창업일기'라고 하기에는 너무 거창한 것 같고, 사실 이러다가 창업을 하지 않을 수도 있어서.. '일단, 해보기로 했습니다'라는 매거진 제목으로, 글을 올려보기로 했다(핸드폰 메모장에 틈틈이 작성한 조각들이다.)
# 3/17 밤. 과외 학생의 집 앞에 도착했는데, 차에서 나가며 딱! ‘아, 이거 내가 판을 깔아야겠다. 날 위해서 창업해야겠다!’ 생각이 들었다.
# 3/18 제미나이와 '아온 영어라운지' 구상을 했다.
# 3/19 울산창조경제혁신센터에 전화했다. 이 자체도 얼마나 떨리던지.. 심장 붙잡아.. 근데 내가 명확하게 말을 못 한 걸까? 담당자분이 자꾸 되물으셔서 더 떨렸다.
# 3/20 원스톱서비스에서 전화 왔다. 여러 정보를 주셨고, 나에게 “대표님”이라고 하셨다. 헉!!!! 심장 쿵...
# 3/21 한드영어클럽 베타테스트 OT! 디스코드에서 한드영어클럽 사전모임하기! 테크니컬 한 문제로 너무 떨렸다. BTS 공연 끝나자마자 참여하느라 으악!! 공연하는데 내 마음도 같이 쪼이면서 떨렸다. 이런 역사적인 날에 사전모임을 하다니.. 실제로 멤버들을 만나 뵙게 되어 정말 기뻤고, 신났고, 재밌었고, 참여하는 분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 시간 30분 딱 맞춰서 끝낸 것도 너무너무 뿌듯하다! 재밌게 지속할 수 있었으면 한다!
(추가: 디스코드라는 앱에서 '파인더스클럽'에 참여하고 있다. 프리랜서로 다른 분들은 어찌 살아가는지 궁금해서 가입하게 된 온라인 클럽이고, 그곳에서 용기를 내어 챌린지를 열었다.)
# 3/22 예비창업패키지 사업계획서를 썼다. 쓰다 보니, 결과에 상관없이 내가 구상하는 아온영어라운지의 그림이 더 구체화되는 느낌이다.
# 3/23 프리랜서는 ‘외로움’이라는 숙명과도 같은 친구를 만난다. 꽤나 묵직한 친구다. 프리랜서의 어려움이 없을 거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았지만, 이런 류의 어려움이 있을 거라고는 전혀 생각해보지 않았다. 그리고 그 외로움은 내가 온라인상에서 타인들과 연결되고 싶은 마음, 챌린지로 확장되고 있다. 울산의 독도로독도 내가 ‘여둘톡’을 듣는 톡토로들과 대면으로 연결되어 느슨하게 이어지고 싶었기 때문에 연 것이었다. 나의 '아온라운지'도, 타인들과 접점이 있었으면 해서 구상하고 있다.
# 3/24 파워잉글리시(아침루틴)를 끝내자마자 예비창업패키지(예창패) 작성을 열심히 했다. 공공기관 제출 서류다 보니 형식을 고려하며 다듬었다. 10년 전의 나는 ‘이깟 형식이 뭐가 중요해’라며 형식을 꽤나 무시하곤 했었는데, 그래도 10년간 팀플/회사/대학원을 거치며 훈련이 되긴 했나 보다. 형식은 꽤 중요하다. 그 일을 오랜만에 하려니.. 꽤 지루하고.. 눈알이 조금 아팠다.. 그리고 보고서 수정은 끝이 없다... 어느 정도에서 멈출 줄 아는 의지! 를 발현하며 작성마무리!
# 3/25 원래 예비창업패키지 사업계획서 작성이 어제까지 인지라, 서둘러 작성했는데 기술적인 문제로 목요일까지 미뤄졌다고 한다. 한숨 돌렸고, 오늘 진짜로 제출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