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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혜영 Aug 18. 2024

대면 인터뷰를 하다(1탄)

지학사 콘텐츠, '선생님의 B면' 인터뷰


대면 인터뷰가 잡혔다.

처음 인터뷰 의뢰 메일을 확인했을 때, 의뢰인을 확인하고 깜짝 놀랐다. 인터뷰어가 프리랜서 에디터이자, 브런치 이웃 작가님이신 '홍밀밀'님이셨기 때문이다('홍밀밀'은 작가님의 브런치 필명입니다).


홍밀밀님은 내가 브런치에 글을 쓰던 초반에 글에 흐르는 범상치 않은 글솜씨와 활약상(?)에 반해 구독했던 브런치 작가다. 가끔 오마이뉴스에 생활문을 송고하거나 의뢰받는 시민기자로서, 전오마이뉴스 취재, 편집 기자라는 그녀이력에 절로 친근감이 느껴졌다. 현재 오마이뉴스 편집 기자님과의 사석에서 홍밀밀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 적도 있었다. 그녀가 사회 각계각층의 인물들을 인터뷰하고 그 뒷이야기를 엮은 매거진의 글들에서는 취재 기자의 생생한 삶을 엿볼 수 있었다. 그런데 그런 분에게 인터뷰를 의뢰받을 줄이야!



인터뷰어 이전에 동경하던 브런치 작가님


일과 육아 사이에서 균형감을 찾으려고 애쓰그녀의 글을 보면 내가 그맘때 가졌었던 비슷한 고민들이 고스란히 떠올라서 코끝이 시큰했다. 다양한 글쓰기 콘텐츠를 기획하고 운영하 그녀의 적극적인 활약상을 글로 보며 그녀가 얼마나 자신의 일을 사랑하는지 느낄 수 있었다. 아이를 키우며 어떻게 렇게 많은 일들을 기획하고 해낼 수 있는지... 그저 놀랍기만 했다. 실제로 그녀가 운영하는 글쓰기 콘텐츠에 참여하고 싶어서 내 일정을 꼼꼼히 살펴본 적이 있었던 건 안 비밀.


그녀가 연재했던 '나를 키운 여자들' 매거진에 실린 글은 거의 빼놓지 않고 읽었다. 영화 속에 등장한 소위 '광적인' 여성 캐릭터를 탐구하며 여성으로서의 자신과 연결 지어 삶의 통찰을 끌어내는 그녀의 글들은 늘 내 속을 후련하게 했다. 때로는 나도 즐겨봤던 영화와 캐릭터를 만나면 그녀와의 내적 친밀감이  높아졌다. 이 매거진의 글들이 나중에 매거진과 같은 제목의 책으로 출간되었을 때 냉큼 사서 읽었으니, 이쯤 되면 난 홍밀밀 작가님의 스토킹 독자라 해도 무방하지 않을까. 

 이런 내게 "선생님께서 9월호 인터뷰이로 참여해 주실 수 있을까 해서 연락을 드렸어요."라는 그녀메일은 얼마나 가슴 떨리던 일인지.



지학사의 콘텐츠, 선생님의 B면이란


그녀는 현재, 교육기업 '지학사'에서 '선생님의 B면'이라는 인터뷰 콘텐츠 시리즈를 진행하고 있다고 .


<선생님의 B면>은 지학사에서 초등 / 중·고등학교 선생님들을 대상으로 제작하고 있는 인터뷰 콘텐츠입니다. '선생님의 B면을 탐구하다'라는 콘셉트로 기획되었으며, 교사라는 직업뿐만 아니라 그 이면(B면)에 있는 여러 가지 삶의 이야기를 같은 선생님들과 일반 독자들을 대상으로 공유하고자 기획되었습니다. 인터뷰는 텍스트로 발행됩니다. 아래 링크에 들어가시면 지금까지 발행된 인터뷰를 보실 수 있습니다.

'선생님의 B면' 홈페이지 https://tsolutioninterview.imweb.me/


 '지학사'는 교과서 때문에 익히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가 이렇게 자세하게 안내해 주지 않았다면 지학사에 이런 콘텐츠가 있는 줄도 몰랐을 것이다.


들어가서 몇몇 선생님들의 인터뷰 내용을 살펴보니 다들 너무 대단한 분들이었다. 이미 인터뷰가 실린 분들은 뭔가 교육 분야에서 큰 업적을 쌓으신 선생님들의 이야기였다.

이런 콘텐츠에 내 인터뷰가 실린다고? 기쁨보다 걱정이 앞섰다. 그저 평범하기만 한 교사인 내가 무슨 특별한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

인터뷰어로서 그녀는 다음과 같은 내용을 싣고 싶다고 했다.


8년 동안 초등학교 2학년 담임을 해온 경험을 바탕으로 책을 내기도 하셨고, 최근 '서이초 사건' 1주기를 맞이하여 <어쩌면 다정한 학교>라는 책을 출간하셨는데요.
서이초 사건 이후 학교 안에서 '편 가르기'나 '날 선 목소리'가 아니라 어떻게 '서로를 향한 이해'가 가능할지 중견교사의 따뜻한 시선으로 인터뷰에서 이야기 들려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8년간 초등학교 2학년 담임을 했던 경험 그리고 이번에 출간하신 책 이야기를 인터뷰에서 주로 다루고자 합니다.


인터뷰 전날 밤 잠이 오지 않았다. 작년에 어린이의 문장 출간 후, 전화 인터뷰나 서면 인터뷰는 해봤지만, 대면 인터뷰는 처음이었다. 부끄럽거나 당황하면 얼굴이 금세 목까지 빨개지는 내가 평소 스토킹(?) 하던 작가와의 인터뷰를 무사히 마칠 수 있을지... 생각만 해도 심장이 쿵쾅거렸다. 

사전 질문지를 이틀 전에 보내주신다고 하셨는데, 하필이면 인터뷰 약속이 잡힌 날 직전 이틀 동안 시댁에 다녀오기로 먼저 일정잡혀 있었다. 개학을 앞두고 미룰 수도 없었다.


아, 난 출판 후 중요한 일이 생기면 왜 꼭 시댁 행사와 겹치는 것일까?(작년에 공저 지금 당신이 글을 써야 하는 이유출간 후, 시어머니 팔순 행사가 미리 잡혀 있어서 첫 공저자 강연회에  참여하지 못했었) 글 쓴답시고 많아야 일 년에 한, 두 번 있는 시댁 행사에 참여하지 않는 건 하나밖에 없는 며느리에게 무한정 사랑을 퍼주시는 시어머니에 대한 예의가 아니었다. 아무래도 전업 작가가 아니다 보니 드는 핑계일지도 모르겠지만.


인터뷰 전날 시댁에서 돌아와 늦은 저녁에야 그녀가 보내준 인터뷰 질문지를 확인했다. 질문이 꽤 많았다. 누군가 갑자기 묻는다면 중언부언하다 집에 돌아와서 이불킥 할 만한 질문들로 빼곡했다. 역시 베테랑 인터뷰어는 질문지 한 장만으로도 전문성을 확실히 드러냈다. 


질문지에 답을 작성해 나갔다. 인터뷰에서 당황하지 않으려면 대략적으로라도 입말을 활자화해 두는 게 안전하다. 그런데 구어로는 금방 끝날 말도 활자화하다 보면  쓸데없이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것은 치명적인 단점. 질문지 반도 못 채웠는데 새벽 2시가 가까워 오고 있었다.

'어우, 그냥 자야겠다.' 하고 얼굴을 들었다가 화장대 거울에 비친 내 모습에 화들짝 놀랐다. 답변 작성에 몰두하느라 인터뷰 때 조금이라도 예쁘게 찍히고 싶어 얼굴에 붙여 둔 마스크팩을 깜빡 잊고 있었던 것이다. 마스크팩이 꼬들꼬들 마른 채 얼굴에 간당간당 붙어 있었다. 혹 떼려다 혹 붙인 격. 주름 좀 가려보려고 했던 건데, 흑.


인터뷰 약속 시간은 다음 날 오후 2시. 얼굴은 망했어도 멘탈이라도 멀쩡하려면 서둘러 자야 했다. 남은 건 다음 날 오전에 해치우기로 하고 잠자리에 들었다.

얼른 잠이 지 않았다. 아, 나 내일 무사히 인터뷰 마칠 수 있을까? 이리저리 몸을 척이다 언제 잠이 들었는지 모르겠다. 꿈에서 누가 자꾸만 나를 불렀다. 얼굴 주름도 못 살렸는데 그냥 잠이라도 푹 자야 다음날 화장이 먹힐 텐데... 설상가상 열대야와 열대야보다 뜨거운 갱년기 체온은 내게 숙면을 허락하지 않기로 작정한 모양이었다.


참, 나이 들어하는 인터뷰는 여러 가지로 쉽지 않다.   



저 이런 상태로 다음 날 대면 인터뷰 잘 마쳤을까요? 인터뷰 2탄은 지학사 콘텐츠, '선생님의 B면'에 발행되는 9월 초 즈음, 긴장 백배 인터뷰 당일의 현장 이야기와 함께 다시 찾아올게요. 인터뷰어와 함께 오신 사진작가님의 깜짝 놀랄 이력도 기대해 주세요. :)


인터뷰 관련 제 출간 책은 아래와 같습니다.


<어쩌면 다정한 학교>


<어린이의 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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