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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일일일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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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외과의사X Feb 07. 2021

일일일생 一日一生

1.

무엇이든 첫 시작은 어렵다.
잘하려고 하니까. 첫 글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Done is better than perfect."
올해 결심한 것들을 그냥 예외 없이
꾸준히 해보기로 했다.

일일일생.
하루가 하나의 인생이라는 말이다.
새아침에 깨서 저녁에 지쳐 잠드는 것은
한 사람이 경험하는 또 한번의 작은 탄생이고 죽음이다.
그러니 오늘 하루가 인생의 축소판이라 생각하고
경외와 감사함으로 살라는 것.

우찌무라 간조와 유영모 선생님
두 분다 하셨던  말씀인데
새로운 시작을 앞두고 마음에 새겨둔다.


2.

미라클 모닝, 세줄일기 등 인생을 바꾼 이야기들이
블로그, 유튜브, 페이스북 등 각종 SNS에 가득하다.
그분들은 자신의 인생에서 무엇이 달라졌다는 것일까.


'일과 육아에 치여 하루를 끌려다니기 

바빴던 사람들이 자신의 삶을 갈무리하여 

그 에너지로 많은 것을 이뤘구나'

그 변화의 이야기에 대부분은 공감 긍정하고
나 또한 내가 계획한 것들을 위한 시간이 필요하다 생각하면서도
마음 한편에서는 이런 물음이 올라온다.

'So what?’

사람과 삶의 근본적인 변화, 인식의 변화가
이런 활동들을 하는 것으로 가능한 것일까.
한 때 모든 것의 해결책으로 보였던 '긍정의 힘'이
'자기관리/습관관리의 힘' 같은 모습으로 옷을 갈아입고
우리 인생을 바꿀 수 있다고 속삭이며 
인기를 얻고 있는 것 같다.

그리고 이런 변화가 블로그, 유튜브 수익이 되고
그 변화를 이끄는 사람들이 결국 원하는 것은 
'네이버 인플루언서' '인기 유튜버' '멋진 파이프라인'

약간은 허무하고 씁쓸하다.

건강한 사회적 관계는 인간의 자연스러운 욕구다.
그 욕구를 컨트롤 하는 것은 인격의 깊이고
자신과 세상에 대한 올바른 이해이다.
그 이해의 깊이는 설익은 열매를 맺는 행위보다
삶에 치열히 뿌리 내리는 고독한 시간으로부터 온다.

영향력에 대한 강박을 부추기는 사회다.
자신의 인생을 노출시키고 selling 하고
거기에 기름을 붓는 현대인의 관음증까지.
조금 과한 것 같다.

'영향력'이 아닌 '본질'을 추구하겠다.
一日一生 을 의미 있고 기쁘게 살아내는데 
이 블로그를 담백하게 잘 활용해 보겠다.


2020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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