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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담을 Mar 07. 2020

등호(=) 패러독스

초중고 대학까지 무려 20년 가까이 배우는 게 바로 수학의 같기표 등호(等號)이다. 영국의 수학자인 로버트 레코드가 1557년에 처음 사용했다고 한다. 무려 1300여 년간 전 세계 학생들이 수학에서 등호를 사용하고 배워온 것이다. 치열한 등호의 역사이다.

학창 시절 수포자라서 수학의 원리는 잘 모르지만 결국 수학은 등호(等號) 전쟁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집합부터 각종 방정식, 지수, 함수, 미적분, 통계까지 온통 좌우가 같아야 하는 등호(等號) 전쟁이다. 수학에서 좌우가 같지 않으면 틀린 것이다. 좌우가 같으면 참이 되는 것이고, 틀리면 거짓이 되는 것이다. 수학의 거짓은 단지 다르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것이 순위 경쟁에서는 더 이상 다른 것이 아니다. 틀린 것이 되는 것이다. 틀리다는 잘못된 것이 된다.

대학 졸업 후 사회 생활에서 과연 좌우 양측이 똑 같이 등호가 되는 경우가 있는지 곰곰이 생각해본다. 인간 관계에서 양자가 동일한 경우는 또한 있는지 생각해 보게 된다. 아주 극단적으로 이성적이고 논리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인간사의 대부분은 수학과 달리 양측이 다른 경우이다. 그게 세상살이다.

성장기 20여 년 치열하게 등가를 추구하며 배워온 등호의 학습이 막상 실생활에서는 등호를 추구할 수 없다는 것은 인생의 역설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매번 인간사 이해관계에서 등호를 따진다면 정상적인 사회생활이 불가할 것이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원만한 관계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결국 등호의 원리가 적용되는 것이 인간 살 이이다. 한쪽이 일방적으로 주기나 받기만 하는 관계는 설령 부모 자식간이이라 할지라도 그 끝은 아름답지 못하다. 이 또한 종국의 등호 패러독스가 작동하게 된다. 우리 삶은 같지만 같지 않고, 다르지만 다르지 않은 등호 패러독스이다.


#등호     #수학     #인생 패러독스     #패러독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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