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련됨이 우리를 구원할 거야
탄핵가결 순간 울리던 "다시 만난 세계"
" 누군가를, 어떤 것에 끌리는 나의 마음에 응답하겠다고 <다짐하는 것>이다. 팬이 된다는 것은, 사랑하는 <일>이다. 순도 높은 자기애 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것이 모든 것의 시작점이야 하지 아닐까."
(임금체불로 망해버리고 말았지만.).. 잡지사 The fan의 창간호에서 쓴 구절이다. 28살 설익은 질문에, 늦은 답을 더한다..
마음의 끌림을 따르는 것으로부터, 어떻게든 숨길 수 없는 그것을 드러냄으로... 취향을 가진 존재가 되고. <취향을 드러내는 용기>로 인해 더 많은 질문에 맞선다.
그렇게 다름을 아는 것은, 구별을 한다는 것은... 판단력을 가진다는 뜻이며. 판단을 위한 정교한 내적 대화 속에서, 차이를 구분하고 수용하는 세련됨이 훈련된다는 의미다.
세련됨은 무디고 거친 것을 빠르게 알아챈다. "폭력"에 민감하다. 그리고 궁극의 세련됨, 멋은... 사랑을 위해 <일>한다. 행동한다.
누군가, 무엇인가의. 팬이었다는 것. 그렇게 뜨거운 마음으로 사랑을 표현해 보았다는 것. 순수한 가치에 응답해 본 "성숙하고 세련된 팬들"이야말로 현대 민주주의가 추구하는 자유와, 질서, 권리를 추구할 줄 아는.. 민주 시민의 자질을 품은 게 아닐까.
김대중 선배님이 꿈꾸셨던 문화강국의 현실판..
세련됨이 폭력을 압도하는 순간이 바로, "다시 만난 세계"를 부르며 시위가 축제가 돼버린 오늘이었다. 멋짐이라는 게 폭발하였다.
...
사라져 간 이들이 사라진 것이 아님이 느껴졌다. 눈물은 노래가 되고 글이 되고 빛이 되었고 결국엔 읏음이 되었다.
세련되고 싶어 분투하다 흘러가버린 보잘것없는 나의 젊음조차, 헛되지 않았다는 위로를 받았다.
불을 끈 응원봉을 다시 소중히 가방에 넣어 돌아가는 사람들, 줄서서 지하철과 버스를 번갈아타고 집으로 돌아가는 이들의 미소띈 모습을 보며... 더 살아보고 싶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