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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형민 Jul 12. 2016

브런치에 작가 신청 하기

첫 번째 글 쓰기

 가끔 심심할 때. 이동할 때 카카오 톡 대화창에서 손가락을 왼쪽으로 쓱 밀어 본다. 항상 보던 유머글, 공감 글 등이 있지만, 주로 다음 카페에서 가져오는 글들이 많다 보니 편파적인 분위기의 글이 보이기도 한다. 그런 글 들은 나에게는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글 들이다.


 단순히 시간을 때우기엔 참 좋다. 그냥 보고 슥슥 넘길 수 있는 콘텐츠들이다. 전반적인 사회를 담아내진 않지만, 어느 정도 인터넷에서 현재 유행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등에 대한 정보도 겸사겸사 얻을 수 있다. 하지만 그뿐이고, 별로 도움이 되진 않는다.


 그러던 중 브런치를 보게 되었다. 재밌었다. 단순히 소비하기 쉬운 콘텐츠들만 봐 오다가 이런 콘텐츠를 보니 좀 놀랍기도 했다. 나는 IT계열의 동향, 분석이나 비즈니스 분석 등에 대한 관심이 있어서 브런치의 글들에 자연스럽게 빠져들게 되었다.


 그 글들 중에서는 전문적인 내용뿐 아니라, 단순한 자신의 도전기/감성적인 인생에 대한 회상 등도 포함되어 있었다. 하지만 단순히 일기장을 읽는 기분은 아니었다. 생각보다 괜찮은 느낌이었다. 평소에 자기 PR에 대한 방법 중 하나로 블로그 같은 것을 생각해 본 적은 있었으나, 관리가 불편할 것 같고 복잡할 것 같아 꺼려지던 나에겐 '나도 써볼까?'라는 생각을 자연스레 들게 만들었다.


작가 신청을 시도하다

작가 신청시 나오는 신청 이유

 글을 쓰려고 하니, 작가 신청을 해야 한다고 한다. 그런데 뭔가 자신감이 죽는다. 내가 쓰려고 한 글은 그렇게 대단한 게 아닌데. 대학원을 준비하는 학원 강사의 일상? 수학을 전공한 사람의 시선? 다른 사람들의 글은 뭔가 엄청나게 멋있고 대단해 보였는데, 나는 그런 글을 쓸 자신이 없다. 정확히는 없어졌다. 뭔가 쓰면 되겠지라고 생각했는데, 목차부터 대뜸 물어보니 '어... 음...'이라고 할 수밖에.


 하지만 뭔가 브런치는 끌렸다. 블로그는 복잡한 포스팅도 하지 않아도 되고, 중간중간 네이버 라인 캐릭터가 엄지 척하고 있는 이모티콘을 꼭 넣어 줘야만 할 것 같다. 서로 이웃 같은 것도 신경 써야 할 것도 같다. 손이 잘 가지 않는다. 하지만 브런치는 글만 쓰면 된다. 그렇다고 진짜 글만 쓰면 사람들이 아무도 안 보겠지마는, 그래도 기본 모티브는 새하얀 A4용지같이 보인다. 그래서 나는 브런치를 알게 된 지 약 이틀 만에 제대로 준비해서 작가 신청에 임하기로 마음먹었다.

 

 다행히도 미리 글을 쓰고 그 글을 보여주면서 작가 신청을 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고 한다. 그게 이 글이 작성된 이유이다. 어쩌면 아무도 보지 않을 글을, 나는 작성하고 있다. 만약 내가 브런치 작가에 선정된다면 사람들에게 '누구나 글을 쓸 수 있습니다.'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조금 노력하면서 쓰고 있다. 이렇게 쓰면 브런치 작가 선정팀에서 갸륵하구나, 하며 나를 선정해 줄지도.


글을 쓰다


시간마다 다르게 나올 것 같다. 지금은 새벽 4시


 글을 쓰려고 글쓰기 메뉴에 들어가니, 집중해서 글 쓰기 좋은 새벽이라고 나를 반겨준다. 우선 제목을 정하고 글을 써 내려간다. 기승전결을 갖추지 않고 일기를 쓰듯 써 본다. 이런 게 콘텐츠로서 가치가 있나, 싶지만 일단 써 본다. 만약 여러분이 이 글을 보고 있다면, 브런치 작가 선정 팀에서 나 같은 대학생이 새벽에 적은 이런 글 조차도 브런치에 걸릴 자격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생각하면 된다. 이번 글은 누구나 브런치에 도전하세요!라는 정도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보면 .


 글을 쓰려고 하니 뭔가 어색하다. 평소에 인터넷에 글을 많이 쓰는 타입도 아니었기에. 하지만 어느 정도 준비해서 작가가 되어 보겠다고 결심 한 이상 앞으로 익숙해져야 할 기분이다. 우선은 브런치에 글을 쓰기 시작하는 작가 지망생으로서 느끼는 기분을 글로 쓴다. 글을 쓰기 위해 작가가 되기 위해 글을 쓰는 것에 대한 글을 쓴다. 계속 써 내려 나간다.


앞으로의 계획


 앞으로 무슨 글을 쓸 지에 대해서도 생각해 본다. 나도 대학을 다니고 전공을 배웠기 때문에 나만의 전공/전문 지식이 있다. 하지만 나는 수학과다. 수학은 일반 사람들에게 전공 지식을 풀어내기에는 너무나도 어렵고 난해한 과목이다. 일상생활에 적용시키기도 쉽지 않다. 하지만 그 수학을 하는 사람의 이야기는 괜찮을 것도 같다. 대한민국에서 순수 학문하기. 뭔가 있어 보이는 제목이다. 이것 말고도 이것저것 생각해 본다.


 프로그래밍도 조금 할 줄 안다. 하지만 대놓고 IT에 대한 메뉴가 따로 분류되어 있는 브런치에서 나 같은 비 전공자의 취미생활수준의 지식은 감히 드러낼게 못된다. 학비를 벌기 위해 20개월 정도 학교를 다니면서 회사에서 파트 아르바이트를 했던 적이 있어 회사원의 이야기를 읽고 공감은 하지만, 그렇다고 내가 회사원들의 이야기를 써낼 정도는 아니다. 지금은 학원 강사로 생계와 학비를 충당하고 있다. 수학과 교직이수를 하면서 교육에 대한 생각이 많아졌는데, 학원 강사로 일하면서 그 생각이 다듬어지고 구체화되기도 했다. 그런 것들을 적어 내도 좋을 것 같다.


 결정했다. 내 맘대로 이렇게 써도 되는 건진 모르겠지만, 크게 두 가지 콘셉트를 잡기로 했다. 순수 자연과학을 공부하며 대학원 진학을 위해 공부하는 대학생. 수학과 교직이수를 마치고 학원 현장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학원 강사. 전자는 한국에서의 순수학문의 현주소에 집중할지, 혹은 대학원 진학 스토리에 집중할지 생각해 본다. 순수학문의 현주소는 내가 감당하기엔 너무 큰 주제이니, 가끔씩 생각을 정리해서 지루하지 않게 풀어내는 정도로 하고, 대학원 진학을 위해 진행되는 스토리를 1주에 한번 정도로 정리해서 쓰면 될 것 같다.

 학원 현장에서의 학원 강사는 지금 고등학생들에게 느끼는 솔직한 감정만 계속해서 적어 내도 소재는 충분할 것 같다. 교육 시스템에 대해서 논해 봐도 좋을 것 같다. 거기에 추가로 고등학교의 수학(어려운 과목으로 많이 치부되니까) 교육에 대한 고찰도 포함되어도 좋겠다.


 누가 읽을진 모르겠다. 나의 브랜드, 나의 가치가 곧 내가 쓰는 글인데, 사실 나는 수학 강사보단 수학 연구자가 되고 싶은 마음이 더 크다. 하지만 연구자로서의 나는 널리고 널린 학부 졸업생 중 하나지만, 강사로써의 나는 한 명의 사교육 최전선에 있는 자칭 유능한 실무자이다. 지향하는 나의 브랜드와 가치가 높은 글을 쓸 수 있는 분야가 다른 것은 조금 아쉽지만, 글을 쓴다는 그 행위 자체에서도 얻을 것이 많기 때문에 이 정도로 결정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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