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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날의 고양이

곁에 가고 싶은 마음과, 방해하고 싶지 않은 마음의 공존

by 도보방랑가 김근희


태풍이 남쪽에서 한바탕 하고 물러가는 시각

유난히 밝고 깨끗한 하늘과 포근했던 태양빛이

가을의 한 귀퉁이를 매만지고 있다는 사실을 확연히

알려주던 그 청량한 정오쯤,


볕을 쬐며, 가을을 만끽하는 고양이 한 마리

그리고 그 옆에

주저하는 나


곁에 머물고 싶은 나와, 그 휴식을 방해하고 싶지 않은 마음 가운데

그 중간의 경계에 머물러 셔터만 누르는

슈뢰딩거의 사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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