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에 걸친 또 다른 방황
길고 흰 구름의 나라에 살며, 30년에 걸친 또 다른 방황
대학을 졸업하고 군대에 갔다 오고 결혼을 하고 사회에 나와 취직도 하고 사업도 하다 보니 어느새 불혹(不惑)의 나이를 넘겼다. 하지만 나는 불혹(不惑)의 경지는커녕 철도 들지 못했다. 아내와 아이가 둘이 있는 가장으로 응당 생활을 걱정해야 했는데 그보다는 삶을 고민하고 있었다. 사춘기부터 그때까지 그리고 지금까지도 내 머릿속을 채우고 있는 화두는 항시 ‘삶이란 무엇인가’였다. 무엇인가 새로운 변화가 필요한 그때 큰 아이가 중학교를 졸업했고 작은 아이는 중학교에 들어갔다. 입시 위주의 한국의 교육을 못마땅하게 생각하고 있던 나는 아이들을 입시 지옥에서 구해주고 싶었다. 또한 새로운 나라에서 새 삶을 살며 새로운 방식으로 ‘삶에 대한 고민’을 풀어보고 싶었다.
가능하면 멀리 떠나고 싶었다. 그래서 선택한 나라가 뉴질랜드였다. 그곳 ‘길고 흰 구름의 나라’에서 30년을 살았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곳에서의 삶은 30년에 걸친 또 다른 방황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