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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준 Aug 22. 2022

나라는 우주

오늘 어떤 분에게 이런 말을 들었다. 은준씨는 좀 차분하고 앞에 막 나서기보다 주로 뒤에서 묵묵히 있는 성향이시잖아요. 한 2년 전 쯤이었나. 취미로 제과제빵 수업을 들을 때 같은 조 언니들은 내게 이런 말을 했다. 너 진짜 적극적이다~ 보면 항상 열심이야. 그 당시 선생님이 주로 반죽 기계랑 오븐을 조작해주시곤 하셨는데 나를 포함해 몇몇은 선생님이 조작하실때마다 옆에 가서 메모도 하고 유심히 지켜보며 밀가루를 가져다드린다던지 도와드릴 때가 많았다. 그 말을 들었던 그 날도 기계작동하는 걸 잘 배우고 싶어 선생님 곁에서 몇몇 분들과 눈을 동그랗게 뜨고 집중해서 지켜보던 날이었다.
대학 1학년 때 한 선배가 사람들 많이 있는 자리에서 여러 사람들이랑 웃고 있는 내게 말했다. 은준이는 진짜 밝고 활달한 것 같다~ 그러자 나와 싸이월드에서 자주 소통하던 친한 선배가 음, 아닌데 은준이 어두운 면도 많더라구 하고 말한 적이 있었다.

다 맞는 말이다. 어둡기도 하고 밝기도 하고 소극적이기도 하고 적극적일 때도 있고. 내 안에 여러가지 면이 있음을 알고 있지만 다른 이들의 입을 통해 종종 이렇게 확인하기도 하는 것 같다. 다 내가 가진 모습들. 나도 때론 헷갈린다. 어떤 게 진짜 내 모습인지. 나는 어떤 사람인지.
그런데 뭐랄까. 예전엔 나를 어떤 문장 하나로 정의내려보고 싶기도 하고, 내가 어떤 사람인지 찾고 싶었다. 지금은 잘 모르겠다. 참 다양하고 때론 설명하기 어렵도록 복합적인 내가 내 안에 있다. 복잡하면 복잡한대로, 다양한 모습 또 그대로, 이젠 그대로 두어도 괜찮을 것 같은 맘이 든다. 그 자체로, 그대로 나니까.
한 사람을 어떤 한 가지 면으로 규정할 수 있을까. 누군가 내게 너는 어떤 어떤 사람 같아, 하면 이젠 그저 네, 제게 그런 면이 있어요, 하고 대답한다. 그저 내 안에 나도 모를 우주, 그 우주의 다채로움을, 때론 알수없음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나의 그 작은 우주, 반짝이도록 가꾸어 가고싶다.

22. 4.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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