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풍날 같은 새벽
소풍날을 받아 놓은 아이처럼
잠을 설치고 눈을 비비고 일어난다.
모닝콜이 무색할 정도로 먼저 일어나
이불을 정리한다.
여행을 떠나는 3월 중순의 새벽 공기가
아직은 두꺼운 겉옷을 찾게 한다.
보온병에 담기는 온수를 챙기고
라테 믹스커피를 집어든다.
아파트 경비실앞 가로등만이 환하게
어둠을 밝히고 서 있다.
먼저 나가 자동차 시동을 켜놓고 있는
차 안으로 허락도없이 들어가 앉는다.
5시 출발,
도로 한가운데 이미 나온 차들이
앞을 가로질러 달려간다.
아직도 잠이 덜깬 주인을 닮은 자동차는
느릿느릿, 앞서가는 차들에게 길을 양보한다.
뿌연 안개가 앞을 가로 막는다.
빨간 불빛을 달고 가는 자동차 뒷모습이
흐릿하게 번져간다.
도착시간을 알리는 친절한 네비의
안내를 받으며 부지런히 달려간다.
아직 잠든 도시를 뒤로 한 채,
새벽의 길은 우리를 조금씩 여행 속으로
데려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