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티아고 말고
언제부터인가
사람과의 대화와
스스로에게 묻고 답하는 일이
허무하게만 느껴졌다
그 누구에게 물어봐도
책을 읽어도
유튜브를 봐도
그 어떤 일에도
남는 것은 허공에 맴도는 느낌이었다
그렇게 고립인지 고독인지
알 수 없는 세계에 살기 시작했다
주어진 일을 하고
하루하루 버티긴 하지만
왜 버텨야 하는지는 계속 알 수 없었고
답답함과 불안이 계속되었다
더 이상은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불현듯 요즘 우리나라 사람들이 답을 찾으러 간다는
산티아고 순례길이 떠올랐다
다들 무슨 고민들이 많은지
어려움을 겪는 많은 한국의 현대인들은
저 먼 나라까지 굳이 걸으려 가는 것일까?
갑자기 궁금해졌다
산티아고를 걷는 한국인은 2024년 통계에 의하면
세계 6위라고 한다
유럽을 뺀 나머지 국가에서 1위라는.......
어쩌면 한국에는 나랑 비슷한 상황에 놓인 사람들이
곳곳에 숨어있는 모양이다
그렇게 산티아고를 알아보던 중
그곳에는 사람이 많다는 느낌을 받았다
사람이 싫어 당분간 만남을 자제하고 싶은
나와 다르고,
무언가 에너지가 넘치는 나와 다른 결이 느껴졌다
여기저기 정보를 찾던 중
현대인의 친구 chat gpt에게 고민을 상담받고
‘노르웨이 순례길’ pilegrimsleden, St. olav's way 등으로 불리는 다른 순례길을 알았다
이곳은 한적하고 자연친화적이며
자신이 내면과 조용하게 만날 수 있어
나에게 추천한다는 것이
챗 지피티의 의견이었다
노르웨이? 생각지도 못한 나라의 등장에
사뭇 거리를 두고 생각하기 시작했다
‘저곳은 너무 멀어’
‘비싼 물가와 장시간 비행기 여행이 두려워’
‘무거운 배낭을 메고 걷기는 쉽지 않을 거야’
‘많은 돈 필요해’
등등
가지 말아야겠다는 핑계들이 여기저기서 쏟아졌다
그렇게 이유들을 찾아가던 중
공황이 또다시 찾아온 어느 날,
무작정 오슬로행 비행기를 끊어버린다
그것이 나의 여정이 시작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