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비행기에 몸을 싣었다
비행기 표를 무작정 끊어버렸지만,
어디서부터 시작을 해야 할지 막막했다
인터넷에 정보도
한두 가지 블로그의 소개글 정도였고
우리나라에서는 알려지지 않은 곳인 것 같았다
순례길을 검색하면 계속 산티아고만 나왔다
그나마 유튜브에 중년여성이 올린 탐방 영상하나와
홈페이지에 자세하게 나온 내용들이 도움이 되었다
홈페이지에는 지도는 물론이고
준비목록과 숙소 목록 마트 등의 편의시설 위치도
잘 안내되어 있었다
문제는 갈팡질팡하는 나의 마음이었다
하루에도 열 번씩 아니 백번씩
갈까? 가지 말까? 가? 말아? 를 묻곤 했다
비행기 취소 수수료가 비싸지 않았다면
나는 비행기를 타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수수료를 물기엔 본전 생각이 났다
날짜는 점점 다가오고
나도 모르게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산티아고를 다녀온 사람들의 구내목록을 참고하여
침낭, 배낭, 신발 등을 구매하고
필요한 물품을 챙겼다
컵라면, 전투식량 등의 비상식량도 넉넉히
챙겼다
그렇게 D-2일 전
물품을 종류별로 구분하고 가방 쌀 준비를 시작했다
간단히 정리한 후,
나머지는 내일의 나에게 미루었다
하지만, D-1
그동안 꾹꾹 눌러왔던 일들이 쏟아졌다
병원에 가서 상담을 하며 감정들이 터져 나왔고
두세 시간을 울었다
아직까지도 내게, 흘릴 눈물이 남아있는 것이
신기했다
병원을 다녀오는 길에는
여행이고 뭐고 다 소용없다
다 취소하자, 는 마음이었는데
새벽까지 울고 나니 오히려 마음이 가라앉았다
감정이 분출돼서 일까?
새벽 네시쯔음 못다 싼 가방에 물건들을
마구 쑤셔 넣고
8시 30분 비행기를 잡기 위해
공항 가는 버스에 몸을 싣었다
여기서 도저히 해결이 안 되는 문제들이니
어디 한 번 되는지 두고 보자는
는 심정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