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줄거리에 대하여
2008년도 미국에서 올라간 톰킷(작곡가) 브라이언 요키(작가)의 뮤지컬 '넥스트 투 노멀' (N2N) 뮤지컬은 2011년 한국 초연을 통해 상륙한 이후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는 작품이다. 그러나 나는 이 작품을 처음부터 좋아하지는 않았다.
2020년도 대학 연영과에서 올라온 극을 처음으로 보며, 별로라는 생각을 처음 했었다. 2022년도 한국 프로 무대를 보며 극의 전체적인 흐름을 파악하게 됐지만, 여전히 캐릭터들에 대해 애정을 가지진 못했다. 아빠 캐릭터는 답답했고, 딸 캐릭터는 찡찡대는 것이 싫었다. 엄마 캐릭터는 정신병 환자니 이해하고 넘어갔지만, 아들. 아들 캐릭터만큼은 보면서 너무나도 납득이 되지 않던 기억이 있다. 그래서일까 더더욱 알고 싶었다. 나만 이 극이 별로인 걸까? 왜 다들 극찬하는 뛰어난 작품으로 보는 걸까?
무언가를 싫어하려면 합당한 근거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난 정말 객관적으로 이 극이 별로라고 주장할 만한 합당한 이유가 있는 걸까?
그렇게 2025년도 여름, 직접 이 극을 영국의 웨스트엔드식으로 재해석한 N2N을 아마추어 배우로 참여하게 되었다. 대본을 처음 받아 수백 번 읽고, 유튜브에 올라와있는 해외의 수많은 N2N을 수십 편 넘게 보며 분석하였다. 많은 분석 글들도 찾아보았고 도움을 그보다 많이 받은 만큼 이 글도 누군가에게 N2N을 이해하고 나아가 연기 혹은 연출하는데 도움이 되고자 글을 써본다.
(이 분석은 개인적인 지식과 가치관이 많이 들어간 점을 미리 말씀드립니다)
1. 줄거리
2. 극의 전체 분석
2-1) 아들의 존재, 트라우마
2-2) 트라우마에 대한 반응
2-3) 의사와 치료
2-4) 주제
3. 영어 원문과 한국 번역 간의 비교 분석
겉으로는 평범해 보이는 굿맨 4인 가족. 이곳에는 과거의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엄마 다이애나, 쾌활하고 만사 걱정 없어 보이는 큰 아들, 어머니로부터 소외감을 느끼는 딸 나탈리, 흔들리는 가정을 바로 잡으려는 아빠 댄이 있다. 계속되는 댄의 노력에도 다이애나의 상처는 깊어만 가고 가족들은 힘들어한다. 그러나 그들은 평범한 가정을 지키기 위해서가 아닌, 서로의 상처를 진심으로 바라보기 시작하며 평범하지는 않아도 그 언저리에 있는 새로운 희망을 노래한다.
넥스트 투 노멀 시놉시스, 나무위키
(스포일러 주의)
다이애나와 댄 굿맨.
둘은 건축학과 대학생으로, 의도치 않은 임신의 결과로 야반도주한 후 결혼하여 아들을 낳았다.
둘 모두 애만 낳은 또 다른 애였고, 불의의 사고로 아들을 8개월 만에 잃게 된다.
이후 그 슬픔을 극복하기 위하여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노력하게 되는데, 그 노력 중 하나로 다른 아이, 딸, 나탈리 굿맨을 낳는다.
다이애나는 댄과 다르게 슬픔을 전혀 극복하지 못하는 못한다, 잃은 아들을 계속해서 보며 살아있다고 믿는 모습을 보인다.
댄은 그런 다이애나를 어떻게든 치료해서 좋아지게 만들려고 노력하지만 차도가 없다.
나탈리는 힘들어하며 클래식 연주로 대학에 합격해 집을 떠나기만을 기대하고 있다가 재즈를 좋아하는 헨리를 만나게 되나, 곧 자신의 집안 꼴을 헨리에게도 들키게 된다.
이런 상황 속에서 굿맨 가족에게 매든 박사가 등장한다.
약물 치료보다 심리 치료를 우선한 그로 인해 굿맨 가족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한다.
다이애나는 아들을 잊으려 시도하다가 결국 자살시도를 하여 ECT(Electro-convulsive Therapy, 전기충격요법)을 받은 후 과거 기억의 많은 부분을 잃어버린다.
댄은 자살시도를 한 아내의 흔적을 치우며 좌절하고, ECT 치료에 동의하며 과거보다 좋아질 것을 기대한다.
나탈리는 고대해 왔던 클래식 연주회와 입시를 가정환경 여파로 망치며 클럽 마약에 빠져 살게 된다.
결국 다이애나는 기억을 되찾지만, 그 과정에서 댄과의 갈등이 폭발하고 집을 떠나기로 결심한다.
댄은 다이애나가 떠나고 나서야 아들을 받아들인다.
나탈리는 헨리와 같이 다시 자기 삶을 붙잡을 수 있게 된다.
그렇게 모두는 평범하진 못하지만, 그 주변 어딘가에서 자신들만의 행복을 찾게 되며 막은 내린다.
"넥스트 투 노멀" 극을 본 사람들은 가장 많이 물어보는 질문은 '그러니까 아들은 뭐야? 유령인 거야? 아니면 다이애나의 환각인 거야?' 일 것이다.
개인적으로 극의 가장 핵심을 묻는 질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 답은 배우마다 연출마다 극마다 다르게 된다. 이에 대해 답을 내기보단, 답을 내기에 도움이 될 만한 분석을 적어보겠다.
20대 초반의 신혼부부가 잃은 아이. 그 존재의 상실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클 것이다. 그 충격은 교통사고, 전쟁, 자연재해와 비교해도 모자라다.
미친 9월 눈보라와 폭풍. 폭탄 테러, 신종 플루, 쓰나미
즉 그 사건은 가족에게 있어 'Trauma'다. 직역하면 외상이지만, 외상보다도 더 큰 상처를 남긴 정신적 충격은 '외상'이라는 단어만으로 표현할 수 없는 그 이상이다.
흔히 매체에 보이는 PTSD (Post traumatic stress disorder,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생각하면 이해하기 편하다. 전쟁을 겪은 군인은 전쟁이 끝났음에도, 전장이 아님에도 그 경험으로 인해 지속적으로 고통을 받는다. 실체가 없는 과거의 경험일 뿐이지만, 실체가 있는 존재처럼 당사자들에겐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그리고 이 트라우마는 당사자들에게만 문제가 아니다. 다시 한번 군인의 예시를 들어보자, 전쟁이 끝나 집에 돌아왔지만 PTSD로 인해 그 트라우마로 계속해서 고통받는다. 그 여파가 본인에게만 제한되지는 않는다. 발작처럼 찾아오는 증상들로 인해 주위 사람들, 친구들 그리고 가족들. 당사자와 가까울수록 트라우마의 더욱 큰 영향을 받게 된다.
다시 극으로 돌아와 보자. 아들을 잃은 트라우마를 겪은 댄과 다이애나. 직접적으로 정신병적 증상을 보이는 다이애나와 그 트라우마의 직간접적인 여파로 영향을 받고 있는 댄과 나탈리 그리고 넘어서는 헨리와 박사까지. 분명 트라우마는 실체가 없는 과거의 경험일 뿐인데,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굿맨 가족을 괴롭게 한다.
그렇다 N2N 극에서 아들은 트라우마의 의인화다.
날 봐도 절대 알 수 없지 그저 영혼인지 피와 살인지
나는 불길 난 불꽃 나는 파괴 난 소멸 또 욕망 아파봐
나는 꿈 당신 소원 가장 끔찍한 너의 악몽 넌 못 가
아들, 게이브의 대표 넘버이자 N2N 극의 간판 넘버 '난 살아있어'의 가사들을 보면 굉장히 표현이 과격하다. 분석 2편에서 영어 원문과 비교할 때 자세하게 다루겠지만, 원문과 한국어 표현 둘 모두 살아있음을 어필하는 인물치고 강한 단어들을 사용한다. 이는 게이브의 넘버들 가사에서 나타나는 공통점이기도 하다.
첫 넘버인 그저 또 다른 날
모두 내게 무릎 꿇게 될 순간
죽음이 날 정복할 때까지 데려와봐
2막의 첫 솔로 넘버인 Aftershock
영혼을 태우다 남은 커다란 흉터들
암세폰 잘랐지만 거길 안 채워놨어
심장이 튀어나와서 피 뿜지 않으니
악마를 몰아내고 찾은 잠깐의 휴식
그럼 이를 근거로 게이브는 트라우마라는 관점에서 마저 극의 분석을 해보겠다.
흔히 정신적인 충격을 받은 환자들이 겪는 감정들엔 5단계가 있다고 한다.
부정 분노 타협 우울 수용
재밌게도 N2N의 캐릭터들이 이 모든 단계를 다양하게 보여준다.
댄 굿맨을 예시로 보자.
그는 아들을 잃었던 사건을 완전히 잊은 듯 보인다. 그저 옛날에 있었던 아팠던 경험. 그 정도로 취급한다. 그 사건으로 인한 상처와 고통을 부정한다.
그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정상적인, 평범한 가정을 굳건히 지키는 것으로 그를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뜻대로 쉽게 되지는 않는다. 아내는 계속해서 맛이 가있고, 딸은 비협조적이며 딸의 남자친구는 불량해 보인다.
그는 통제되지 않는 이 상황에 분노하고 이윽고 아내가 자살 시도까지 하게 되자 좌절 및 우울해하는 모습을 보이고, 어떻게든 다양한 의사들을 만나서 다양한 치료와 약을 먹게 하는 등 타협을 통해 상황을 해결하려고 한다.
그리고 극의 최대 반전으로 극의 끝에 다다를수록 사실 그도 아들을 잊고 있지 않았음을 보여주고 결국 아들을 받아들여 상처를 수용한다.
수많은 대사와 가사들 속에 이런 감정들이 복합적으로 보인다.
부정
잘될 거야 다 여느 가족처럼 단란하게 함께 할 거야 [좋아질 거야 다]
자 모든 걸 다 좋게 기억해 [과거보다 행복한 과거]
분노
날 그냥 무심하다 탓하지만 바로 너야말로 날 몰라 [바로 나]
타협
우리 다시 시작해 보자, 파인 박사한테 전화할게.
우울
오 난 쉬고픈데 기댈 곳이 없어 혼자 세상 앞에 서는 것이 난 더 두려워 내 죽음은 단지 느릴 뿐
[니 곁을 지켰어]
수용
게이브, 내 아들 [바로 나 rep~빛]
다이애나도 트라우마의 직접적인 피해자로 댄과 같은 감정들의 홍수를 겪는다. 그러나 그녀의 표현 방식은 같은 감정임에도 다른 곳에서 출발해 다른 방향으로 표출된다.
그녀는 아들을 잃었던 사건 자체를 부정한다. 애초에 아들을 잃지 않았고 같이 살고 있다고 믿는다. 그리고 그것을 동의하지 않고 자신을 억지로 현실에 직면시키는 사람들에게 분노한다. 약과 치료를 먹기도 하고 아들의 물건을 정리하고 ECT까지 받는 등 현실에 타협하기도 하지만 기저의 우울감은 극 전체에 드러난다. 극의 끝에 가서 기억을 되찾고 그녀는 다시 한번 처음 트라우마를 겪었던 그 순간으로 돌아간다. 그리고 그녀는 더 이상 트라우마 사건 자체를 부정하지 않고 아픔을 받아들이며 수용한다.
같은 트라우마 사건을 겪었으나 두 캐릭터는 다른 방식으로 그 아픔을 안고 살아간다. 이러한 대조가 극을 더욱 깊이 있게 만들었다.
어디서부터 차이가 났는지를 간단하게 요약 분석해 본 바는 다음과 같다.
댄: 아들의 탄생과 죽음까지의 사건을 부정함.
다이애나: 아들의 죽음과 그 이후의 현실을 부정함.
즉 둘 모두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환자이다.
이에 대해 굉장히 도움을 많이 받았던 전문적인 분석글이 있어 첨부하겠다.
*정신과 전문의 선생님께서 적어주신 극의 분석글로, 다이애나와 극 중 의사들을 이해하는 데에 굉장히 큰 도움이 된다.
다이애나는 조울증, 제1형 양극성 장애로 소개된다.
물론 극에도 나왔듯이 진단명이란 여러 증상들을 묶어 이름을 붙인 것에 가깝다. 그녀는 조현병에 가까운 증상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Bipolar type 1 with psychotic features)
댄도 양극성 장애 혹은 우울증을 앓는 것으로 추정된다.
지속적인 우울삽화나 병적 증상들이 극에 장면으로 명확하게 보이지 않지만 가사에서 추정할 수 있는 우울감과 자살 및 죽음에 대한 생각. 피로감의 호소와 나탈리나 박사와 언쟁을 하는 분노. 그저 또 다른 날 장면에 간접적으로 추정해 볼 수 있는 불면감 등으로 MDD(Major depressive disorder, 흔히 말하는 우울증)에 해당되는지 판단해야 한다.
그 외에 그저 또 다른 날, 좋아질 거야 다 장면에서 보이는 hypomanic episode로 인해 Bipolar type 2도 감별할 필요성이 보인다.
*아들의 존재가 유령이 아닌 환각이 맞다면 댄도 다이애나와 같은 bipolar type 1으로 진단할 수 있다.
위의 정보들을 가지고 이제 두 캐릭터를 트라우마를 겪고, 병적 증상으로 고통받고 있는 환자로 정의 내린 채 극의 주제와 작가의 의도를 살펴보겠다.
하필이면 헨리가 처음으로 굿맨 가족의 집에 초대받아 온 날, [산이 그리워] 때부터 약을 복용하지 않던 다이애나의 증상이 재발한다. 이후 [걘없어], [넌 몰라], [바로 나], [슈퍼보이와 투명인간소녀]의 넘버들이 휘몰아친다. 여태 부정하고 애써 외면해 왔던 상처가 곪아 터진 순간이다. 그렇게 댄은 다이애나를 데리고 새로운 의사인 매든 박사를 만나게 된다.
우리 약에 의지하지 않고도 치료한다는 의사를 찾아보는 거야.
여기서 매든 박사의 존재는 극 외적으로 굉장히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트라우마를 겪은 피해자 둘인 댄과 다이애나, 약에 찌든 헨리와 불우한 가정환경과 입시 스트레스 및 유전적 요인으로 인해 고통받고 있는 나탈리까지. N2N극의 유일한 '정상인' 캐릭터는 이름과 반대로 아이러니하게 매든 박사이다.
박사는 다이애나에게 약물치료 이전에 심리치료만을 먼저 권하고 이를 4주간 지속한다. 이후에는 최면치료를 통해 그녀에게 아들의 흔적을 지우도록 유도하는 데 성공하지만, 결국 다이애나의 자살시도로 인해 침습적인 치료를 감행한다.
매든 박사가 선택한 치료 방법들을 의사가 본다면 굉장히 의문스러울 것이다. 아무리 극적 상황을 전개시키기 위해서라지만, 캐릭터의 설정 하나하나 세심하고 정성 들여 만든 작가가 과연 절대 금기증을 무시하며 만들었다니.
그보단 이러한 치료 방식에 허술함을 보이는 것 까지가 작가의 의도로 가정하고 분석을 이어가 보겠다.
앞서 외상에 대한 이야기를 잠시 했었다. 교통사고가 나서 다리가 심하게 부러졌다. 수술을 통해 부러진 다리에 철판과 못을 박아 고정하고 회복시킨다. 이렇게 사고로 인한 피해를 복구할 수는 있겠지만, 사고가 났다는 사실을 없던 일로 되돌릴 수는 없다.
한쪽 다리가 부러졌는데 반대쪽 다리를 붙인 거면 어쩔 거야? [박살 난 영혼]
이는 정신과적 트라우마를 겪은 환자에게도 통용된다.
짧게 나왔다가 사라진 파인 박사는 눈에 보이는 증상을 조절하고 중추신경계와 호르몬을 조절하는 데에 그쳤다. 불이 났으니 불을 끄려고 물을 뿌리는 것이 최선의 노력인 경우가 많다. 하지만 불이 난 원인이 계속 있다면 그 모든 시도는 임시방편일 뿐이다.
매든 박사는 불이 난 원인을 제거해보려고 했다. 하지만 이도 정답은 아니었다. 다이애나의 병은 뇌 속에 있는 문제가 아니라 마음속 영혼 속에 있는 병이기 때문이다.
내 상처와 화상 박살난 곳 뇌 속이 아니라 내 영혼이면 어쩔래? [박살난 영혼]
재발한 다이애나의 증상에 절박해진 매든은 마치 파인처럼 임시방편인 치료들에 의존하게 된다.
상담요법을 다시 해요. 아니면 새로운 약물치료를. 다른 좋은 치료법도 있어요 EMDR이나 전기 침술
[나 떨어져요 rep]
하지만 다이애나는 이를 거부하고 집에 돌아와 나탈리를 무도회에 데려다주며 화해한 이후, 댄과 게이브를 떠나게 된다.
과거의 기억들을 되찾은 다이애나는 그 덕에 트라우마를 처음 겪었던 그 순간에 다시 마주 서게 된 것과 같다.
처음 아이를 잃었던 그때에는 그녀는 사건 자체를 외면하고 부정하며 현실에서 도망쳤었다.
그러나 그녀는 이번엔 자신의 상처를 마주 보고 애도하며 그 슬픔을 받아들이기 위해, 과거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자유를 찾아 떠난다.
계속 아프겠지만 우리 견뎌봐 다른 길은 없어 [어쩜]
매든 박사는 자신의 실수들을 깨닫고 간접적으로 그녀를 응원하고 있음을 대사를 통해 보인다. 이후 겉으로 보이진 않지만 댄의 상처를 눈치채고 이를 돕기 위해 나선다.
댄도 자신또한 상처가 있음을 인정하고, 그걸 직시하며 극복하기 위해 용기를 내 치료를 받는 데에 동의한다.
살다 보면 다이애나와 댄처럼 '정상'혹은 '평범함'이라는 선을 붙잡고 매달릴 때가 온다.
그럴 때일수록 지금의 내가 잘못된 존재로 여겨지고 그 자체가 곧 고통이 된다.
그러나 우리의 삶을 지탱하는 건,
관념적인 기준안에 정확히 들어가 사는 것이 아니다.
그 주변 어딘가더라도, 하루를 견디고 긴 밤이 지나 찾아올 한 줄기 빛을 기다리는 희망이다.
이 희망을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헤매고 있는 모두에게 노래하는 것이 극의 주제이다.
현대의학은 이제 시작하는 단계이며 정신의학의 역사는 그보다 더 짧다. 아직 사람의 머리와 마음의 상호작용과 고통에 대한 미지의 영역은 광활하다.
그러나 기술의 진보는 빛처럼 빠르다. 즉각적인 효과를 약속하는 다양한 치료법들은 해마다 새롭게 등장하고 더 좋은 치료를 필요한 사람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이는 분명 축복이겠지만 동시에 천천히 세심하게 들여다보아야만 해결할 수 있는 고통의 맥락을 잊을 수 있다.
무엇이 환자를 위한 치료이고, 무엇을 치유하고자 하는지를 묻는 것이 이 극이 의료진에게 던지고 있는 주제이다.
다들 힘겹게 버텨
싸워야 올
한줄기 빛
한줄기 빛
어서오라
한 줄기 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