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한강 자전거 여행 1 - 15.8.27(목)
1. 9.30~10.2: 전체여행(부안, 격포) / 10.2~10.11: 도보여행(부안⇒서울)
현세가 1학기에 “도보여행을 할 땐 몰랐는데, 끝내고 나니 엄청 뿌듯하더라구요. 그래서 이번 학기엔 한 달동안 도보여행을 가보는 것도 좋을 거 같아요.”라는 말을 했다. 전혀 생각도 하지 못했는데 이런 이야기를 하니 깜짝 놀라기도 했지만, 솔직히 기분은 좋았다. 어떤 식으로든 사람은 변한다는 것을 명백히 보여주는 상황이었으니 말이다. 현세는 2012년 2학기에 단재학교에 왔는데 오자마자 산을 잘 타지도 못하는데 등산을 다녀야 했고, 급기야 지리산 종주를 하기에 이르렀다. 2013년엔 영화를 찍기는 힘들 것 같아서, 도보여행을 가게 되었다. 첫째 날 걷고 나서 인터뷰를 했을 때 “한마디로 하면 개고생이요. 8시간동안 걷기만 했는데, 뭐 좋을 게 있어요?”라고 화난 투로 인터뷰를 했으니 말이다. 하지만 막상 도보여행이 끝났을 때는 묘한 성취감과 쾌감이 있었나 보더라. 시작과 끝, 그리고 여행 출발과 도착 때 어떻게 사람이 변해 있을지 모른다는 사실을 명확하게 알 수 있던 순간이었다.
현세의 이와 같은 반응이 있었기 때문에 이번 학기에는 작년보다 훨씬 길게 도보여행을 할 생각이었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그와 같은 이야기를 하자마자 복병이 등장했다. 바로 김민석... 예전의 민석인 밖에 나가는 것 자체를 싫어했기에 그러려니 할 텐데, 요즘은 운동을 좋아하기 때문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일 줄 알았다. 그런데 “도보여행은 싫어요”라고 단호하게 이야기하더라.
그래서 민석이가 생각하는 계획을 물어보니, ‘도보여행보다는 자전거 여행’이라고 말하더라. 그래서 이 두 가지 안건이 첨예하게 부딪혔고, 결국 자전거 여행으로 결정되게 되었다.
2. 10.5~10.11: 자전거 여행(단재학교⇒부산?)
이 때 간단하게 정한 것은 ‘로드 다큐멘터리’를 찍어보자는 것이다. 저번처럼 미션도 하고 잠은 텐트에서 자는 식으로 진행하자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할지는 내일 세우기로 하고, 여기까지 정한 상태로 회의를 마무리 지었다. 이제 계획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여기서 우리들의 이야기들이 부딪히고 섞이며 어떻게 좌로 우로 튀게 될지는 모르지만, 그것이야말로 여행의 숙명일 것이다. 흘러 다니고, 튀어가는 속에 맘껏 즐길 수 있으면 되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