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때로 하이쿠 <35>

2019년 3월30일

by 허건수










어디선 피고
어디선 지고 있다
같은 봄날에


요 며칠 마음이 좀 무겁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공간이 사라지기 때문입니다. 바다 건너 제주에 있으면서도 못내 안타까웠습니다. 공간이 사라진다는 것은 단순히 그 장소가 없어진다는 것, 그 이상을 의미하기 때문이지요.


들려오길 바라는 음악을 들으며 노래를 흥얼거리고, 모카포트로 내린 향 좋고 진한 커피를 마시며 마음껏 책장을 들락날락하다가, 어쩌다 몇 번 얼굴을 익힌 사람을 만나면 눈인사를 건네고.. 홀로 와도 좋고 때로는 함께 와도 좋았던 그 곳.


오늘 아침 산책길. 형형색색 피어난 꽃들 사이로도 떨어져있던 꽃잎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어디선가 꽃은 피어나지만, 또 어디에선가 꽃은 지고 있습니다. 모두의 봄날 같은 이런 날에도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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