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하디 순한 獨白毒舌을 날리다
"남자는 역시 가오(폼)야"
"그렇게 가오만 찾다가는 한겨울에도 동저고리 바람으로 다니다 몸살 걸릴지도 몰라"
'폼생폼사'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데가 있어. "강남역"
예전에 그곳에 유명한 약속장소가 있었어. '뉴욕 제과'라고. 강북의 '종로 서적'과 함께 만남과 관련해서 양대 명소였지. 평일 낮에도 사람들이 붐볐고, 저녁이나 주말에는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였으니까
특히 기억나는 모습이 있는데, 한겨울 한파 속에서도 얇은 옷을 입은 멋쟁이들이 그 앞에서 오랜 시간 서성이고 있던 장면이야. 지금도 생생하네. 바람의 통로가 되는 대로변에서 추위에 몸을 떨면서도 폼은 포기하지 않던 사람들. 지금 떠올려도 몸이 으슬으슬해지는 것 같아
관계에서도 이와 비슷한 모습을 볼 수 있어. 패션에서는 '폼'이 있다면 관계에는 '자존심'이 있어. 둘 다 완전히 불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항상 필요한 것도 아니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붙들고 있으면 결국 몸살을 앓는 건 자기 자신이거든
예전에는 '허례허식'이란 말을 자주 썼어. 실속은 없고 체면만 따지는 태도를 말하는 거야. 많은 경우 폼이나 자존심을 따진다는 건 알맹이보다 겉모습에 집착하는 걸 말하지
내가 경험을 통해 한 가지 확신하는 게 있어. 실속 없는 겉치레는 오래 남지 않는다는 거야. 물론 필요할 때도 있겠지만 그 범위는 생각보다 상당히 좁아. 그래서 그런가 '허례허식'을 없애자는 사회운동까지 있었어
돌이켜 보면 겉치레를 신경 쓰며 살았던 시절도 있었지. 학창 시절이나 사회생활을 막 시작했을 때, 아직 나라는 사람이 제대로 인식되기 전이었어. 그때는 보이는 모습이 중요하다고 믿고 있었지.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생각이 달라졌어. 굳이 힘을 주지 않아도 나는 나로서 살 수 있었으니까
사람을 만날 때도 그랬어. 첫인상은 분명 중요하지. 하지만 관계가 깊어질수록 겉모습보다는 내실을 택했어. 조금 손해를 보더라도 진심을 남기려고 했지. 그래야 시간이 지나도 후회가 적을 것 같았으니까. 이성과의 관계에서도 물론 그랬어
물론 늘 그렇게 살았다는 건 아니야. 폼을 앞세우고 자존심을 세우느라 사람을 놓친 적도 있어. 그럴 때는 후회도 오래 남았지. 감정 에너지를 소모시키며 '지금 여기'를 사는데 방해를 받기도 했어. 그래서 더더욱 내실을 택하게 됐지. 때로는 찌질해 보이더라도 말이야
예전 '뉴욕 제과'에 자주 다니던 시절, 꽤나 편하게 입고 다녔어. 어떻게 보면 후줄근하다 느낄 수도 있었을 거야. 그랬더니 주변에서 좀 신경 쓰라는 말을 듣기도 했지만 다른 누군가는 이렇게 말하더군
"폼나게 입지 않아도 넌 멀리서도 눈에 띄어. 물론 좋은 의미로 말이야"
멋쟁이는 아니었지만 사람들과 잘 지냈어. 그 정도면 충분하지 않을까 싶은데
누군가가 내게 나와 비슷한 상황에서 고민한다면 이렇게 말하고 싶어
"겉치레가 첫인상을 좋게 만들 수 있어. 하지만 사람을 오래 남게 하는 건 잘난 모습이 아니라 따뜻함이더라. 가끔은 찌질해 보이더라도 인간적인 모습 말이야"
※ 이미지는 AI가 생성한 것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