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화.
“웃샤!”
일자가 휙 낚싯줄을 잡아당기자, 물속에서 튀어나온 뭔가가 허공을 가르더니, 이내 나룻배 한가운데 툭 떨어졌다.
“아, 아아...”
자신도 모르게 탄성을 내지르는 리.
리의 눈에서 눈물 한 방울이 ‘또로록’ 흘러내렸다.
“비토!”
그랬다. 그것은 월운의 공간에서 헤어졌던 ‘비토’였다.
리는 물에 흠뻑 젖은 비토를 얼른 품에 안았다.
정신을 잃었는지 비토는 온몸이 축 늘어져 있었다.
월운의 세계가 무너지며 함께 소멸당했다고 생각했는데, 일자가 그곳에서 비토를 건져 올린 모양이었다.
“월운과 그의 정령이 ‘나를 골탕 먹일 종자’를 제대로 골랐구나. 아니, 애초에 공허구의 코어와 네가 만난 것이, 어쩌면 이때를 위한 건지도 모르겠지. 허허허허, 이것도 재미있군, 재미있어.”
나룻배 끝에 멈춰 선 채, 연신 수염을 쓰다듬는 일자.
멀리 주홍빛으로 물든 수평선을 바라보며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이내 뭔가 결심했는지 천천히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래, 한 번쯤 기다린다고, 더 나빠질 것도 없겠지. 기회를 줘야 한다는 자네 말에도 일리가 있고. 좋다, 자네를 믿어보기로 하마.”
비토를 품에 안은 채, 리가 환희의 주먹을 움켜쥐었다.
“가거라, 월운, 아니 미스터 리여. 네가 만들어 갈 세계를 내 기대해 보마. 그 정령이 나의 눈이 되어, 곁에서 너를 지켜보리라.”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일자시여. 감사합니다!”
“후훗, 감사하긴. 나도 고맙다네, 미스터 리여.”
잠시 동안 리를 향해 환하게 웃어 보이는 일자.
그러다 오른팔을 앞으로 뻗더니 왼쪽에 오른쪽으로 부드럽게 휘저었다.
그의 옷자락을 따라 핑크빛 아지랑이가 너울거리며 흘러갔다.
동시에 리를 둘러싼 호수 공간이 수백 개의 격자무늬 조각으로 ‘쩌적’ 쪼개지더니, 사각형 판이 뒤집히듯 빠르게 뒤집어졌다.
판이 뒤집힐 때마다 호수의 모습은 사라지고, 얼마 전까지 머물렀던 천계의 모습이 하나, 둘 나타났다.
“참! 네 팔뚝에 그건, 내 선물이니라. 사용법은 이미 알고 있을 테지. 허허허.”
일자의 말에 자신의 왼쪽 팔뚝을 내려다보는 리.
흰 아대 위로 다섯 개의 회전식 자물쇠가 다시 만들어져 있었다.
월운의 자물쇠와 비슷했지만, 색깔도 다르고 크기도 좀 더 작았다.
다시 고개를 들어 일자를 바라보는 리.
호수 공간이 사라지며 어느새 일자도 눈앞에서 사라지고 없었다.
“끝, 끝, 끝났다!”
그때, 어디선가 고함소리가 들려왔다.
고개를 돌려보니 천계의 영혼 하나가 무너진 건물의 잔해 위에서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손가락으로 하늘을 가리키며.
“오오오!”
“와아아아아!”
그의 손끝을 좇아 천천히 하늘을 올려다보는 리.
집마석이 만들었던 붉은 구름은 어느새 사라지고, 다시 푸른색의 비단 구름이 한가롭게 너울거리고 있었다.
멀리 오벨리스크에서 뿜어져 나온 초록 물질들이 구름 속으로 빠르게 스며들고 있었다.
“휴우우... 진짜 끝났구나.”
어느새 제 모습을 되찾은 대성당의 오벨리스크에선 초록색 물질들이 엄청난 속도로 뿜어져 나와, 천계 구석구석으로 퍼져 나갔다.
이 초록 물질을 재료 삼아, 여기저기 찢어졌던 하늘은 새살이 돋아나며 검은 공간을 메웠고,
갈라졌던 천계의 바닥도 천천히 새로운 바닥이 솟으며 낭떠러지를 없앴다.
이미 ‘천계의 저항’에 흡수당해 그런가, 마물은 물론, 거세게 불타오르던 형계의 화염도 모두 사라지고 없었다.
다시 찾아온 평화에 연신 기쁨의 눈물을 훔치는 영혼들만이 여기저기서 조금씩 눈에 띄었다.
“리, 여긴?”
그때, 품에 안고 있던 비토가 깨어났다.
조금씩 물성화가 풀리는지 다시 반쯤 투명해져 있었다.
“천계야 비토. 이제 다 끝났어! 일자가 ‘대절멸’을 멈추기로 했다고!”
“아아, 대절멸을. 진짜로?”
“그래! 진짜로!”
“잘됐어, 정말 잘됐다고...”
아직은 잠이 덜 깬 듯, 게슴츠레 눈을 뜬 채 미소를 짓는 비토.
‘캉캉! 캉캉!’
그때, 멀리서 익숙한 강아지 울음소리가 들렸다.
“응?”
천천히 일어나 돌아서는 리.
멀리서 눈썹을 V자로 치켜 세운 유니가, 캉캉이를 품에 안은 채 리 쪽으로 성큼성큼 뛰어오고 있었다.
“리, 너 이 자식!”
리에게 주먹을 치켜들며 고함을 지르는 유니.
그녀를 보자 리는 자신도 모르게 ‘피식’ 웃고 말았다.
그 웃음은 점점 커져, 이내 리의 얼굴을 가득 채웠다.
“끝났어, 정말 끝났다고! 이야!”
비토를 하늘 위로 ‘휙’ 집어던지며 큰 소리로 외치는 리.
두 팔을 활짝 펼친 리의 가슴 위로, 천계의 주홍빛 노을이 은은하게 쏟아져 내렸다.
“으아아아아악, 리이이 이이 나아쁜 좌아아아식!”
비토의 비명조차 꼭 축가처럼 아름답게 울려 퍼졌다.
*****
6개월 후, 중간계 환생의 숲 안.
초록 대나무들은 변함없이 푸르렀지만, 웃자라 하늘을 뒤덮던 나뭇가지들은 모조리 잘려 나가고 없었다.
환생의 숲이 너무 음습하다는 환생 관리자들의 의견을 반영해, 대대적인 절지작업이 이뤄진 것이었다.
덕분에 숲 안에서도 중간계의 파란 하늘이 올려다보였고, 숲 속 깊은 곳까지 쌍둥이 태양의 따사로운 햇살이 파고들었다.
“휴, 정말 미친 듯한 반년이었어, 리.”
환생의 숲 광장 안으로 들어서는 리와 유니.
유니가 7살쯤 돼 보이는 아이의 손을 붙잡고 있었다.
“그러게요. 천계의 그 많은 영혼들을 한꺼번에 환생시키느라, 고생 많았어요, 선배.”
리가 엄지를 들어 보이며 웃자, 유니가 ‘씩’ 따라 웃었다.
“어디, 나만 그랬나. 환생관리국 모두가 고생했지. 너도 물론이고, 이 골칫덩이야.”
유니가 검지 손가락으로 장난스럽게 리의 이마를 밀었다.
리의 머리카락 위에서 썬그라스를 쓴 채 일광욕을 즐기던 비토가, ‘골칫덩이가 확실하다’는 듯 격하게 고개를 끄덕거렸다.
“이 꼬마가 이제 마지막이야. 얘만 보내고 나면 좀 한가해지려나.”
“글쎄요. 천계 영혼들은 다 내보냈지만, 천계로 들어가기가 훨씬 어려워진 만큼, 환생할 영혼들도 늘어나겠죠. 전쟁으로 부서진 중간계도 계속 복원해야 하고요.”
“그래. 수운신께서 완전히 회복하시기 전까지는 우리들이 부지런히 움직여야겠지. 아이고 두야...”
손가락으로 지끈거리는 관자놀이를 꾹꾹 누르며, 유니가 광장 중앙의 비석 앞으로 다가갔다.
장비 쌕에서 열쇠를 꺼내 키홀에 찔러 넣자, 중앙 환생문 열이 ‘두두두’ 거리며 튀어나와 빠르게 회전했다.
슬롯머신처럼 빠르게 돌던 열은, 점차 느려지더니 이내 하나의 문에서 멈췄다.
아이의 손을 붙잡고 문으로 다가가는 유니.
문을 여나 싶더니, 갑자기 멈춰서 리를 돌아봤다.
“너도 이제 떠나는 거지?”
유니가 목소리를 높여 말하자, 애써 미소를 지으며 리가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럼 이게 우리의 마지막이겠네?”
“아쉽지만, 그게 일자와의 약속이니까요. 환생계에 남아 영혼들을 인도하기로.”
“약속이라... 쩝.”
입맛을 다시며 콧잔등을 찌푸리는 유니.
그러다 체념한 듯 ‘휴우’ 한숨을 내쉬더니 고개를 끄덕거렸다.
“하여간 융통성이라곤 코딱지만큼도 없는 인간이라니까. 그래, 니 맘대로 해라! 이제 우리 웬만하면 다시 엮이지 말자고. 골치 좀 그만 아프게.”
유니가 리를 향해 주먹을 한번 쥐어 보였다가, ‘휙’ 돌아서 문 속으로 들어갔다.
그녀의 볼 위로 눈물 한 방울이 ‘또로록’ 떨어져 햇볕에 반짝거렸다.
아이가 그녀의 뒤를 따라 들어가자, ‘쿵’ 문이 닫혔다.
“선배도 참...”
코를 비비며 애써 울음을 삼키는 리.
비토가 손수건을 꺼내 리에게 건네려다가, 그냥 ‘팽’ 자기 코를 풀었다.
‘푸드더덕!’
그때 환생의 숲 입구 쪽에서 새가 날아오르는 소리가 들렸다.
리가 입구를 바라보며 천천히 돌아섰다.
시선을 집중하자, 멀리 무너진 건물 사이에서, 골조를 나르느라 땀을 뻘뻘 흘리는 일꾼들이 보였다.
“하아... 꿈같은 시간이었구나. 정말로.”
“그러게...”
비토도 짧은 팔로 썬그라스를 들어 올리며 중간계를 바라봤다.
그렇게 잠시 동안 말없이 중간계를 바라보는 리와 비토.
‘샤사삭’ 바람이 불며 대나무 잎사귀들이 간지럽게 재잘거렸다.
“자, 과거는 과거고. 가자고, 비토!”
“그라지라!”
“응? 뭐야, 그 사투리는?”
“나가, 사투리를 했소?”
못 말린다는 듯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리가 환생문을 향해 휙 돌아섰다.
리가 멈춰 선 문 쪽으로 다가가자, 미리 준비하기라도 했다는 듯, 제일 좌측의 문 하나가 ‘덜컹’하며 저절로 열렸다.
문을 보며 눈을 번쩍거린 리는, 일고의 망설임도 없이 문 속으로 휙 뛰어들었다.
‘삐이이이익!’
문을 나오자마자, 산 정상이 하얀 눈으로 뒤덮인 거대한 산이 멀리서 리를 반겼다.
산 옆으로 송곳니처럼 뾰족한 산들이 어깨에 어깨를 마주 대며 긴 능선을 이루고 있었다.
‘삐이이익!’
소리를 좇아 얼른 하늘을 바라보는 리.
매 한 마리가 날카로운 피리 소리를 내며 허공을 가르고 있었다.
“리, 저기!”
비토가 가리키는 곳을 보자, 탁 트인 들판 가운데로 마차 하나가 겨우 지나갈 만한 흙길이 뻗어 있었다.
흙길 한쪽에 나무 이정표가 살짝 기울어진 채 꽂혀있었다.
터덜터덜 걸어가 이정표를 살펴보는 리.
화살표 모양으로 깎인 팻말 위에 고대 인도어가 쓰여 있었다.
“‘룸, 비, 니, 2, km’라는데.”
어느새 굵직한 사전을 손에 든 비토가 이정표의 내용을 한 글자, 한 글자 읽으며 말했다.
‘휘이이이잉’
그때, 돌풍이 훅 불더니 어디서 날아온 건지 모를 분홍 꽃잎들이, 리의 머리 위로 흐드러지게 떨어졌다.
생뚱맞은 꽃잎들을 올려다보며 리가 씨익 미소를 지었다.
“좀 걸을까, 우리.”
“옛써!.”
기울어진 팻말을 붙잡아 똑바로 세우고는, 흙길 위를 천천히 걷기 시작하는 리.
어느새 카우보이 모자를 쓴 비토가 리의 오른쪽 어깨 위에 걸터앉았다.
그렇게 안내판에서 점점 멀어져 가는 리와 비토.
허공 위에 흩날리던 분홍 꽃잎 하나가, ‘룸비니’를 가리키는 팻말 위에 사뿐히 내려앉았다.
꽃잎 끝에 맺힌 물방울이, 햇볕에 ‘반짝’하고 빛났다.
*
암형계, 마제의 동굴 안.
허공에 ‘둥둥’ 떠 있는 커다란 등받이 의자에 기댄 채, 마제가 눈을 감고 있었다.
의자 아래로 마제의 화염 망토가 길게 늘어져 있었다.
천정에서 떨어진 노란빛이 동굴바닥에 둥그런 무대를 만들었다.
‘화르륵!’
그때, 마제의 의자 앞쪽에서 갑자기 작은 불길이 일더니, 불길 속에서 온몸이 빨갛게 달아오른 누군가가 훅 걸어 나왔다.
인간화(人間化)한 화운신이었다.
그를 보고는 마제가 황급히 의자에서 내려와 그의 앞에 무릎을 꿇었다.
“화운신이시여. 몸은 좀 어떠십니까.”
“어떻긴 뭘 어때, 엉망진창이지. 킁! 절반 남은 몸뚱이로 살려니 아주 죽겠구만.”
자세히 보니 화운신의 왼쪽 몸뚱이 절반은, 녹은 양초를 대충 붙여놓은 듯 외형이 일그러진 상태였다.
리에게 당해 분열계로 순간이동 됐던 몸 절반만이, 간신히 살아남은 것이었다.
나머지 절반은 거대한 나무로 변해 천계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되었다.
“광마 사형은 어디 계시냐.”
화운신의 말에 ‘휴우’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가로젓는 마제.
“여전히 감감무소식입니다. 아무래도 지난 전투에서 몹쓸 일을 당하신 건 아닌지...”
“푸, 푸하하하. 이런 마제라는 놈이 이리도 어벙해서야. 킁, 니가 아직도 사형을 모르는구나.”
“네? 그럼, 광마님은 어디에?”
마제가 눈을 동그랗게 뜨며 묻자, 화운신이 눈을 감은 채 주변을 이리저리 둘러보았다.
어둠 속에서 암형계 내의 에테르 변화가 그의 눈에 파노라마처럼 쫙 펼쳐져 보였다.
그렇게 한참 동안 곳곳을 훑어봤지만, 광마의 에테르는 느껴지지 않았다.
“암형계는 아니고. 킁, 그새 또 어디를 간 거래...”
인상을 쓰며 입을 비죽거리는 화운신. 그러다 뭔가 발견했는지 손가락을 딱 튕겼다.
“오, 그래 저기! 저기 중간계에 있구만. 근데, 에엥? 환생의 숲? 게다가 저 볼썽사나운 꼬락서니는 또 뭐고?”
화운신이 인상을 잔뜩 찌푸리며 말했다.
“하아, 진짜. 또 무슨 꿍꿍이를 꾸미고 있는 건지. 킁! 정말 못 말린다니까.”
“아! 그럼 광마께서 건재하신 겁니까?”
마제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며 물었다.
화운신이 눈을 뜨더니 한심하다는 듯 마제를 쳐다봤다.
“광마가 고작 그따위 공격에 당할 거라 생각했더냐. 어리석기는. 뒤늦게 일자에게 이용당했다는 알아채고 짜증이 났던 게지. 킁! 그래, 그냥 죽은 척 숨어버린 거야. 전음으로 나더러도 더는 싸우지 말라 하더군.”
환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거리는 마제.
“아, 전 그것도 모르고. 다행입니다. 그럼 곧 돌아오시겠군요. ”
“아, 몰라 몰라. 환생계로 가서 또 무슨 난리를 치든, 난 이제 상관 안 할래. 킁. 맨날 힘든 건 다 나 시키고, 자기는 털레털레 놀러만 다니고. 이젠 뭐든 직접 하라고 해.”
마제의 눈앞에 ‘화르륵’ 다시 화염이 일더니, 화운신이 화염 속으로 쏙 들어가 버렸다.
화염을 바라보며 마제가 의아하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
“환, 환생계...?”
*
환생계의 어느 병실 안.
한밤중인 듯 창밖으로 별이 반짝반짝 빛났다.
“자, 이 안으로 들어가렴.”
유니가 어린 영혼들이 환생할 때 사용하는 '혼의 침낭' 속으로 아이를 이끌었다.
침낭은 침대 위에 잠들어 있는 또 다른 아이의 에테르와 연결되어 있었다.
침대 주변으로 링거며 주사며 온갖 치료 물품들이 널려있었다.
탁자 위 앨범에는 '제2의 아인슈타인 탄생'이라는 제목의 기사가 아이의 사진과 함께 스크랩되어 있었다.
탁자 한쪽으로 과학 서적이 층층이 쌓여 있었다.
“자, 이거 먹으렴. 한잠 자고 일어나면 여기 일은 싹 잊고, 이제 새로운 삶이 시작되는 거야. 원하는 대로 ‘지(知)’의 능력을 맘껏 펼치면서.”
아이에게 동그란 사탕을 물리며 머리를 쓰다듬는 유니.
아이의 두 손을 가슴에 가지런히 모아주고는, 천천히 침낭 지퍼를 닫아 올렸다.
유니의 웃는 얼굴과 함께 아이의 눈앞에서 빛이 점점 사라졌다.
지퍼가 완전히 닫히자, ‘부우웅’ 에어컨 실외기 돌아가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퇫!”
그 순간, 아이가 눈을 번쩍 뜨더니 돌연 사탕을 뱉어버렸다.
동시에 어디선가 빛이 풍겨 나와, 침낭 안 어둠을 희미하게 밝혔다.
그 속에서 겁을 먹긴커녕, ‘씩’하고 웃는 아이. 아이답지 않은 음흉한 미소였다.
불편한 듯 아이가 옆으로 몸을 돌리자, 아이의 목뒤에서 무언가가 은은하게 빛나고 있었다.
그것은 문신이었다.
태양 문양이 거꾸로 그려진.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