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LCD와 OLED – 선편광판과 원편광판의 차이
이 글은 LG디스플레이 블로그에 2015. 3. 17일 기고된 글입니다. (전체보기)
처음 LCD와 OLED의 구조를 설명하면서 편광판에 대해 언급했었습니다. LCD는 편광판(POL – Polarizer) 두 개 사이에 있는 액정을 이용하여 빛의 방향을 바꾸거나 빛의 세기를 조절하는 투과형 디스플레이지요. 반면 OLED는 OLED 소자 자체에 전기 신호를 주어 빛이 나게 하는 자발광 디스플레이입니다. (관련 글 읽기 : LCD와 OLED – 발광원리로 보는 구조의 차이) 때문에 빛을 내는데 LCD는 편광판이 반드시 필요하고, OLED는 편광판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사실, OLED에서도 편광판을 사용합니다.
OLED에서 편광판을 사용하는 이유는 블랙 화면을 정확하게 표현하기 위해, 그리고 야외시인성을 확보하기 위해서지요. OLED는 TFT와 OLED 소자(유기물) 그리고 전원을 공급하기 위한 전극으 구성되어 있습니다. 여기서 TFT와 전극은 전기 전도도가 높은 메탈 물질이라 빛의 반사율이 매우 높습니다. 그러니까 TFT와 유기물이 증착되어 있는 유리에 햇빛이 비치면 빛을 모두 반사해 버려 시청자가 화면을 인식하는데 문제가 생기겠지요?
화면에 반사되는 빛의 밝기가 디스플레이에서 보여주는 영상보다 밝으면, 영상을 구분하기 힘들게 되고, 정도가 심하면 거울처럼 시청자의 얼굴이 비쳐보이게 됩니다. 따라서, 정확한 영상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이러한 외부 빛의 반사를 최소화 할 필요가 있는데요. 여기에 편광판이 빛의 반사를 막는 용도로 OLED에 사용되는 것이지요.
야외시인성이란?
햇빛이 내리쬐는 야외에서 얼마나 정확히 디스플레이 화면을 인지할 수 있는 지에 대한 정보입니다. 야외의 햇빛은 실내조명보다 수십 배에서 수백 배 밝습니다. 이렇게 밝은 공간에서는 상대적으로 디스플레이에서 내보내는 빛이 적어지므로 시청자가 영상을 인지하기 어려워집니다.
OLED에 쓰이는 편광판은 LCD와는 쓰임새나 사용되는 종류가 다릅니다. 빛은 전자기 파동으로 전기장과 자기장이 진동을 하며 전파되는데, 이 때 전기장과 자기장은 서로 직교하여 진행방향과 수직을 이루며 진동하게 되어 횡파의 특성을 가지게 되지요. 갑자기 너무 어려운 얘기가 나왔나요?
여기서 중요한 건 빛이 진동한다는 것이고, 진동이 특정 방향에 놓이게 되는 것을 편광이라고 합니다. 보통 햇빛과 같은 외부광원은 편광되지 않은 ‘무편광 빛’으로 빛의 진동 방향이 계속 변하는 특징이 있습니다. 반면 LCD의 편광판을 통과한 빛은 특정 축 방향 (X축 : 90° / 270°, Y축 : 180° / 0°)로 진동하게 됩니다. 이를 ‘선편광 되었다’고도 하죠.
위 그림은 무편광 빛이 첫번 째 편광판을 통과하여 선편광되었고(90°), 이 빛이 그 다음 편광판 (180°)를 통과하지 못하고 막히는 모습입니다. LCD에서 사용하는 편광판을 선편광판이라 부르는데, 이 판은 특정 위상 축의 빛만 통과시키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LCD의 백라이트에서 나오는 편광되지 않은 빛은 편광판을 통과하여 선평광이 되고, 편광판 사이에 있는 액정이 빛의 위상을 추가로 변화시켜 다음 편광판을 얼마나 통과시킬지 결정하게 하는 원리지요.
다양한 방향의 빛을 특정축의 빛만 통과시킨다면 당연히 빛의 밝기가 감소하겠죠? 그래서 보통 무편광 빛이 편광판을 통과하면 50% 이하로 밝기가 감소합니다. 편광되지 않은 빛 중에서 선편광 빛만 통과했기 때문이죠. 하지만 선편광 빛이 같은 축의 선편광을 그대로 통과한다면, 빛이 모두 통과하기 때문 밝기 변화는 거의 없습니다. 반대로 반대축 선평광을 만난다면 빛이 완전히 가로막혀 통과하지 못하겠지요.
LCD에서 사용하는 것이 선편광판이라면 OLED에서 사용하는 편광판은 원편광판입니다. 무엇이 다른 지 그림을 보면서 설명해보겠습니다. 먼저 위 그림을 보면, 무편광 빛이 선편광판을 통과하여 선평광이 되고, 이 빛이 위상지연필름(45°)을 통과하여 원편광으로 변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앞에서 선편광은 빛의 진동이 특정 축(90° 또는 180°)방향에만 놓인다는 걸 기억하시나요? 예를 들어 이 선평광 빛(90°)이 위상지연 필름(45도)을 통과하면 빛은 원편광(135°)으로 변합니다. 이러한 원편광 빛(135°)은 선평광 축인 90°와 180°의 중간에 있는 값으로, X축과 Y축, 즉 90°와 180°를 위상을 모두 가지며 진동합니다. 특정 축에 놓여 있는게 아니라 균등하게 진폭을 가지며 축이 변동되는 것이지요. 어렵나요? 그냥 90°, 180° 일 때만 선편광이고 위상이 달라지면 선편광이 아니다 라고 생각하면 조금 쉬울 것입니다.
이렇게 위상지연필름을 통과하여 원편광 된 빛은 하나의 선편광판으로 완전히 차단되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하지만, 만약 위상지연필름(45°)이 하나 더 있어 원편광(135°)이 지나가면 어떻게 될까요? 그렇게 되면 다시 180°의 Y축 선편광이 됩니다. 신기하지 않나요? OLED는 이러한 원편광판을 특성을 이용해 반사되는 빛을 막습니다. 이 부분은 다음장에서 보다 자세히 살펴볼께요.
편광판은 LCD에서 없어서는 안 될 핵심입니다. 고맙게도 이 편광판의 원리를 이용하면 더 흥미로운 화면을 만들 수 있어요. OLED에서 처럼 원편광판을 이용하여 야외시인성을 개선할 수도 있고, 편광 방향의 좌우영상을 달리한 양안시차를 이용해 3D 화면을 만들기도 하죠. 다음 장에서는 이러한 편광판을 이용해 OLED의 야외시인성을 개선하는 원리와 3D에 편광판이 어떻게 사용되었는지 살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