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 3D 구현 방식을 결정짓는 편광판의 역할
이 글은 LG디스플레이 블로그에 2015. 4. 30일 기고된 글입니다. (전체보기)
TV는 눈으로 보는 세상을 보다 현실감 있게 구현하기 위해 계속해서 발전해왔습니다. 화면을 더 밝게 하게 사물을 구분할 있는 계조 표현을 더 세밀하게 하고, 명암비와 색표현력도 더 높여왔죠. 하지만 아무리 좋은 화질을 보여줄 수 있는 디스플레이라도 실제로 눈이 사물을 인식하는 것과 똑같은 경험을 제공할 수는 없습니다. 사각형 네모 안의 2차원 평면이라는 한계 때문이지요. 눈이 인지하는 입체적인 영상을 평면에서는 표현할 수가 없으니까요. 한편 이를 극복하기 위해 많은 노력이 있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편광판을 이용해 평면TV에서 입체적인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기술에 대해 알아보려 합니다.
자, 그렇다면 평면화면에서 어떻게 입체화면을 보여줄 수 있을까요? 이 질문에 답을 하기 위해서는 먼저 눈이 사물을 입체적으로 보는 원리에 대해 알아야겠죠. 눈은 크게 아래와 같은 4가지 요인에 의해 사물을 입체적으로 인지합니다.
1) 초점 조절 (Accommodation) – 수정체의 두께에 따라 초점거리 변화됨
2) 시선 폭주 (Convergence) – 물체와의 거리에 따라 사이각이 달라짐.
3) 양안시차 (Binocular disparity) – 두 눈의 위치 차이로 보이는 사물의 모습이 다름.
4) 운동시차 (Motion parallax) – 움직이는 물체와의 거리에 따라 속도가 달라 보임.
그래서 디스플레이에서는 사물을 두 눈으로 인지한 것처럼, 동일한 경험을 제공해주기 위해, 두 개의 화면을 시청자에게 전달합니다. 이 중에서 두 눈에 의해 발생하는 양안시차(Binocular disparity)는 입체(원근) 인지의 주된 원인이 되어 ‘3D 라고 불리는 기술’을 만드는 기본이 되지요. 2차원 화면에 좌안 영상(왼쪽 눈으로 본 사물)과 우안 영상(오른쪽 눈으로 본 사물)을 표시하고, 각각의 좌, 우측 눈에만 해당되는 영상이 보이도록 하여 양안시차에 의한 깊이감이 느껴지도록 하는 것인데요.
여기서 잠깐!
영상화면을 좌, 우로 동시에 보내줘야 한다면, 그 영상은 어떻게 만들어지는 걸까요? 3D에서는 영상을 찍는 방법부터 다릅니다. 바로 두 개의 카메라를 이용해 사람이 좌, 우 눈으로 사물을 인지하는 것과 똑같은 영상을 각각 찍는 것이지요. 조금 더 알아볼까요? 3D를 촬영할 때 두 개의 카메라의 위치는 평균적인 사람의 양안시차 경험을 담아냅니다. 성인 남성은 눈 사이 거리는 대략 6.5cm가 된다고 하는데요, 고정된 촬영화면이 모든 사람에게 맞진 않겠죠? 그래서 사람마다 3D 화면이 다른 깊이로 인지되기도 한답니다.
자, 그럼 디스플레이에서 3D를 구현하는 방법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아보도록 할까요?
여러 가지 방법이 있지만, 이 장에서는 TV에서 주로 사용하는 편광판을 이용한 영상분리 방법에 대해서 알아보려고 합니다. 3D TV 에서는 두 개의 화면을 좌, 우로 구분하기 위해 안경을 사용합니다. 바로 편광판이 부착된 안경이지요. 이 안경은 디스플레이에서 나오는 두 개의 화면을 효과적으로 분리하여 각각 좌우 눈으로 보내줍니다.
디스플레이에서는 이 안경에 맞게 두 개의 영상을 보내주는데요. 여기에는 크게 두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먼저 공간으로 영상을 분리하는 방법과 시간으로 영상을 분리하는 방법인데요. 공간으로 영상을 분리하는 방법은 동일 시간 내에 두 개의 영상을 동시에 보내주는 방법으로 FPR(Film-type Patterned Retarder)이라는 기술이 대표적으로 사용됩니다. 시간으로 영상을 분리하는 방법은 두 개의 다른 프레임을 시간에 따라 보내주는 방법으로 셔터글라스라는 기술이 대표적으로 사용됩니다. 두 방법 모두 편광판을 이용하여 영상을 분리하는데요. 어떤 원리로 구현이 되는지 한번 살펴보시죠.
1) FPR의 편광원리
FPR방식은 영상을 공간적으로 분할하여 동일 시간 내 사람의 눈에 보내줍니다. 위 그림을 한번 보시면 기존 디스플레이와 차이점을 느끼실 수 있을 텐데요. 바로 선 평관판 위에 위상이 반대인 위상지연 필름이 붙어있는 FPR Film을 사용한다는 것이지요. 화면의 세로 라인별로 좌우 영상을 구분하여 보내주고, 그 영상들은 각각 위상이 반대인 필름을 통과하여 나가게 됩니다. 그때 눈 앞에 있는 3D 안경에서 영상을 구분하여, 우측 눈에는 우측영상만, 좌측 눈에는 좌측영상만 보내주게 되는 거죠.
조금 더 자세히 한 가지 예만 들어보겠습니다. 편광되지 않는 빛 (LCD는 액정에 의해 빛이 틀어진 후, OLED는 발광 후)이 선평관 필름을 통과하여 90도 선편광이 되고, 우측영상은 위상지연 필름 45도를 통과하여 135도가 됩니다. 좌측영상은 -45도 위상지연 필름을 통과하여 45도 선편광이 되죠. 3D 안경의 우측에서는 위상지연 필름 45도가 부착되어있는데요. 우측영상은 135도에서 180도가 되고, 좌측영상은 45도에서 90도가 됩니다. 그 뒤에는 바로 180도 선편광 필름이 있어서 180도인 우측영상은 통과하여 눈에 들어가게 되고, 좌측영상은 90도가 되어 완전히 막히게 되지요.
FPR은 보는 것과 같이, 위상이 라인별로 구분된 필름을 사용하여, 정교하게 제작하기가 까다롭습니다. 굉장히 높은 수준의 필름이 요구되죠. 하지만 기존 디스플레이 구동방식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과 함께 안경이 굉장히 가볍고 눈이 편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리고 위상지연 필름을 사용하여 누워서도 3D를 볼 수 있지요.
2) 셔터글라스의 편광원리
다른 하나는 셔터글라스 방식입니다. 셔터 글라스 방식은 시간에 따라 좌, 우 눈에 해당되는 영상을 반복적으로 보여줍니다. 여기서 핵심은 바로 3D 안경이죠. 디스플레이에서 화면이 좌, 우로 깜빡이면서 나오게 되면, 눈 앞에 있는 3D 안경에서 좌, 우를 깜빡이면서 해당영상만 받게 됩니다.
3D 안경에 액정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가능한 방식(관련내용 : LCD와 OLED – 발광원리로 보는 구조의 차이)으로 3D 안경 또한, 액정과 편광판을 이용해 영상을 차단하고 통과시킵니다. 조금 더 자세히 설명 드리면 LCD와 OLED에서 출력된 화면은 3D 안경에서 90도 선평광판을 만나 선편광됩니다. 그리고 액정을 통과하게 되는데, 이 때, 우측영상이라고 가정하면 우측안경에서는 액정을 틀지 않고 그대로 통과시켜 그 다음 90도 선평관판을 통과시키고, 좌측안경에서는 액정으로 빛의 방향을 90도만큼 틀어 180도 선편광으로 만들고, 그 다음 90도 선편광판에서 완전 차단시킵니다.
셔터글라스에서는 3D 안경이 핵심적인 역할을 합니다. 하지만 액정이 들어가 있고 이를 전기적으로 조절하기 위해 배터리가 들어가 있어 무겁죠. 무엇보다 계속 깜빡이기 때문에 눈에 피로를 줍니다. 장점은 기존 디스플레이와 동일한 필름으로 구현이 가능하여 패널 제작이 용이하다는 점이지요. OLED의 경우, 기존 LCD에서 셔터그라스 방식을 적용했을 때 문제가 되었던 느린 액정 움직임(영상을 구분했을 때 3D 화면 구분이 어려웠던 부분)을 확실히 개선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죠.
앞서 위상지연 필름을 사용하는 FPR에서는 누워서도 3D 화면을 볼 수 있다고 했습니다. 그럼 셔터글라스 방식에서는 누워서 3D를 보는 게 불가능할까요?
위상지연 필름을 사용하면 가능합니다. 기존 셔터글라스 구현 방식에서 패널에 부착되는 선평광판 위에 위상지연필름을 붙이고 셔터글라스 안경 위에도 위상지연필름을 추가로 붙이면 구현이 가능하죠. 하지만 이럴 경우, 디스플레이도 안경도 모두 바뀌어야 하므로 가격인상 문제와 함께 기존 제품과 호환이 안 되는 문제가 발생합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돈 주고 산 안경이 어떤 TV에서는 되고 어떤 TV에서는 안된다면 문제가 되겠지요.
지금까지 LCD와 OLED에서 편광판이 사용되는 용도의 차이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편광판은 LCD에서 영상을 보여주기 위해 사용되기도 하지만, OLED에서는 야외시인성을 개선하기 위해서 사용되기도 하죠. 그리고 LCD와 OLED에서 3D를 구현하기 위한 방법으로 사용되기도 하고요. 디스플레이에서는 여러모로 편광판의 쓰임새가 참 다양한 것 같습니다. 앞으로 또 어떤 새로운 시도가 이루어질 지 기대가 됩니다.다음 편부터는 [LCD와 OLED의 칼라필터 차이]에 대해 알아볼까 합니다. 편광판만큼 재미있는 이야기가 준비되어 있으니 기대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