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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정 May 17. 2024

<독서교육 어떻게 할까?>를 읽고

김은하 작가

 독서교육에 관심이 많은 나는 관련 책을 찾던 중 김은하 작가의 <독서교육 어떻게 할까?>를 접하게 됐다. 책을 펼치니 <여는 글>에 이 책을 쓰게 된 계기가 나와 있었다. 작가는 고려대 교육학과에서 학사와 석사 학위를 받고, 영국 케임브리지대 교육학과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이후 교육청, 도서관, 학교 등지에서 교사, 학부모, 사서, 시민 등을 대상으로 독서교육에 대한 수 차례 강의를 했다. 공부도 많이 하고 대학에서 교육학을 강의했지만 현장에서 받게 되는 독서교육 관련 질문들에 대해 답하지 못했던 것들이 많았다고 한다. 저자는 받은 질문을 가지고 다시 연구하였다. 이렇게 노력하여 얻은 독서교육에 대한 내용을 <독서교육 어떻게 할까?>에 녹였다.

 여는 글을 읽으며 이 책을 아직 읽지 않았지만 작가가 어떤 마음으로 책을 썼는지 느껴졌다. 독서교육을 위해 전심으로 고민하고 연구하며 얻은 자료들을 이 책에 녹여낸 것 같았다. 여러 책을 읽었지만 <여는 글>에서 이렇게 작가의 마음이 느껴지는 건 처음이었다.

'이 책은 찐이구나!'


현장에서 받은 질문들을 토대로 쓴 책이라 그런지 나 역시 독서를 하거나 아이에게 책을 읽으면서 생겼던 궁금증에 대한 것들이 많이 있었다. 다들 궁금한 게 비슷한가 보다.


차례는 다음과 같다.


1장 글을 알면서도 읽어달라고 해요

2장 가정은 아이의 독서에 어떤 영향을 끼치나요?

3장 전집과 필독도서를 꼭 읽혀야 하나요?

4장 편독을 어떻게 고칠 수 있을까요?

5장 정독과 다독 중에 무엇이 더 좋은가요?

6장 아이의 수준에 맞는 책이라는 걸 어떻게 아나요?

7장 만화책을 좋아하는데 계속 보여줘도 될까요?

8장 이미지 읽기가 왜 중요한가요?

9장 책 읽기 싫어하는 남자아이들을 어찌하면 좋을까요?

10장 책을 안 읽는 사춘기 아이가 걱정이에요

11장 고전은 어떻게 읽혀야 하나요?

12장 독서. 토론. 논술 학원에 보내야 할까요?

13장 전자매체 읽기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난 여기서 1장, 13장이 가장 궁금했다.

1장은 글을 알아도 읽어달라면 읽어줘야 하는가? 란 질문인데 글자를 읽으면 책은 안 읽어줘도 되는 거 아닌가? 31개월인 내 아이는 아직 글을 몰라 책을 읽어주긴 하는데 나중에 한글을 떼면 스스로 읽겠지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1장을 읽어보니 그렇지 않았다.

글을 읽는 능력은 해독이고 내용을 이해하는 능력이 독해라고 한다. 그런데 해독이 된다고 독해가 되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어릴수록 어휘나 경험이 적기에 책 내용을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아이들이 글자를 알아도 책을 읽어달라고 하는 이유는 독해가 어렵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어찌 보면 부모에게 읽어달라고 하면서 도움을 청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책을 읽어주면 아이는 해독에 에너지를 안 쓰게 되면서 내용에 더 집중할 수 있고 그러면 독해에 더욱 에너지를 쓸 수 있다고 한다.  책에서는 해독을 하며 독해가 자연스럽게 되는 시기는 중학생 때라고 한다. 그러므로 초등학생 때는 아이가 원한다면 책을 읽어주는 게 좋다고 한다.


1장을 읽으며 생각지도 못한 답변에 놀랐다. 이 책을 접하지 않았다면 난 아마도 아이가 한글을 뗀 그 시점부터 책 읽어주기를 중단했을 것이다.


다음으로 궁금했던 13장 전자매체 읽기이다.

책을 읽어주면 아이가 내용에 집중할 수 있다는데 그러면 요즘 많이 듣는 오디오북 같은 전자매체로 읽어주면 되는 거 아닌가?

13장에서는 전자매체가 해 줄 수 없는 것으로 상호작용을 들었다. 전자매체가 책을 읽어줄 수 있지만 아이와 상호작용을 할 수 없다. 아이가 책을 읽다가 궁금한 점을 질문할 수도 없고 스킨십을 할 수 없다. 대화를 할 수도 없다.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면 안고 읽어주며 스킨십을 한다거나 눈을 맞추며 대화를 할 수 있다. 아이가 내용 중 궁금한 사항을 물어보면 부모는 대답을 해 줄 수 있다. 책 읽기를 통한 상호작용으로 부모와 아이는 교감할 수 있고, 궁금증이 해결되며 독해력이 늘어난다. 또한 부모는 아이가 무엇에 관심이 있고 무엇을 궁금해하는지 알 수 있다.


13장을 읽으며 무릎을 탁 쳤다! 그렇지. 상호작용!!


책을 읽다보니 내용 하나하나 버릴 게 없었다. 정말 보석 같은 책이다. 이 책은 꼭 자녀 독서교육뿐 아니라 독서에 관심 있는 성인이 읽어도 도움이 많이 될 듯하다. 내 수준에 맞는 책을 찾는 방법도 알 수 있고 독서라는 범주에 대해 갖고 있는 편견에서도 벗어날 수 있다.


저자는 어릴 때부터 책을 읽은 아이들이 그렇지 않은 아이들에 비해 어휘력, 독해력이 높다고 한다. 하지만 그 효과는 초등학교 4학년 때쯤 나타나므로 독서교육은 장기전으로 봐야 한다고 한다. 혹시 자녀에게 책을 많이 읽어줬는데 아직 잘 모르겠다는 분이 계시다면 좀 더 인내를 갖고 기다려보자. 당신은 잘하고 있는 것이다.


독서에 관심이 있다면, 읽어 보면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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