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08 성장로그
차는 단순한 이동수단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사회적 지위를 공공연하게 드러내는 사치품이기도 하고, 생각의 지평을 넓혀주기도 한다. 그만큼의 책임감과, 경제적 비용과, 즐거움과, 은근한 감동을 가져온다. 운전석에 앉아 가만히 주변을 둘러보면 딱 이만큼의 공간을 내가 가지고 있구나, 어설프지만 나도 어른이 되었구나 하는 상념에 잠기게 만든다.
한국은 유난히 신차 교체 주기가 빠른 나라다. 보통 3~5년 정도를 타다 새 차로 갈아타게 된다. 여유가 되는 사람은 그보다 더 빨리 차량을 바꾼다. 그만큼 잘 살게 되었다는 방증이기도 하고, 유행이나 주변 시선에 민감한 것도 영향을 미쳤으리라. 이런 다이내믹 코리아에서 10살짜리 자동차는 거의 폐차 취급을 받는다.
그래도 사람으로 친다면 아직 어린이가 아니겠는가. 웬만한 옵션도 다 들어가 있고 굴러가는 데는 지장이 없다. 비싼 차에 대한 욕심이 없는 건 아니지만 내 형편에는 이 정도가 딱이다. 부디 큰 사고 없이 건강히 달리기만 바랄 뿐이다.
내연기관 자동차에서 전기차로 큰 전환을 앞두고 있는 시대다. 개인적으로는 하이브리드든 순수 내연기관차든 중고차로 구입해서 몇 년 간 잘 타다가 전기차로 갈아타는 게 가장 이상적인 시나리오라고 생각한다. 충전 인프라, 안전성 이슈, 비싼 가격, 보조금 등 넘어야 할 산이 있지만 전기차로의 이행은 이제 필연이다. 친환경이냐 아니냐를 떠나서.
그전까지만 잘 부탁한다. 오일 잘 갈아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