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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굴쥐 Jun 22. 2023

판교 카페 투어 - 첫 번째 이야기

테라스와 중정이 함께 있는 여유로운 카페


매일 아침 쓰는 감사 리스트에서 시작한 의식의 흐름 일기


오늘 감사한 것 : 지금 이렇게 카페에 앉아서 아침 10시 20분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것. 남들보다 빠르게 일어나서 좋은 점은 붐비지 않는 시간에 공간들을 소유할 수 있다는 것. 주말엔 어딜 가든 사람이 많다. 평일 낮시간에 남들이 주말에 가는 공간을 간다면 훨씬 더 여유롭게 그 공간을 나의 것으로 누릴 수 있다. 특히나 숨은 여유로운 공간들을 잘 발견하면 언제든 나만의 프라이빗 오피스를 만들어낼 수 있다. 지금은 동판교의 올덴브라운이라는 카페에 와서 왼쪽엔 테라스, 오른쪽엔 중정을 두고 앞에는 우드로 된 굉장히 멋있는 키친을 바라보는 자리에 앉아있다. 거의 ㅁ자 모양을 하고 있는데 삼면이 통유리창이고 그 밖에는 대나무가 가득 있다. 카운터 부분만 뺀다면 나중에 내가 갖고 싶은 드림 키친의 모습을 하고 있다. 우드로 된 상판을 관리하는 것만 자신이 있다면 말이다. 생각해 보니 물기가 별로 닿을 일이 없는 부분은 우드로 마감하고 개수대 부분만 대리석으로 마감해도 괜찮을 것 같다.

음료로는 스패니쉬 라떼라는 걸 시켰는데... 그냥 바닐라 시럽? 인지 뭔가 달달한 느낌이 나는 라테를 어떻게 네이밍 하냐에 따라 주문하고 싶게 만드는 메뉴가 된다. 주인이 스페인에 갔을 때 먹어본 음료일까? 내가 스페인에 갔을 때 먹는 시그니쳐 커피 메뉴는 꼬르타도와 카페봉봉인데... 꼬르타도는 거의 매일 학교 카페에 가서 먹었던 메뉴이고.. 가격은 1.9유로?로 기억한다. 카페 봉봉은 막상 바르셀로나에 있을 때는 한 번도 먹어본 적이 없다가 살라망카에 갔을 때 같이 수업을 듣는 친구들과 함께 굉장히 고풍스러운 인테리어의 카페에 가서 먹었던 기억이 있다. 휘핑크림도 위에 엄청 풍성하게 올려져 있었다. 그 당시 찍었던 사진들은 노트북을 잃어버리면서 모두 사라져 너무 아쉽다. 그나마 페북에 조금 올려놓은 것들이 남아있어 다행이다.


같은 동판교여도 어느 존이냐에 따라 붐빔의 정도가 크게 차이 난다.

지금 판교역 주변부터 테크노밸리까지는 출근하는 사람들, 그리고 출근해서 다 같이 커피 한잔 마시러 나온 사람들로 카페가 굉장히 북적인다. 가장 자리가 좋은 알레그리아부터 그 옆에 모아레, 우드진, 헤일리까지 손님이 끊이지 않는다. 갑자기 든 생각인데 왜 테크노밸리의 카페거리는 (거리라고 하기엔 살짝 아쉬운 규모이지만) 소규모의 카페들이 다닥다닥 붙어있고 이런 대형 규모의 카페가 없을까? 생각해 보니 그게 참 아쉽다. 그나마 땡큐커피로스터스가 1층이 아닌 2층에 자리를 잡고 좀 여유로운 규모를 둔 가게이지만 대형카페는 절대 아니다. 그 일대에서 가장 큰 규모의 카페들은 스타벅스이다. 스벅은 언제나 믿고 갈 수 있는 프랜차이즈 카페이긴 하지만 다른 옵션이 있다면 굳이 가고 싶지 않다. 2000년대 초반에 해외여행을 하면서 공항에 (홍콩으로 기억한다) 스타벅스가 있으면 마치 대단한 맛집을 발견한 것처럼 들어갔던 게 생각난다. 당시 나는 초등학교 5학년이라 커피를 먹지는 않았지만 함께 다니던 단체 관광팀의 아주머니들과 엄마가 좋아하셨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러고 보니 블루보틀도 10년 전에는 뉴욕에 가면 꼭 들리는 카페였지만 지금은 서울에만 해도 여러 개가 있고 제주도에도 있다. 지금은 희소한 스폿인데 언젠가는 일상이 될 장소가 무엇이 될지 생각해 보면 흥미로울 것 같다..


암튼 오늘은 툐가 웬일로 7시에 일어난 덕분에 (최근 평균 기상시간은 5시 30분이었다..) 꿀잠을 자고 - 어제 오랜만에 9시에 잠들어서 정말 잘 잤다 - 9시까지 놀다가 오빠와 바통터치를 하고 나왔다. 헬스장에서는 15분 근력, 20분 유산소를 하다가 바로 앞에 있는 카페에 와서 커피타임을 갖는 중이다. 11시쯤 들어가서 같이 맛있는 점심을 만들어 먹을 예정이다. 아마 메밀면을 활용한 들기름 비빔면이나 치킨&토마토 파스타를 할 것 같다.


이상 오늘의 모닝 저널링은 끝내고 to-do 리스트를 작성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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