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사표(出師表)
언제부터 국어가 이렇게 많은 수험생들의 발목을 잡게 된 걸까?
내 첫 국어 모의고사는 중학교 3학년에서 고등학교 1학년을 올라가던 겨울이었다.(나의 27살 해부하기 참고)
지금으로부터 10년도 더 된 2014학년도 수능, 요즘 학생들은 형식이 너무 바뀌었다고 잘 풀지도 않는 그 시험을 처음 쳤을 때, 고득점을 노리겠다는 생각은 없었다. 어느 정도 수준의 시험인가 궁금하지도 않았고, 그냥 빨리 풀고 놀고 싶다는 마음이 가득했다.
시험을 풀던 그 순간이 기억난다. 처음 보는 주제들을 다룬 글들과, 흥미로웠던 소설들, 시험을 다 풀고 나서도 뒷 내용이 궁금해서 찾아보기까지 했었다. 그렇게 첫 모의고사이자, 수능에서 100점을 맞고 알게 되었다. 적어도 앞으로의 고등학교 생활에서 국어가 내 발목을 잡을 일은 없으리라는 것을.
물론 그때는 몰랐다. 2025년이 된 지금까지도 학생들에게 국어를 가르치고 있을 줄은. 2024년 작년 6월부터 학생들에게 국어를 가르치기 시작했고, 운이 좋게도 20명이 넘는 학생들을 몇 개월 동안 케어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었다. 대부분이 고3, N수생이라 작년 3-4개월의 짧은 수업으로 졸업하게 되었고, 안타까운 경우도 있었지만 압도적 다수가 좋은 결과로 마무리할 수 있었다.
학생들에게 첫 수업을 하면서 하는 단골 멘트가 있다.
나는 국어국문학을 전공한 문학도도 아니고, 교편을 잡아본 경험이 있는 교사도 아니지만, 누구보다 수능이라는 틀에서 압도적인 성취를 거뒀고, 이를 처음부터 끝까지 전달할 수 있는 사람이라 너를 가르친다고.
이렇게 50명 이상의 학생을 개인적으로 가르치고, 학원에 출강을 나가면서 갖게 된 수능 국어를 위한 노하우를 모두 정리해서 남겨보려 한다.
입시판의 과열이 끝의 끝에 이르면서, 다들 국어라는 과목의 본질을 놓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독해력, 문해력 그렇게 다들 강조를 하면서도 정작 어떻게 해야 그 능력들이 배양될 수 있는지는 가르치지 않는다.
국어의 본질은 지성이다. 다른 과목들과는 다르게, 똑똑해지지 못한 학생에게 국어는 넘을 수 없는 벽과 같다.
앞으로의 글들이 국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고등학생과, 지금도 걱정하고 있을 학부모님들 모두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