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카이 마코토, 나는 그의 작품을 사랑한다.
그의 작품을 처음 마주한 것은 11년도 내가 고등학생 시절이었다.
친구가 재미있다며 보여준 그의 영화는 "별을 쫓는 아이"였다.
애니는 그저 어린아이가 보는 것이라는 나의 편견을 완전히 깬 작품이었다.
그의 작품들은 대부분 이별을 주제로 한 것들이 많았으며, 이 작품 또한 그랬다.
이제야 만남을 가지는 어린아이가 보기엔 너무나도 어려운 내용이었으며, 어른조차 어려운 내용이었다.
나는 왜 애니메이션이 어린아이가 보는 것이라 생각했을까.
애니메이션도 결국은 어른들이 글을 쓰고, 연출을 하고, 편집을 했을 텐데 말이다.
그때 깨달았다. 문학의 경계는 책에 갇혀있는 것이 아니라 더 넓었다고 말이다.
별을 쫓는 아이는 거의 10번은 넘게 본 작품 중 하나이다.
이 영화에서 가장 기억의 남는 대사는
- 상실감을 끌어안고 살아. 그것이 인간에게 주어진 저주야.
- 하지만, 그건 분명 축복이기도 할 거야.
이러한 문장을 끌어안고 몇 밤을 지냈나 모르겠다.
그리고 힘들 때 역시 이 문장을 끌어안았다.
나의 상실과 나의 그리움을 받아들이기에, 충분히 위로가 되는 말이었다.
어릴 적은 이게 왜 축복이라는 거지? 하고 깊은 고뇌에 빠졌으나 이제는 그 뜻을 이해할 나이가 되었다는 게 씁쓸하다.
번외로, 아무도 모르고 나만 덕질할 때는 사람들이 신카이 마코토가 누구냐고 비웃었는데
이젠 '너의 이름은'의 감독으로 유명해져서 나를 비웃던 사람들이 정작 그의 영화를 본다는 것이 조금 웃겼지만 내심 뿌듯하긴 하다.
여전히 나는 2~3년마다 그의 작품이 떠오를 때면 가장 먼저 찾아보는 오타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