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낭 (Penang)

by 갠차나

두리번 두리번
방심한 틈새로
훅, 코끝을 강타하는
하수구 냄새

허걱, 숨을 멈추면
그동안 잊고 살았던
어릴 적 동네의
냄새가 살아난다

백 년은 된 것 같은
골목길의 상점들은
물건이 팔리든 말든
노인들이 지키고 있고

누군가 그려놓은
거리의 벽그림들은
젊은 관광객들의
야외 사진관이 된다

신호등 하나 없는
바쁜 도로를
눈치껏 냅다 건너
마주한 식당에서

새콤, 매콤, 비릿한
아삼 락사 한 사발을 시켜
세월을 삭힌
바다의 맛을 본다

나이 들어가며
점점 불편해지는 눈과 귀
그래도 냄새 하나는 잘 맡으니
얼마나 다행인지

아삼 락사 한 숟갈에
불편한 마음을
쪼금은
내려놓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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