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필요한 것만 사려고
슈퍼마켓에 갔다
이것도 세일,
저것도 세일,
생각보다 많이 샀다
주차한 곳까지
낑낑대며 가보니
열쇠는 장보따리 깊숙이
에고,
보따리를 내려놓고
주섬주섬 열쇠를 찾았다
차 문을 열고
보따리를 트렁크에 넣고
룰루랄라 집으로
집에 도착해
아파트 문을 열려는데
열쇠가 없다
어디 갔지?
왜 이렇게 덜렁대며
열쇠도 잃어버리나
시계를 거꾸로 돌려 생각하니
아마도
차를 주차했던 그 자리
사람들 많이 오가는 곳인데
아직도 있으려나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차를 돌려 갔다
그 자리에
다른 차가 서 있고
그 옆에 놓여 있는 내 열쇠
잠깐만,
기다려 줘
차를 급히 세우고
허겁지겁 달려갔다
햇볕을 받아 따뜻한 내 열쇠
다치지 말라고
가장자리에 가지런히
누구였을까
가져가지도 않고
버리지도 않고
그 자리에 두어준 사람
아직은
세상이 믿을 만하구나
고마워요
정말, 고마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