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를 졸업하기 전에 조기 취업을 위해서 여러 곳에 면접을 다닐 때였다. 아마 지점이 많은 모 리조트에 면접을 갔을 때의 일인 것 같다. 내가 들어갈 차례에 시간 관계상 면접을 3명이 동시에 들어가게 됐다. 공통 질문을 하고 개인 질문으로 넘어간 후에 내 기준으로 왼쪽에 있는 사람에게 질문이 먼저 갔다.
"00 씨는 꿈이 뭔가요?"
"저는 미래에 제 가게 하나를 여는 것이 꿈입니다."
"아, 그럼 이 일은 몇 년도까지 하고 가실 건가요?"
흔히 면접장에서 오갈만한 대화 내용이다. 친구, 동기, 선배 그리고 후배들까지 나중에 자기 가게를 하나 차리겠다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다. 처음부터 그 마음으로 요리를 시작한 것이라면 요리를 배울 것이 아니라, 경영이나 관리능력을 키우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정말 잘되는 맛집을 돌아다니며, 맛집을 소개해주는 TV 방송을 다시보기하며 메뉴나 서비스를 벤치마킹하는 것이 더 빠르다.
조리 자체는 기술직이라고 하기에는 애매한 성격이 있어서 다른 기술이 필요한 작업들에 비해서 빠른 기간 안에 터득할 수 있다(터득한 것과 높은 숙련도는 별개의 문제). 조리사 자격증이라고 자격증이 있다고는 하지만 요즘은 식당 종사자들이면 거의 누구나 가지고 있으며, 없는 사람이 조리를 한다고 해서 법에 위배되지 않는다(단 복어의 경우는 다르다.)
딱히 내 가게를 내는 것이 꿈이 아니더라도, 정년이 왔을 때는 배운 것이 조리였기 때문에 다른 것보다는 가게 차리는 것을 생각하게 될 것이다.
나 같은 경우도, 메뉴 개발자가 돼서 자료를 축적해 나가다가 나중에는 자연스럽게 가게를 오픈하게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이 주제는, 내가 하는 말이 딱히 정답은 아니다.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이것 하나는 묻고 싶다. 내 가게를 갖게 되는 것이 자아실현을 위함인가, 사장이 되어 편해지기 위함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