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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규리 Apr 14. 2019

[뉴욕 뮤지엄] MoMA 뉴욕현대미술관

이것이 '미국'의 미술관이다 !

한국 사람들에게도 잘 알려져 있는 미술관

MoMA


뉴욕 여행의 필수코스처럼 되어 미술에 관심이 없는 관광객들도 한번쯤 들리는 미술관이다.

주위 사람들도 모마는 필수코스라며 말을 했고, 애초에 뉴욕에 굵직한 미술관은 다 갈 계획이었던 나에게는 당연한 코스였다.


하지만, 뉴욕에 오래 살았던 친구들은 하나같이 하는 말.

"모마는...음 차라리 다른 곳에 가는게 어때?"

나는 이 친구들이 미술에 관심이 없겠거니 했다. 내 관심사는 미술이니까 나는 가도 좋겠지.


이 후기는 지극히 주관적인 후기임을 미리 알린다. (아직 나처럼 생각하는 블로거를 보지 못했다)

그리고 그다지 미술에 엄청난 지식을 갖고있지도 않고 디자이너라는 타이틀을 가진 이상 미술에 조금은 관심을 가져야지 라는 생각, 혹은 보통 사람들보다 더 모를지도.


주말이라 그런지 사람이 아주 북적거렸다. 절반 이상은 관광객 같았고.. 미술관이 꽤 넓은데도 사람이 워낙 많아 좁게 느껴질 정도.


한국어로 된 안내책자와 가이드가 있어서 편하다. 

(한국어 가이드가 되는 것이 사실상 몇개 없음)


짧은 지식에 의하면, 전시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제일 높은 층으로 올라가 계단을 타고 내려오면서 보는 것이 좋다고.

시간이 많지 않아 5층부터 관람했다.


작품을 촬영한 것은 외부 유출이 불가능하여 모마 공식 홈페이지에서 가져온 사진으로 대체합니다

다른 블로그에도 작품은 많으니, 내가 좋았던 작품만.

© 2017 The Museum of Modern Art

사람들이 둥글게 둘러싸서 사진을 찍던 작품, 반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에 다. 당시 어지러웠던 반고흐의 마음을 잘 표현한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네덜란드 반고흐 뮤지엄에서 봤던건 무엇이지, 이게 원본인가 ? 나도 마음이 어지러웠다.

얕은 지식 > 작품에서 가장 밝게 빛나는 별이 11개다. 과학자들이 작품 제작 연도를 비교하여 당시에 실제로 떠있던 별의 개수를 세어봤는데 11개보다 적었다. 반고흐는 아버지가 목사였고 반고흐 본인도 독실한 기독교 신자였는데, 이 작품도 성경의 내용과 맞닿아 있다.

성경 창세기 37장 9절 <요셉이 다시 꿈을 꾸고 그의 형제들에게 말하여이르되, 내가 또 꿈을 꾼 즉 해와 달과 11별이 내게 절하더이다 하니라> 11은 고난을 주고 있는 11명의 형제, 역경을 뜻하고 초승달은 최종 목적지이자 고난을 극복하고 얻게 될 상으로 해석된다. 11개의 역경을 통과하면 좋은 일이 생길거라는 자기 위로적 작품이라고 볼 수 있다.

동생 테오에게 편지를 전달해주던 우체부의 초상화는 좀 더 따뜻한 마음이 느껴진다.


굉장히 압도적이었던 그림. 모마에 가서 처음으로 알게된 움베르토 보치오니의 'The city Rises'다.

불처럼 활활 타오르는 듯한 말이 중앙에 위치하는데 실제로 움직이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위압감이 상당했다.

클라우드 모네의 수련도 상당히 큰 작품이었다. 커다란 캔버스가 세개로 이어져있는데, 예전에 모마가 불탔을때 이 작품도 조금 손상되었다고 한다. 

모네의 그림을 감상하려면 그림에서 조금 떨어져서 감상하는 편이 좋다. 


얕은 지식>  모네에게는 형태보다는 빛을 그리는 것이 더 중요했다. 시간이 지나면 빛도 달라지기 때문에 빨리 담아내야 했다. 그래서 고전미술의 화가들처럼 아주 세세하고 디테일하게 묘사하지는 않았지만 오히려 툭툭 올린듯한 붓질이 실제 느낌을 더 잘 담아냈다. 멀리서보면 물결이 움직이는 듯 실제같은 느낌이 들지만 가까이에서 보면 붓질이 다 보이는 것이 특징.

(고전미술 화가들은 재료의 한계 때문에 주로 실내에서 작업을 했다. 실내의 초상화가 많은 것도 그 이유. 덕분에 디테일하게 하나하나 다 담아낼 수 있었다)


우리에겐 쓱 광고로 더욱 친근한, 에드워드 호퍼의 작품도 있다.

갤러리가 아닌 복도에 위치했는데 지나가다 보고 소름이 돋았다. 영화 '셜리에 관한 모든 것' 장면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에드워드 호퍼의 작품을 바탕으로 만든 영환데 영화 장면과 작품이 퍽 닮았다. 



그나마 오래 머물렀던 디자인관.

제품디자인에 관심이 많다면 더 재밌게 봤을 것 같다.


전시를 쭉 보고 난 소감은.. '사람도 많고 작품도 많다.'

물론 하나하나 다 귀중하고 좋은 작품이지만 좋은 작품이 한꺼번에 너무 많이 몰려있어서 그 가치를 잃는 느낌이랄까..

뉴욕 마트에 들어갔을때 느꼈던 기분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다품종 대량생산. 

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우리 다 많다 !!!!!!!!! 라고 여기저기서 외치는 기분이다.

작품과 작품 사이의 여백도 좁아서 작품을 감상하는데 숨이 찰 지경이다.

이 기분은 스토어에서 터져버렸다.

!!!!!!!!!!!!!!!!!사든 말든 일단 내가 가진 물건이 존나게 많으니까 다 와서 봐봐봐!!!!!!!!!!!!!!!!!!!!!!!!!!


분명 모마의 직원이 직접 셀렉해서 좋은 제품만 모아놓은 스토어라고 알고 있었는데

글쎄, 다이소랑 다를게 뭐가 있을까 싶은 제품도 많고.. 그다지 구매욕도 안생기고 이게 왜?여기에? 라는 생각이 더 많이 들었다 ㅠㅠ

그나마 살만했던 세가지.

나름 브랜딩 잘 한 미술관이라고 생각했었는데 내가 다른 곳과 착각했었나보다.

굿즈가 형편없어서 살게 없었다. 볼펜과 샤프도 저 컬러가 그나마 제일 나아서 고른 것..

스토어를 보는데도 숨이 턱턱 막혀서 견딜수가 없었다.

대단한건 이 스토어가 외부에 하나 더 있다는 것..

자본주의..


빠듯한 일정이 아니었음에도 미술관을 다 둘러보고 지쳤다는 것은 그만큼 지칠만한 구성이었기 때문이다.

사람도 많았고 아이들은 뛰놀고 어른들도 왁자지껄 전세계에서 온 다양한 사람들이 다양한 언어로 사방팔방 웅성웅성거리는 것도 피로에 한 몫 했던 것 같다.

몇주가 지나, 블로그를 쓰면서 좋았던 작품들을 다시 되새기니 또 잘 보고 왔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작품 수가 워낙 많아 좋아하는 작품을 미리 체크해두고 전략적으로 보는 것이 필요할듯 하다.


사족을 덧붙이자면, 나도 미술에 대한 지식이 거의 전무하다. 함께 간 남자친구는 더더욱 지루했을테지만..

꼭 잘 알아야만 미술을 볼 수 있는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냥 아무것도 모른 채로 작품을 감상하고, 내 마음에 든다 싶으면 작품과 화가 이름을 기록해두고, 나중에 찾아보고 이해하면 된다.

실제로 이번 뉴욕 미술관 투어를 통해 알게되고 좋아하게 된 작품이 정말 많다. 작품에 관심을 가지다보니 자연스레 미술사에 관심이 가고, 공부하다보니 또 자연스레 세계사에 관심이 가게 되었다.

이렇게 하나하나 내가 궁금한 것을 공부해나가는 것만으로도 미술을 통해 삶을 윤택하게 만드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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