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금수저의 삶을 엿보다
뉴욕을 다녀온지 1년이 지났다.
2019년 3월 19일, 뉴욕에서 꿈만 같던 여행을 즐겼고 2020년 3월 19일에는 한국 코로나 확진자 수가 만명이 넘을거라고 JP 모건에서 예상했다.
그 모건이 이 모건일줄이야.
금융계에서는 유명한 금융기업이라는 것을 이번 코로나 사태때야 알게 된 나는,
내가 다녀온 모건 라이브러리가 그 모건이라는 것을 방금 알게되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마 여기를 다녀오지 않았더라면 그냥 지나쳤겠지만, 다시 한번 작년의 기억을 더듬어보려고 한다. 여행의 경험은 이런것일까.
프릭컬렉션에서 제대로 취향저격을 당했던터라,
모건라이브러리의 웅장함과 화려함에 또 다시 매료되었지만 계속된 뮤지엄 투어에 조금은 지쳐있었다.
채광이 좋은 카페테리아 겸 홀을 지나
모건의 도서관&서재의 입구로 들어간다.
낮은 층이지만 약자를 위해 마련되어 있는 장치.
뉴욕의 곳곳엔 이렇게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요소들이 많았다.
모던한 건물 내부 초반모습과는 정반대되게 엔틱하고 화려한 서재가 펼쳐졌다.
울퉁불퉁하고 기포가 보이는 유리.
10년 전 이탈리아의 한 성당에 갔을때 봤던 - 100여년 전 만들어졌다던 유리와 비슷했다. 100년 전의 창문을 만지고 있다는 것이 신기했는데 뉴욕에서 다시 한 번 볼 수 있어서 반가웠다.
붉은 벨벳 소재의 벽지와 그에 딱 맞는 진한 컬러의 묵직한 우드 가구들.
벽에 걸려있는 작품들까지 잘 어우러져 근엄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서재에서 도서관으로 가는 통로, 다시 밝은 톤에 대리석들과 화려한 홀 천장이 돋보였다.
놓칠 곳이 하나도 없던, 두고 두고 여러번 와서 다 눈에 담아내고 싶었던 공간.
도서관 내부.
사진으로 다 담을 수 없어서 정말 아쉽다.
3층 빼곡하게 차 있는 도서들과 화려함의 극치였던 천장
앉을 수 있는 의자. 묵직한 분위기에 압도되어 앉아서 그저 구경만 하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다.
셰익스피어 원본, 구약성서, 구텐베르그와 같은 귀한 책들이 보존되어 있다고 한다.
화려한 표지의 성경은 뭘까, 무신론자인 나는 사실 잘 모르겠지만 - 굉장히 귀하게 여겼던 책이었단 것은 알겠다.
뉴욕 뮤지엄들을 다니며 성경과 관련된 작품들이 많아서 그 내용을 모르는게 조금 답답하고 아쉬웠다.
뮤지엄의 묘미, 기념품 샵
모건라이브러리를 상징할만한 굿즈는 없었다.
단순히 내부 공간의 이미지를 네모나게 만든 마그네틱이 있어, 그것만 사서 돌아왔다.
표지 일러스트가 마음에 들었던 책들.
뉴욕에서 귀한 박물관들을 다 다녀왔지만 소장품에 대해 하나하나 자세히 알지 못했던 점은 아쉽다.
뒤늦게 한국에서 인터넷과 책들을 뒤적여가며 찾는 것에도 한계가 있고,
다음에 뉴욕을 간다면 - 좀 더 적은 뮤지엄들을 깊이있게 하나하나 파헤쳐보고 싶은 마음이다.
처음 뉴욕 여행이라 욕심이 과했던 거겠지.
그래도 후회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