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면서 알게 모르게 우린 예측을 하고 그걸 바탕으로 판단을 하고 실행을 한다. 그래서 예측은 삶의 매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정확한 예측은 주식투자나 부동산투자에서만 중요한 게, 아니다. 대학진학부터 입사지원 심지어 배우자 선택까지 모두 예측에 기반한 의사결정을 한다. 하지만 대개 우리가 하는 예측은 적중율이 매우 낮다. ㅜㅜ
이런저런 데이터와 정보, 과거 패턴을 분석해서 미래 상황을 예측해 본다. 거시경제를 예측하기도 하고, 물가를 예측하기도 하고. 커피가게나 치킨집을 열 때조차도 유동인구, 브랜드선호도, 경쟁가게 현황, 나의 입지 등 여러 가지를 놓고 장사가 수지가 맞을지 아닐지를 두고 이런저런 예측을 해본다.
예측의 대상에는 세 종류가 있다.
1. 정확한 패턴과 메커니즘을 가진 이벤트
2. 패턴과 경향성이 있긴 있지만 확률적으로 다양하게 발생하는 이벤트
3. 정해진 패턴이나 경향성이 전혀 없는 이벤트
답이 명확한 사건과 답을 알 수 없는 사건. 답을 다만 확률적으로만 알 수 있는 사건, 우리가 살면서 맞닥뜨리는 대개의 사건, 사고, 이벤트는 이 세 가지 가운데 하나이다.
우리가 예측해 볼 수 있는 것은 1번 카테고리이다. 2번은 예측가능하지만 확률게임이고 3번은 예측이 불가능한 영역이다.
문제는 우리 머릿속에 들어 있는 "설명엔진"이라는 놈이 확률적 이벤트나 예측이 불가능한 사건들조차도 뭔가 인과의 고리를 억지로 엮어서 인과관계로 해석, 예측해 보려고 덤비는 게, 문제다.
물론 패턴과 경향성이 드러나는 이벤트는 어느 정도의 확률로 예측이 가능하다. 이것도 확률적으로 높다 뿐이지 절대적이진 않다. 확률론이나 데이터분석으로 하던 이런 예측이 인공지능이 등장하고서는 인공지능의 전문분야로 굳어지는 형국이다. 물론 이것도 과장된 측면이 있다. 이벤트의 특성에 따라 예측 정확도가 바뀌는 것인데 사람들은 인공지능의 성능이라고 착각한다. 인공지능 할아버지가 와도 주사위를 던질 때 뭐가 나올지는 알 수 없다. 다만 1일 나올 확률이 1/6이라는 것만 알 수 있을 뿐이다.
인공지능이 과거 십 년의 로또 번호를 학습해서 패턴을 알게 되면 이번주 로또번호를 맞출 수 있을까?
로또 추첨은 확률적인 이벤트이다. 수학적으로 예측한다는 건 당연히 말이 안 되고 AI가 아니라 AI의 할아버지가 와도 못 맞춘다. 돈을 받고 로또번호를 추천하는 많은 업체들은 그야말로 말도 안 되는 걸, 한다고 주장하고 있을 뿐이다.
데이터분석이나 AI가 답을 찾아낼 수 있는 건 확실한 인과관계로 구성된 이벤트이거나 적어도 이벤트의 속성상 패턴이 확률적으로나마 있는 사건들에 국한된 것이다. 이런 인과의 룰이나 패턴이 존재하지 않는 세계에서는 그 누구도 미래를 맞힐 수 없다.
우린 살아가면서 부딪치는 많은 문제를 뭔가 성능이 좋은 AI가 한다면 예측이 가능하리라고 상상한다. 제일 먼저 우리가 해야 하는 일은 이벤트의 속성을 판단하는 일이다. 이벤트가 알려진 또는 알려지지 않은 무수한 변수의 영향으로 아무런 패턴 없이 반복되는 것이라면 이건 예측이 불가능하다. 주식시장이 그렇고 로또 당첨번호가 그렇다.
요즘 하도 주식리딩방과 로또당첨번호를 알려준다는 스팸문자와 전화가 많이 와서 생각해 본 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