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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진 Apr 25. 2024

나는 늘 기회를 뻥 차버린다

 언제부터였던가. 나는 누가 날 좋아한다고 하면 그 애가 싫어졌다. 중학생 때 이야기이다. 남들 풋풋한 연애를 시작하던 시기, 나는 그 기회를 뻥 차버렸다. 왜인지 모르겠다. 대체 나를 왜 좋아하는지도 모르겠다. 나는 무뚝뚝하고, 다혈질이고, 매력도 없는데. 대체 이런 내가 왜 좋다는 건지. 그런데 너도 잠시 그러다가 말 거잖아, 나는 늘 이렇게 생각했다. 영원한 것은 없으니까. 

 사람들은 나에게 친절했다. 처음에만 그랬다. 내가 질리면 돌아섰다. 나는 그게 다 내 탓이라고 생각했다. 내가 매력이 없고 못난 사람이라, 그걸 들켜서 타인이 나를 떠나버리는 것이라고. 모두 다 내가 못난 탓이라고 말이다. 그 생각은 어른이 된 지금도 변함이 없다. 사람을 사귀는 것이 이렇게나 힘든 지 몰랐다. 어렸을 때 나는 친해지고 싶은 사람이 있으면 무조건 친해져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이었다. 나는 친구도 많고 인복도 좋은 편이라고 생각했는데, 나이를 먹어가면서 인간 관계는 좁아지고 사람을 사귀는 것은 더욱 힘들어졌다.

 나는 늘 기회를 뻥 차버린다. 누군가 나에게 다가오면, 한 걸음 물러선다. 그는 나에게 지치고, 떠난다. 나도 내가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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